돈을 받고 논문을 실어주던 가짜 학술지가 '포켓몬스터와 코로나 연관성'과 관련한 허위 논문을 게재하다가 딱 걸렸다.
'삼채시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국지적으로 발생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인구 대부분이 감염지역 여행 이력이 없는 가운데, 지역에 서식하는 '주뱃'의 섭취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칼로스 지방'에서 발생하는 박쥐 바이러스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
다음은 의학 저널 'American Journal of Biomedical Science & Research'에 2020년 3월 개제된 논문 '주뱃 섭취와 칼로스 지방에서의 코로나19 발병과의 연관성(Cyllage City COVID-19 Outbreak Linked to Zubat Consumption)'에서 발췌한 부분이다. 뭔가 이질감을 느꼈다면 그 생각이 맞다. 해당 논문은 닌텐도의 인기 게임 '포켓몬스터'에서 나오는 몬스터와 지명을 인용한 것으로, 시작부터 철저하게 허구에 기반하고 있다.
논문을 살펴보면 황당한 부분들을 더 찾아볼 수 있다. 논문의 저자 'Mattan Schlomi'는 '고담 종합 병원'에서 감염병을 연구하고 있으며, 그가 인용한 자료는 '포켓몬스터' 세계관의 간호사인 '간호순(영문명 Joy)'이 작성한 것이다. '포켓몬스터 X/Y'에서 등장하는 '땅이음의 동굴'이 '주뱃'의 주요 서식지이며, '칼로스 지방'에서 '주뱃'을 자주 요리해서 먹는다는 보고는 논문의 백미.
얼핏 보기에도 당혹스러운 이 논문은 대만 국립 대학교의 'Matan Shelomi'가 '약탈적(Predatory)' 학술지들을 비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작성하고 제출한 것이다. '약탈적' 학술지란 연구자들에게 과학적 검증 없이 금전을 대가로 논문을 게재해 주는 허위 저널을 의미하며, 많은 피해자들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는 'TheScientist'에 게재한 기사를 통해 "많은 약탈적 저널들이 저자로부터 돈을 받고 어떠한 검토도 없이 논문을 게재해준다"라며 "편집자로부터는 논문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들었다"라고 말했다.
게임을 잘 모른다면 '포켓몬스터' 세계관의 그럴듯한 설정과 이름에 속을 수도 있겠지만 'Matan Shelomi'는 논문 이곳저곳에 경고 문구를 집어넣었다고 이야기했다. 저널 측에서 논문을 꼼꼼하게 읽어봤다면 모를 수가 없다는 것.
그는 '주뱃'과 코로나 간의 연관성 이전에도 '피카츄'나 '야돈' 등에 대한 허위 논문을 여러 차례 양산형 저널에 제출했으며, 이들 논문 모두 무사히 게재된 바 있다고 전했다. 특히 '주뱃'과 관련된 논문은 튀니지의 한 물리학자가 인용하기도 해 자칫 허위 정보가 만연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Matan Shelomi'는 "공공 보건 측면에서 가짜 저널은 위험하다"라며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을 무조건 믿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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