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아이스노 게임즈가 지난 27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서브컬처 게임 '무기미도'는 무법도시를 배경으로 각양각색 개성을 자랑하는 수감자들의 강력한 이능력과 전투 시 특수 지형을 고려해 캐릭터를 배치하는 등 전략 롤플레잉의 재미를 가진 게임이다.
어두운 세계관과 그보다 더 어두운 수감자들과의 이야기를 그린 무기미도 출시 초기부터 빠르게 코어팬을 집결시키며 매출 순위 상위권에 위치한 이 게임을 즐겨보았다.
신은서 기자
게임은 독특한 세계관과 스토리를 강요하지만 이 게임의 주요 콘셉트인 디스토피아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가 일단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런 부분에서 비록 취향은 아니었지만 수감자들을 수집하기에 가능한 콘셉트들을 최대한 살린 부분은 눈에 띄었다. 예를 들면 캐릭터 뽑기를 '체포'라고 한다거나 캐릭터의 설정 등을 담고 있는 것을 죄수 기록 등으로 표현하면서 개발사가 콘셉트에 진심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캐릭터를 심문하면 캐릭터의 정보도 알고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설정도 당연히 게임이기에 가능하겠지만 독특하게 느껴졌다.
이 게임은 수감자들을 수감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 신입 관리소장인 플레이어 캐릭터의 얼굴을 복사해간 수감자를 뒤쫓으면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으로 그 해결 방식이 디펜스 게임에 가까운 편이다.
여러 방향에서 나오는 적들을 막기 위해 수감자들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고 상황에 맞는 스킬을 쓰면서 방어해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게임이 처음 자리를 잡으면 그 이후 플레이는 스킬만 쓰면서 버티면 되지만 이 게임은 배치하고 적이 나온 이후에도 캐릭터들의 위치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 전투 상황에 맞춰 딜이나 힐 등 부족한 부분에 맞춤형 캐릭터를 배치하면서 스테이지의 클리어가 가능하다는 것. 워낙 게임 중간에 다급하게 캐릭터 위치를 바꾸는 경우가 많아 디펜스 게임인데 손이 바쁜 게임이었다.
한편, 이 게임 내에서는 출시된 중국식 서브컬처 게임에서 선보였던 요소들을 이 게임의 콘셉트에 맞춰 바꾼 것들이 여럿 보였는데 하나도 위화감이 없던 것을 보면 이 게임의 개발자들이 이 콘셉트의 얼마나 진지한지를 또 한번 엿볼 수 있었다.
한줄평: 아무리 그래도 시작하자마자 얼굴 강탈 당하는 콘셉트는 거의 공포 게임 수준인데…
박종민 기자
신생 개발사 아이스노게임즈가 개발한 첫번째 게임 '무기미도'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순항하며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다. 게임은 일반적인 디펜스 RPG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 전투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꾀해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은 기본적인 디펜스 RPG에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과 같은 컨트롤 요소를 더했다. 자리 배치가 가장 중요한 보편적인 디펜스게임과는 달리 자리 배치 그 자체보다는 상황에 맞는 컨트롤이 더욱 중요한 게임이다
때문에 이러한 직접적인 컨트롤 요소에 대한 호불호가 있는 편이지만 다소 정적인 느낌을 주는 디펜스 게임의 전투 시스템에 변화를 준 점은 분명 좋은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범죄자를 모티브로 하는 수감자를 중심으로 하는 서사는 천편일륜식 권선징악 스토리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정도로 짜임새가 높다. 서사를 보여주는 루트가 정말로 다양한데 캐릭터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다각도로 조명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자연스럽게 쌓을 수 있도록 한 부분 역시 좋은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 이런 양질의 콘텐츠를 장기적으로 제때 보급할 수 있는지 여부다. 많은 개발사들이 결국 초반에 보여준 콘텐츠의 퀄리티를 보여주기 위해 무리를 하면서 결국 용두사미와 다름 없는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였기 때문.
시작도 좋고 이용자들의 반응도 좋다. 남은 것은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유저들의 마음을 읽는 성실한 운영만이 장기적인 성공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줄평 : 신생 개발사의 과감한 도전이 인상적이다.
김성렬 기자
우선 로컬라이징과 한국어 풀 더빙, 성우들의 열연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무기미도'는 준수한 로컬라이징과 한국어 더빙을 통해 게임의 세계관에 대한 이해를 돕고, 또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스토리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물론 더빙은 스토리를 강점으로 내세운 게임들이 취하는 흔한 전략으로 보일 수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서브컬처 게임들은 더빙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하지만 타 게임보다도 더더욱, 독특하고 이질적인 게임의 세계관과 '수감자'라는 캐릭터에 빠르게 '정'을 붙일 수 있도록 하는 요소로 잘 작동하고 있다. 특히 '원신'의 '페이몬'을 연기한 김가령 성우가 '무기미도' 작중 '엘라'를 맡았는데,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캐스팅이라고 생각된다.
