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대표적인 게임 규제 법안으로 지목받던 '셧다운제'를 드디어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가 '셧다운제'를 폐지하기로 부처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랫 동안 게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법안으로 잘 알려져 있던 '강제적 셧다운제'가 폐지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셧다운제'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으로, 청소년들의 수면 시간 보장 및 청소년 보호를 이유로 2011년 처음 시행돼 10년 째 이어져 오고 있는 대표적인 규제 법안이다.

이러한 '셧다운제'에 대해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업계는 '셧다운제'가 게임 이용 시간 감소, 수면 시간 증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한 반면, 게임 산업 성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현행 '셧다운제'를 전면 폐지하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는 선택적 셧다운제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해 왔다.

반면 여성가족부,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등은 '셧다운제' 도입이 청소년 게임 과몰입 예방 및 조기 개입에 건전한 효과를 주었다고 평가하며, 청소년 보호를 우선하는 원칙에 입각해 현행 제도의 유지 및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 가운데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각종 안건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현장에서 이번 주 안으로 '셧다운제' 폐지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청소년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어, 실질적으로 게임 '셧다운제'가 실현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셧다운제' 폐지 의사를 물었다.

이에 대해 이호승 정책실장은 "게임 셧다운제는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고, 청소년을 충분히 보호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이 있었다"며 "부처 간에는 이번 주 내로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폐지하는 대신) 과몰입 예방 조치를 더해 시간 선택제를 통한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전환하기로 검토를 마쳤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청소년 인터넷게임 셧다운제의 입법영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셧다운제'의 도입 전후로 유의미한 청소년 수면시간 증가 또는 감소가 관찰되지 않아,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수면행태에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반면 입법조사처는 '셧다운제'의 도입과 맞물려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률이 감소했는데, 같은 시기 글로벌 PC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률도 감소하여 셧다운제가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의 위축과 관련이 있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모바일게임으로 주류 생태계가 이동하면서 청소년들이 모바일게임을 많이 즐기고 있고, 제도 도입 당시 논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입법 조사처는 각계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게임 이용의 환경 변화로 인한 제도 도입 당시 논의의 대상이 아니었던 스마트폰 과의존, 모바일게임으로 인한 과몰입군 및 과몰입위험군의 문제를 살펴봐야 하며 ▲청소년 게임 과몰입 문제는 치료 등의 사후관리적 접근 보다는 예방적 접근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서를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