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가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한 정보제공, 소명 자료들의 오류로 인한 신뢰 훼손 등을 이유로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이하 DAXA) 측의 입장과 가이드라인 미제공, 소통 없는 일방적인 정보 요구 등 위믹스에게만 과도한 기준을 적용해 사실상 선의의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하는 위메이드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위메이드가 거래지원 종료 무효 가처분 신청을 밝힐 것을 예고하며 이번 사태는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DAXA “위믹스 실제 유통량 차이 있다. 투자자들에게 제때 명확한 정보 제공해야…”
사건의 발단은 지난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DAXA는 공지를 통해 위믹스를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사유는 유동성 공시 불충분으로 핵심은 DAXA 회원사에게 제출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발생했고 이러한 부정확한 유통량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때 명확하게 정보 제공을 하지 않다는 것.
거래유의 종목 지정 발표 이후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위믹스의 거래(입금)을 제한했다. DAXA는 2주간의 검토 기간을 통해 유의 지정 연장, 해제, 혹은 거래 지원 종료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위믹스 팀 “일부 간과한 부분이 있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적 받은 부분을 보완하겠다”
주요 가상가산 거래소로부터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위메이드의 위믹스 팀은 3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향후 대처방안을 공개했다.
위믹스 팀은 지난 2021년 12월31일 부터 2022년10월31일까지의 예상유통량을 누적 245,966,797위믹스로 산정하여 2022년 1월 초 국내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제출했다. 월 1천만 위믹스를 유통할 것으로 판단해 제출한 수치다. 그러나 DAXA의 공지 이틀 전인 2022년 10월25일에 업데이트 된 위믹스의 유통량은 318,421,502 위믹스로 약 72,454,705 위믹스의 차이가 발생하였다. DAXA의 공지대로 예상 유통량보다 실제 유통량이 많아진 것이다.
실제 유통량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 ‘위믹스 3.0’의 출시로 메인넷 각종 서비스를 위한 2500만 위믹스가 유통성 풀 공급에 사용된 점 ▲ 지난 1월부터 시장에서 유동화 하지 않는 대신 위믹스 직접 투자 및 담보 대출, 블록딜 매각 등의 자금 확보 및 투자를 위한 2차례(지난 11일, 14일)에 걸친 6400만 위믹스 이전(3580만 코코아파이낸스에 예치, 2700만 콜드월렛) 된 점 ▲ 메인넷 스왑풀 공급과 차입을 위해 약 1165만 위믹스가 사용 된 점(마케팅 생태계 파트너들에 대한 투자 등)을 언급했다.
위믹스 팀은 초과 유통량이 모두 위믹스 생태계를 위한 투자 과정에서 발생됐으며 디파이 프로토콜인 코코아파이낸스에 예치된 위믹스는 시장으로 유통되거나 현금화 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청산이 나타나지 않도록 24시간 관리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예치되어 있는 물량은 시장에 유통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통량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해당 물량만큼의 예상유통량과 차이가 있다고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이번 거래 중단은 업비트에 제출한 예상유통량 산정 기준에 대한 DAXA와 위믹스 팀의 해석의 차이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
위믹스 팀은 거래소의 의견을 반영해 25일 318,421,502 위믹스 유통량이 반영된 코인마켓캡 수치를 업데이트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으로 제3의 커스터디 업체를 통한 위탁 운영 등을 포함한 투명한 공시 시스템 구축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DAXA “면밀한 검토 위해 연장 불가피… 자료에 오류 있어”
첫 공지 이후 약 2주일만인 지난 10일 DAXA는 위믹스의 유의 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위믹스 팀이 제출한 사실관계 소명 자료의 검토 및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위해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로부터 1주일 뒤인 17일 DAXA는 또 한 번 위믹스의 유의 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한다고 공지했다. 이번에는 위믹스 팀이 제출한 소명 자료에 일부 요류가 발생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DAXA가 위믹스의 유의 종목 지정을 두 차례나 연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위믹스의 거래 유지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 불안감이 커졌고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같은 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위믹스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DAXA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적받은 문제를 충분히 소명했다”고 말하며 불안감 진화에 나섰다.
같은 시기 위메이드는 빠른 투자 유의 종목 해제를 위해 코코아파이낸스 차입금을 전액 상환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차입금 전액 상환으로 위믹스를 다시 확보해 유통량 차이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위메이드 측은 "최근 2차에 걸친 KSD 일부상환을 통해 대여잔액과 담보비율을 현저히 낮췄지만 커뮤니티와 거래소의 신뢰를 근원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코코아파이낸스 차입금을 전액 상환하기로 결정했다"며 "상환을 위한 재원은 위믹스파이 출범 이후, 위믹스달러 및 각종 디파이 프로토콜이 안정됨에 따라 초기 제공됐던 유동성을 일부 회수하여 충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믹스 운영에 대한 신뢰 회복 어렵다” DAXA 위믹스거래 지원 종료 결정
위메이드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DAXA는 결국 24일 공지를 통해 2차례나 검토에 나선 위믹스의 거래 지원을 최종 종료(상장폐지)한다고 밝혔다.