서브컬처 게임을 지향하는 만큼 관련 미디어 콘텐츠의 적극적인 전개도 돋보인다. 게임 세계관을 소개하는 라디오 콘텐츠 '데드 러버 라디오', 캐릭터에 대한 'TMI'들을 살펴볼 수 있는 잡지 콘텐츠 '데드 러버 매거진' 등이 연재되고 있는 상황이다.
범죄 도시 '디스 시티', 무려 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인 위기관리국의 신임 국장 등 세계관과 설정은 기존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런 만큼 이 미디어 콘텐츠들이 장기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연재된다면 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동시에 보다 IP를 탄탄하게 만들 '베이스'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고혹적이고 독특한 매력을 자랑하는 비주얼과 일러스트, 그리고 다소 음산하고 황폐하게 느껴지는 분위기도 다양한 모바일게임 중 '무기미도'를 돋보이게 하는 특징 중 하나다. 이런 비주얼이 취향이라면, 그리고 온갖 악당들이 득실거리는 '고담 시티'와 같은 설정과 비주얼을 선호한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게임성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많다. 얼핏 보기에는 정통 타워 디펜스 장르처럼 보이고, 또 실제 게임 플레이 매커니즘도 조합과 배치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디펜스 장르의 익숙한 그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조금 더 깊게 플레이 해보면, 단순히 나의 캐릭터를 라인에 맞춰 늘어놓기만 하는 것으로는 진행이 어려워진다.
특히 '코어'를 지닌 적을 무력화 또는 처치하거나 위험한 순간을 넘기기 위해서는 빠른 상황 판단과 실시간 이동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또 잘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치 반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디펜스 게임임에도 의외로 손이 상당히 바쁜 편이라 몰입도가 높았고 흥미로웠다. 익숙한 장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약간의 변주로 차별화를 꾀하는 노하우가 돋보인다.
'무기미도'는 분명 색다른 시도와 '리스크'가 있는 설정 등으로 무장해, 소위 '성공 공식'이라 불리우는 것과는 거리가 어느정도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 '성공 공식'은 말 그대로 공식일 뿐, 오히려 아이스노 게임즈가 직접 시장을 해쳐 나갈 새로운 문제풀이 방법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무기미도'는 이미 입소문을 타고 인기 및 매출 순위가 모두 높게 나오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스토리가 핵심이 되는 게임들이 만성으로 겪는 콘텐츠 부족 문제 등 소소한 아쉬움만 잘 해결된다면 고정 팬층을 확보한 만큼 준수한 성적을 내며 롱런할 타이틀로 생각된다.
한줄평: 10배 정도 뻔뻔해진 '페이몬'(?)과 함께하는 위기 관리국 신임 국장의 좌충우돌 수감자 체포기
이혁진 기자
또 하나의 중국産 웰메이드 서브컬쳐 게임이 나와 인기몰이중이다. '무기미도'라는 제목의 캐릭터 수집형 디펜스 게임이 그 주인공인데, 한자 4글자 제목부터가 중국게임임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한때 엉성한 퀄리티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 게임들은 이제 '중국 게임이라 기본 잘 만들었겠지'로 퀄리티 보장이 되는 이미지로 바뀌었다. '무기미도' 역시 독특한 캐릭터 조형과 하드코어한 세계관에 조작이 많이 필요하고 난이도가 있는 디펜스 게임 디자인까지 중국게임들의 최신 트렌드를 따르면서 개성과 게임성을 잘 갖춘 타이틀이었다.
디펜스 장르를 선점한 '명일방주'가 있어 후발주자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가 문제였는데, 게임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초기에 나오던 '명일방주'와 유사하다는 평은 며칠 만에 사라진 것 같다. 디펜스 장르라는 장르가 동일할 뿐 매커니즘이나 디자인에서 나름 고민을 한 것이 보이고 캐릭터 디자인과 세계관으로 차별화하려는 시도도 잘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명일방주'도 뒤로 갈수록 조작이 너무 많이 필요해 피로도가 심했는데 '무기미도' 역시 갈수록 조작이 더 필요해 걱정이 된다. 여유 시간이 적고 순발력이 떨어진 아재에게는 역시 가혹한 게임 아닌가...
그나저나 국산 게임이나 일본 게임들의 경우 스테이지 클리어 달성도(흔히 별셋으로 표현되는)에서 아군 캐릭터가 사망하면 최고 등급을 안 주는데, '무기미도'는 잔뜩 죽어나가도 최고 등급 클리어가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혹자는 인구가 많은 중국의 인명경시가 반영된 것이라는 조금 가혹한 평을 하기도 하던데, 그보다는 유저들에게 스트레스를 덜 주려는 디자인 사상이 반영된 것 아닐까 싶다. 최근 중국 게임들은 최대한 유저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달성감을 주려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한국 개발사들도 이런 부분을 참고해야하지 않나 싶다.
한줄평: 원신처럼 콘솔판을 같이 내주면 안되나.. 노안으로 작은 화면 게임하기 이제 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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