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우승을 노리는 T1과 올해 최고의 이변 DRX가 맞붙은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2022 롤드컵)'의 결승전이 금일(6일) 한국 시간으로 9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경기는 5년 만에 개최되는 LCK 내전 결승이라는 점과 올해 최고의 커리어를 찍고 있는 T1과 매번 벼랑 끝에서 알 수 없는 괴력으로 올라온 LCK 4번 시드 DRX가 맞붙는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LCK 관계자들도 남태유, 조나스트롱, 단군을 제외하면 모두 T1의 우승을 점쳤고 경기 전 유저들의 승부 예측 또한 T1이 이길 것이란 예상이 압도적인(T1 78%, DRX 22%) 상황에서 진행된 경기의 최종 승자는 소년만화의 주인공 DRX였다.
1세트 초반 '케리아' 레나타의 '데프트' 시비르 킬이 만들어낸 나비효과
다전제에서 중요도가 제일 높은 1세트에서 T1은 바텀 듀오를 먼저 완성하는 밴픽 전개를 보였고 DRX는 최근 선호도가 높은 상체 조합을 완성하며 픽을 진행했다.
첫 킬은 표식의 2번의 미드 라인 갱킹이 성공하며 제카가 페이커를 잡아내며 이루어졌다. 하지만 케리아의 레나타가 바텀 포탑을 압박하는 데프트의 시비르를 오너와 함께 잡아내 DRX의 바텀 성장을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이 때의 킬은 게임 전체에 큰 영향을 주었다.
DRX는 불리한 상황은 바꾸고자 7분대 하이머딩거의 장점을 활용해 빠르게 첫 드래곤 사냥에 나섰지만 용의 HP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구마유시가 바루스의 궁극기를 활용해 드래곤 스틸을 성공했다.
이미 T1에게 경기가 유리하게 넘어갔지만 이를 뒤집고자 DRX는 이번에는 T1의 정글러 오너가 맵 하단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전령 사냥에 나섰다. 이번에는 스틸 없이 전령을 잡는데는 성공했지만 전령 사냥 이후 진행된 대규모 교전에서 DRX는 T1에게 제카가 잡히는 등 여러 악재가 겹쳐 전투에서 패배했고 전령의 눈 회수에는 실패해 드래곤 싸움에 이어 들인 노력에 비해 받게 되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후에도 DRX는 불리함을 뒤엎으려는 최대한의 방어와 반격의 타이밍을 노렸으나 T1이 이를 잘 막아내며 게임 내내 유리한 흐름을 이어갔다.
DRX는 4번째 드래곤까지 놓치면 이대로 경기가 끝나겠다는 생각에 드래곤 지역에서 제우스를 잡아내고 드래곤이 나오는 시간까지 다수의 인원이 드래곤 지역을 사수하며 힘들게 첫 드래곤을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사이 페이커가 미드 억제기까지 밀어내면서 DRX는 2억제기까지 밀리며 본진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이후 바론 버스트로 바론까지 빠르게 잡아낸 T1은 이후 원사이드하게 게임을 이어가며 1세트 승리를 챙겼다.
2세트 쉬지 않는 크로스 카운터
2세트에서 DRX가 블루 진영을 선택하며 밴픽의 우선권을 가져간 가운데 양팀 모두 초반 픽에서는 바텀 라인의 중요도를 인정하고 바텀과 탑 라이너 조합을 먼저 완성하며 밴픽에 임했다. T1은 리치가 긴 챔피언을 다수 포함해 주도권을 챙기는데 유리한 조합을 선택했고 DRX 또한 이에 대응해 바텀 주도권에 집중한 조합에 상체에는 최근 좋은 평가를 받는 챔피언을 조합했다.