DAXA가 공개한 거래 지원 종료의 주요 사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로 위믹스 팀이 DAXA 회원사에 제출한 유통 계획 대비 초과된 유통량이 유의 종목 지정 당시를 기준으로 상당한 양의 과다 유통이라는 것이다. 위믹스 팀이 초과 유통량 산정 기준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인정하고 제3의 커스터디 업체를 통한 위탁 운영 등을 포함한 투명한 공시 시스템 구축을 약속했지만 DAXA는 초과된 유통량 자체가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
두번째로는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고 잘못된 정보 제공이다. 투자자들에게 미디엄, DART 공시 등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DAXA의 거래 지원 종료 검토 기간 중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언론을 통해 발표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해 투자자 보호 목적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17일에 부산 벡스코 지스타 현장에서 진행된 장현국 대표의 “위믹스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발언을 지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지막은 이번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이는 소명 자료의 오류다. DAXA는 공지를 통해 “소명 기간 동안 제출된 자료에 각종 오류가 발견되었으며, 유통량 관련 등 중요한 정보에 관하여 제출 이후 여러 차례 정정 또는 수정이 발생하는 등 프로젝트 내부의 중요 정보 파악 및 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DAXA는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WEMIX의 거래지원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장현국 대표 “사실상 업비트의 슈퍼 갑질, 가처분 신청 진행할 것, 내부적으로 필요하다면 형사상 책임도 물을 것”
DAXA의 거래지원 종료 발표후 하루 뒤인 25일 장현국 대표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에 대한 향후 대응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대해 장현국 대표는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현국 대표는 “위믹스의 유통계획 제출을 요구한 거래소는 업비트 단 한 곳뿐이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DAXA가 위믹스에 과도한 기준을 적용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DAXA가 공개한 거래지원 종료 사유에 대해 반박했다.
거래지원 종료의 사유로 지목된 유통량 산정 기준에 대해서 장현국 대표는 “업비트 측이 정의하고 있는 유통량이 무엇이냐고 그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오늘까지도 준 적이 없다”며 “거래지원 종료 사실도 거래소 공지를 통해 알았고 바로 어제까지도 업비트 측에 소명 자료를 제출했는데 무엇이 불충분했는지 알려주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비트 측의 고무줄 심사를 꼬집었다. 그는 “지금도 업비트에서 유통되고 있는 코인 중 유통 계획을 밝히지 않은 코인이 부지기수다. 유통계획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유통계획 조차 제출하지 않은 코인을 업비트에 어떻게 상장시킬 수가 있냐"라며 “이러한 불공정함을 우리는 두고 볼 수 없다. 가상자산이라는 '사회적 재산'을 다루는 기업의 이 같은 처사는 사회악으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현국 대표는 업비트 고위 임원에 대한 비판도 이어나갔다. “업비트 경영진 중 한 사람이 DAXA의 결정이 나오기 전에 발행된 기사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랑하듯 올려놓은 모습도 보았다. (많은 기업과 투자자가 연관된 코인 거래 종료 지원 결정 소식이) 그게 자랑하고 비꼴만한 일이냐”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실제로 해당 인스타그램의 소유주인 고위임원 A씨는 DAXA의 공지가 공개되기 수십 분 전에 나온 한 언론매체의 단독 기사를 링크하며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적어 논란을 일으켰다.
장현국 대표는 DAXA의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으로 (이번 결정에 대한)불복 절차를 밟겠다고 밝히며 가처분 신청을 통해 재판부에 제출할 여러 증거를 포함해 DAXA와 나눈 이메일, 텔레그램 메시지, 화상회의 내용 등 이번 일과 관련된 상세한 내용을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현국 대표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위메이드도 잘못한 것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하고 사회, 대중이 질문하는 것에 답을 해야 한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업비트가 지금의 이 사태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하며 "인스타그램에 위믹스 거래 지원 중지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올릴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뭘 했고, 그 기준으로 현재 다른 코인들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기자분들을 포함해 투자자 여러분 모두가 질문해 주시기 바란다. (업비트는) 위메이드의 질문은 받질 않더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번 사태는 산업 초창기 혼란의 하나라 생각한다"며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사회 전체적으로 가상자산이 어떻게 관리되고 유통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보다 나은 기준이 마련되는 계기 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