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게임들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 쏟아져 나오는 게임 시장이다. 대규모 마케팅을 등에 업은 AAA급 게임들이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만, 특유의 게임성과 퀄리티에 힘입어 입소문만으로도 흥행에 성공하는 소규모 개발사들의 게임도 종종 접하게 된다.
하지만 입소문, 개인 방송인들의 선택 등에 힘입어 성공하는 이러한 케이스는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다.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게임들 사이에서 게이머들에게 주목을 받기는 쉽지 않다. 마케팅 수단은 다양해졌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것이 오히려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이를 증명하듯, 그동안 만나본 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공통된 고민과 고충은 다름 아닌 마케팅과 게임 이름 알리기였다. 정말 말 그대로 게시판이나 유튜브를 통해 '광고'처럼 홍보를 할 수도 없는 노릇 이거니와, 대규모 마케팅에는 반드시 많은 자본이 들어간다는 부담이 있다. 클라우드 펀딩이 자금을 모으는 것 외에 홍보 목적도 동시에 갖게 된 것은 이러한 영향일 것이다.
소규모 게임사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수억 원의 개발비, 입소문에 의존해야 하는 홍보 및 마케팅의 한계와 홍보 자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겪는 어려움, 한 번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기 어려운 개발 환경 등이 다수의 인디 게임사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다.
그런 측면에서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는 크나큰 행운을 거머쥔 게임이다. 물론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가 단순히 운으로만 성공한 것은 아니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말이다. 뛰어난 완성도와 적극적인 피드백, 다소 느리긴 했지만 꾸준한 업데이트와 정식 발매를 위한 준비 등 일련의 과정들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해야겠다.
그리고 2021년 1월, 얼리엑세스 초기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가 드디어 정식 버전으로 돌아왔다. 직접 체험해본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는 얼리엑세스 우수 졸업생이라고 평할 수 있었다.
정식 발매 전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사전 체험 기간 중에도 자잘한 버그 수정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정도로 발매 전 많은 공을 들인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정식 버전의 소감을 전한다.
대망의 4~5 스테이지 추가, 다양한 개선점도 적용돼
먼저 이미 기존에 얼리엑세스 버전에서도 느껴볼 수 있었던 탁월한 게임성은 그대로다. 다수의 스컬과 각인을 직접 경험해 보고 좋은 조합을 찾아 완성해 나가는 재미, 조합이 갖춰진 후 수많은 적들을 쓸어버리거나 보스를 상대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식 버전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변화는 얼리엑세스 대비 훨씬 더 거대해진 볼륨과 다양한 개선점이다.
우선 마석을 사용해 업그레이드 하는 능력치들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고, 스토리의 이해를 돕는 컷씬과 더빙이 추가돼 보다 완성도가 높아졌다. 이 외에도 일부 스컬 및 아이템에도 변화 및 밸런스 조절이 이루어졌고, 스테이지 내에서 버프와 디버프 효과에 대한 글씨가 출력되거나 실드의 양이 숫자로 표시되는 등 가시성 개선도 이루어졌다.
특히 50여 종의 도전 과제와 함께 대망의 4, 5스테이지와 스토리가 업데이트 되어 볼륨이 대폭 증가했다. 다만 기자가 2D 플랫포머 게임을 정말 못하는 관계로 4스테이지는커녕 3스테이지도 몇 번 밖에 구경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스테이지 공략과 추가된 후반부 스토리 등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얼리엑세스 버전에서는 스테이지를 진행함에 있어 다소 심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면, 정식 버전에서는 일부 적이 대사를 읊거나 직접적인 도움은 없어도 말을 거는 NPC들이 곳곳에 배치돼 훨씬 더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풍부해 졌다는 느낌을 준다.
이 외에도 스테이지 진행 도중 각성을 위해 만나게 되는 '아라크네' 외에도 골드를 지불하고 아이템을 얻거나, 체력을 소모해 새로운 스컬을 얻거나, 구출하면 뼛조각을 주는 NPC 등 로그라이트, 로그라이크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전에 비해 스테이지 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이 외에도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승천' 모드나 '하데스'의 '형벌 규약', '건파이어 리본'의 '일일 도전'과 같은 도전적인 모드, 원하는 아이템이나 스컬로 스테이지를 시작하는 모드, 지금보다도 더욱 높은 난이도 등 반복적인 플레이에 목적을 부여하는 콘텐츠가 추가되었으면 한다.
세상에 나쁜 '스컬'은 없다, 각성 시스템 업데이트
전체적인 볼륨의 상승 외에, 이번 정식 버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 그리고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시스템은 역시 '각성'일 것이다.
'각성' 시스템을 통해 레전더리 등급 미만의 스컬들은 새로이 추가된 재화 '뼛조각'을 모아 스테이지 도중 만나는 NPC '아라크네'에게 지불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각 단계별로 변경되는 외형에 더해, 기존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스컬의 능력들을 얻을 수 있다. 스테이지 초반에 빠르게 레전더리 스컬을 획득해 필요가 없어진 스컬들은 파괴하면 소량의 뼛조각을 얻을 수도 있다.
각 스컬들은 각성 시스템을 통해 각 스컬의 개성과 특징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기존에 일부 활용도가 낮거나 쓰이지 않았던 스컬의 조합과 재발견이 가능해 다양한 조합에서 오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다.
이를테면 레어 등급의 '워리어'는 다음 단계인 유니크 '글래디에이터'로 각성하면 대부분의 공격을 차지하여 더욱 강력하고 묵직한 공격을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스켈레톤-검'은 유니크 단계의 '친위대'가 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파상풍' 외에도 '트리플 피어스'와 추가 고정 대미지 패시브, 교대 시 추가 공격 등이 가능해지는 식이다.
단순히 스컬의 개수만 늘어나는 것에서 나아가 각 스컬들의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개선된 만큼, 다양한 조합과 연구 그리고 도전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얼리엑세스 졸업을 축하하며, 개발사 및 퍼블리셔에게 응원과 박수를
흔히 시장에서는 대규모 마케팅과 소규모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높은 퀄리티의 AAA급 게임들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다. 대중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호평을 받는 경우도 많다.
게임 시장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AAA급 게임,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들도 물론 필요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못지 않게 인디 게임은 '풀뿌리'로 게임업계가 나아가야 할 미래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 시장이다. 사업적인 결정에 휘둘리지 않고, 개발자들이 원하는 대로 개발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인디 정신'일 것이며,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같이 이러한 인디 정신으로 무장한 국산 게임들이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는 것이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
그런 측면에서 얼리엑세스 졸업 및 정식 발매라는 이력은 분명 향후 사우스포게임즈에게 있어 강력한 무기와 힘이 될 것이다. 정식 발매 및 얼리엑세스 졸업을 축하하며,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사우스포게임즈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또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가 거쳐온 길과 결과가 지금도 불철주야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인디 게임 개발사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인디 게임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퍼블리셔인 네오위즈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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