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와 애플의 수수료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미지 : 픽사베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앱 마켓사업자의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을 본격 시행했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앱 마켓 사업자의 의무를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구글과 애플로 대표되는 앱 마켓사업자는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 결제 금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받아왔다. 자사의 결제 수단만 사용하도록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 특정 결제방식 강제 등, 금지행위에 대한 유형 및 기준을 마련하고 ▲ 앱 마켓사업자의 이용자 피해예방 및 권익보호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앱 마켓 운영 실태조사의 대상/내용/절차를 마련하고 ▲ 신설 금지행위의 과징금 부과 상한액이 새롭게 규정됐다.

특히,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 다른 결제방식 사용으로 인한 직/간접적 제한, 규제 우회 방지 등을 막기 위해 ▲모바일콘텐츠 등의 등록/갱신/점검을 거부/지연/제한하거나 삭제/차단하는 행위 ▲앱 마켓 이용을 거부/지연/정지/제한하는 행위 ▲기술적으로 제한하는 행위 ▲ 접근 및 사용 절차를 어렵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행위 ▲결제방식에 따라 이용조건을 합리적 범위내에서 다르게 설정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위 ▲노출/검색/광고/데이터처리/수수료 또는 그밖에 경제적 이익 등에 관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을 부과하는 행위 등 6가지의 금지행위 유형을 구체화 했다. 만약 앱 마켓사업자가 이를 위반하고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요하다가 적발될 경우에는 매출액의 2%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현재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준수를 위한 세부 이행안에 따라 지난해부터 3자 결제 시스템을 적용중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인앱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매출 규모나 서비스 유형에 따라 10%, 15%, 30%로 책정되는데 3자 결제 시스템을 이용했을 때 최대 수수료는 각각 6%, 11%, 26%로 각각 4%씩 낮아진다. 구글의 정책 발표 이후 업계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수료”라는 지적을 받았으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역시 “사실상 구글의 ‘꼼수’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구글과 시장을 양분하는 애플의 경우 현제 세부 이행안조차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구글과 동일한 3자 결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서를 올해 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사실상 이렇다 할 변화 없이 기존 결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애플이 변화 없이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경우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위반 행위에 해당돼 과징금을 받게 된다.

이번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은 한국이 거대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 갑질에 제동을 건 세계 첫 사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이 통과된 이후 외신과 업계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률”이라며 높이 평가하면서 법안의 실효성에 대한 다양한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 한상혁 위원장은“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앱 개발자와 이용자에 대한 부당한 권익침해를 해소하여 공정한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앱 마켓사업자의 의무를 명확히 규정한 개정법률의 취지를 충실히 실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특히, 우회적인 규제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법률이 위임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촘촘히 금지행위의 유형 및 기준을 마련했다”면서, “개정법령을 엄격히 집행하여 앱 생태계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