게임 초반 경기는 전 세트처럼 T1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T1는 게임 초반 오너의 날카로운 바텀 갱킹으로 DRX의 바텀 라인에 HP 압박을 주며 데프트의 점멸을 빼 주도권을 가져간 뒤 전령도 챙겼으며 탑 지역 3:3 교전에서 T1은 DRX 3명의 선수를 모두 잡아내며 또 한번 원사이드한 경기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1경기에서의 패배 이후 팀원들끼리 피드백을 한 영향인지 DRX는 2세트에서는 순순히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두 번째 전령을 무난하게 가져가기 위해 킹겐과 표식이 완벽한 설계로 페이커를 잡아낸 후 데프트가 제우스를 잡아내며 전령까지 챙기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후에도 DRX는 연이어 T1의 주력 딜러진을 잡아내며 그들의 성장은 억제하고 자신들의 조합 강점을 살려 사이드를 운영하면서 드래곤 버프까지 3스택까지 쌓는 등 이득을 차곡차곡 쌓아가기 시작했다.
T1 또한 DRX의 잘 큰 제카를 5명이 함께 잡아내 성장은 억제 시켰지만 그로 인해 2차 미드 타워까지 날아가기도 했다.
DRX의 적금처럼 쌓인 이득은 다섯 번째 용 싸움에서 이자까지 톡톡히 붙어서 돌아왔다. 다섯 번째 용에서 T1은 드래곤을 잡기는 했지만 이후 대규모 교전에서 DRX가 서포터 케리아를 제외한 4명을 모두 잡아냈으며 케리아까지 포탑 처형으로 죽으며 DRX는 무난하게 바론을 잡는데 성공했던 것.
경기가 DRX에게 이대로 넘어가나 생각했지만 이후 T1 페이커의 빅토르가 이제껏 보기 힘들었던 선봉 빅토르의 움직임을 선보이며 상대의 빈틈을 흔들어 유의미한 포인트를 T1이 벌어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 바론 지역 전투에서 바론 우물에 밀집한 T1 선수들을 DRX가 완벽한 스킬 콤보로 제압한 후 그대로 미드 라인으로 진격 게임을 끝내며 세트 스코어는 1:1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3세트 바론이 선택한 T1의 승리
양팀은 이번 세트에서도 바텀 조합을 먼저 완성하고 이후 미드를 선택했다. 특히 블루 진영을 선택한 T1이 첫 챔피언으로 바루스를 선택하자 DRX는 1세트와 같은 조합을 주면 어렵겠다는 생각에 레나타를 가져왔다.
T1의 바텀 조합 바루스와 카르마는 긴 리치와 스킬 연계의 힘으로 DRX 바텀 라인을 강력하게 압박하며 바텀 주도권을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DRX 바텀은 이미 망한 라인전에 계속 집착하기 보다는 드래곤과 전령 등 오브젝트에 집중하면서 라인전에서 망한 부분을 보완했다.
이후 DRX는 교전에서 강한 조합의 강점을 살려 중반 분위기를 잡는데 성공했다. DRX는 본인들이 확보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며 오브젝트 관리에 들어갔다.
그 흐름이 바뀐 것은 24분 DRX의 바론 사냥이었다. DRX는 바론 사냥에 나서면서 제카가 페이커 아지르에게서 뺏은 궁극기까지 쓰며 적의 진입을 최대한 방어했지만 그 방벽을 뚫고 오너가 바론 스틸에 성공하며 승리의 축은 T1에게 기울었다.
T1은 바론 버프를 획득한 후 적극적으로 DRX를 밀어내 챔피언을 잡은 것은 물론 적의 본진까지 위협했다.
이 암울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DRX는 드래곤 대규모 교전에 집중했고 결국 주력 라이너들을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들은 이대로 승부를 굳히고자 다시 바론 사냥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구마유시가 바론 스틸에 성공 T1은 그대로 적을 밀어내며 승리를 가져가게 됐다.
4세트 킹겐 아트록스, 불리한 전황을 바꾸다
경기 조반은 T1의 바텀이 모든 스펠까지 쓰는 총력전에서 케리아가 데프트를 잡아내며 T1이 유리하게 라인 주도권을 가져갔다. 이 주도권은 그대로 첫 번째 드래곤과 전령으로 이어지며 1세트처럼 T1이 무난하게 경기를 가져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DRX의 킹겐의 탑 라인 슈퍼 플레이로 오너를 잡아내며 T1에게 유리한 흐름을 끊기 시작했다. 급기야 드래곤 지역 싸움에서 DRX의 베릴 레나타가 극소량의 HP로 살아남은데 이어 마오카이의 속박이 상대를 하나하나 저지하는 사이 딜러들이 그들을 잡아내며 드래곤까지 DRX에게 넘어간다.
DRX의 힘은 전령 지역에까지 이어져 T1의 오너와 케리아를 끊어내는 사이 데프트는 혼자서 바텀 1차 타워를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이후 잘 성장한 마오카이와 아트록스는 가는 길마다 T1의 데스를 기록했다.
26분대, 전 세트에서 연이어 바론을 뺏기며 패배한 DRX는 이번 세트에서는 확실히 바론을 먹겠다는 의지를 담아 아트록스와 레나타 궁까지 쓰며 T1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며 바론을 처치하는데 성공, 역전의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했다.
이후 DRX는 T1의 미드 라인으로 진격했고, T1은 피오라의 타워 철거 능력을 최대한 살려 탑 라인에서 적 본진을 향해 최대한 전진했지만 그 사이 DRX는 미드와 바텀 라인을 동시에 압박, 억제기와 쌍둥이 타워를 하나 철거하는데 성공했다.
어쩔 수 없이 제우스의 피오라까지 귀환해 T1 본대에 합류했지만 DRX의 진격은 멈추지 않고 상대 넥서스까지 깨며 승부는 마지막 5세트로 넘어가기 됐다.
5세트 DRX 2022 롤드컵 우승으로 소년만화 마지막 페이지 완성
양팀 모두 라인전이 강한 조합을 선택한 가운데 T1은 정글러로 비에고, DRX 표식은 헤카림을 선택했다. 헤카림의 경우 강력한 CC기와 빠른 이동 속도를 통한 교전 합류 이점을 가지고 있어 대규모 교전에서는 큰 이득이 있지만 성장에 큰 시간이 필요한 챔피언이다.
T1 또한 이를 잘 알기에 초반부터 헤카림을 집요하게 노려 동선에 영향을 주며 성장을 늦추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표식이 라인에 관여를 힘든 타이밍에 미드 갱킹으로 제카의 아지르의 점멸을 빼고 킬까지 기록하며 1세트부터 좋은 흐름을 가져간 바텀 라인과 함께 협곡의 대부분의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하나 남은 라인 탑 라인은 예외였다. 킹겐이 6분대 제우스를 솔로 킬로 잡아냈으며 8분 대 3:3 싸움에서는 표식의 진입 실수를 아트록스가 완벽하게 커버해 페이커 킬과 전령을 챙기며 DRX 또한 성장의 포석을 까는데 성공했다.
킹겐의 성장은 DRX 운영에 큰 영향을 줬다. 이후 DRX는 자신들의 기동성을 최대한 활용해 협곡을 누비며 경기가 이대로 DRX 승리로 굳혀지나 했지만 이번에도 바론은 T1의 손을 들어줬다.
구마유시가 DRX가 치는 바론을 스틸하면서 T1은 바론 버프를 최대한 활용 DRX의 타워를 연이어 무너트린 것.
물론 그렇다고 협곡의 모든 오브젝트가 T1의 편은 아니었다. 바론이 T1의 편이었다면 드래곤은 DRX(드래곤 X)의 편이었다. DRX는 4 드래곤 버프에 이어 장로 드래곤까지 잡으며 이번 세트의 승기를 확고하게 잡았다.
T1도 장로 드래곤이 넘어가는 순간 페이커를 포함한 두 명의 선수가 빠르게 텔레포트로 적 본진의 백도어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장로 드래곤을 잡고 귀환한 DRX 선수들에게 잡히게 된다.
자신들의 본진에 침입한 챔피언을 잡고 빠르게 T1 본진 압박을 시작한 DRX를 구마유시의 바루스와 DRX가 진입한 이후 부활한 케리아의 카르마 둘이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적 본진에서 공성을 시작한 DRX는 거침없이 T1의 쌍둥이 타워와 넥서스를 무너트리며 그대로 마지막 세트 승리와 2022 롤드컵 승리로 긴 대장전을 마무리했다.
이번 승리로 DRX는 롤드컵 역사 상 최초로 4번 시드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그들만의 소년만화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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