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2년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2022년은 2021년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어렵고 힘겨운 한 해였다. 특히 이전보다는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쇼크는 여전히 전 세계 모든 부분에 악영향을 줬다. 최근에는 낮아진 치명률에 의거해,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에 이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연초 겨울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 세계 물가가 크게 상승하는가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권이 교체됐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10월 전국대표회의를 통해 3연임을 확정 지었고, 선거 유세를 하던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사제 총기에 피격 당해 사망했으며, 북한의 계속되는 대남 도발도 이루어졌다.
미국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깊어지는 미-중 갈등도 하반기 큰 이슈 중 하나였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등 동아시아를 포함한 국제 정세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게임업계가 주목할 만한 IT 이슈들도 끊임없이 있었다. 연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한화 약 82조 원)에 인수하기로 발표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루나 코인' 대폭락 사태와 FTX의 파산, 위메이드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 이슈도 블록체인 업계를 강타했으며, 이는 게임업계에도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
이 외에도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카카오 서버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사태, 트위치의 국내 이용자 대상 화질 제한 및 VOD 서비스 중단도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서브컬처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모두 석권하면서 기대작의 면모를 입증했다.
게임업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굵직한 이슈도 다수 있었다. 우선 강제적 셧다운제가 1월 1일부로 폐지되고 '게임시간 선택제'로 제도가 일원화 되었으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게임이 법적으로 문화예술의 범위에 포함되었다.
더불어 게임스컴을 시작으로 도쿄게임쇼, 지스타 등 전 세계의 게임 전시회가 오프라인 개최되었으며, 넥슨 김정주 창업주가 향년 54세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라이엇 게임즈를 포함해 게임 업계와 여러 차례 연을 맺은 바 있는 '드로잉 마스터' 김정기 화백도 향년 47세의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이처럼 국내외가 혼란스러운 가운데에도, 게이머들을 위한 신작들은 계속해서 출시됐다. 특히 올해에는 '엘든 링',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 AAA급 콘솔 게임들이 출시돼 게이머들을 즐겁게 했다. 뿐만 아니라 '스플래툰 3'와 '베요네타 3' 등 오랜 시간 소식이 없던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팬들과 만났다.
연말을 맞아 게임포커스가 올해에도 2022년 한 해 동안 화제가 된 게임들을 살펴보고 각 장르별 최고의 게임에 상을 수여하는 어워드 기획을 마련했다. 이번 어워드 기사에서는 PC 및 콘솔(PS, XBOX, NS) 플랫폼을 통해 발매된 게임 중 각 장르별 최고의 게임을 선정해봤다.
기준으로 우선 모바일게임과 얼리액세스 단계의 게임은 후보작에서 제외했다. 더불어 첫 발매 시점이 2022년 국내에 정식 발매된 것을 기준으로 했다. 단순 타 플랫폼 이식작, 리마스터작 또한 후보작에서 제외됐다. 각 부문별 후보는 5개 이내로 압축했다. (이하 후보 가나다 순)
최고의 액션 게임: '베요네타 3'
후보작: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엘든 링, 시푸, 베요네타 3, 칼리스토 프로토콜
'최고의 액션 게임' 부문에는 말 그대로 액션에 '올인'한 게임성으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게임들이 후보에 올랐다.
우선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와 '엘든 링' 그리고 '베요네타 3' 등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은 걸출한 액션 게임들이 후보에 올랐다. 여기에 최근 출시된 크래프톤의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마치 한 편의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한 근접 액션으로 주목을 받은 '시푸'도 함께 노미네이트 됐다.
다양한 액션 게임 중, 올해 게임포커스가 선정한 최고의 액션 게임은 '베요네타 3'가 차지했다. 후보에 오른 '엘든 링'과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등 두 타이틀 모두 깊이 있는 액션을 자랑하지만, '베요네타 3'에 비해서는 어드벤처, RPG 요소가 보다 가미되어 있다는 점이 '베요네타 3'의 선정 이유가 됐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숄더 뷰의 3인칭 근접 액션과 뛰어난 타격감 및 SFX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시스템의 한계 상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1대 다 전투, 부족한 액션의 다양성 측면에서 감점을 받았다.
'시푸'도 전투에서 패배했을 때 부적을 사용해 나이를 먹으며 부활하는 콘셉트,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의 높은 완성도는 호평을 받았다. 다만 '베요네타 3'의 액션성에는 비할 바 되지 않는다는 공통된 평가를 받았다.
최고의 액션 게임을 수상한 '베요네타 3'는 액션 게임 개발의 명가 플래티넘 게임즈에서 제작한 타이틀이다. 2017년 '더 게임 어워드'에서 처음 소식이 전해진 뒤 한동안 소식이 없어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다, 무려 5년 뒤인 2022년 발매됐다.
'논스톱 클라이맥스 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명이 말해주듯 '베요네타' 시리즈는 스타일리쉬하고 빠른 템포의 액션을 자랑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의 펀치, 킥, 사격 버튼을 조합해 싸우는 기본적인 액션에 더해, '베요네타'의 마수 소환 및 조종과 보스전에서의 다양한 연출 시퀀스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해 특색 있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후보작: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소닉 프론티어, 엘든 링, 플래그 테일: 레퀴엠,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신나는 모험과 퍼즐, 화끈한 액션이 조화를 이루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에서도 쟁쟁한 게임들이 후보작에 올랐다.
'호라이즌' 시리즈의 최신작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시작으로, '소닉 더 헤지혹' 시리즈의 30주년 기념작 '소닉 프론티어', 이미 '더 게임 어워드'에서 최고의 게임을 수상한 '엘든 링'과 올해의 라이벌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등이 자리했다.
기자들의 치열한 토론 끝에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은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가 차지했다. '갓 오브 워'는 넘버링 트릴로지 타이틀에서도 뛰어난 액션과 퍼즐의 조화로 호평을 받은 바 있는데, 북유럽 신화로 세계관을 옮긴 뒤에도 마찬가지로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대표하는 액션 어드벤처로 평가됐다.
반드시 플레이 해야 하는 타이틀로 추천되었던 '갓 오브 워'에 이어, 이번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도 압도적인 액션 및 어드벤처 요소, 웅장한 OST, 게이머의 눈을 사로잡는 역동적인 연출 등이 기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엘든 링'
후보작: 몬스터헌터 라이즈: 선브레이크, 엘든 링,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 포켓몬스터 스칼렛 & 바이올렛,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내가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 성장하고 모험하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는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 부문에는 '몬스터헌터 라이즈'의 확장 콘텐츠 '선브레이크', 1회차에만 수백 시간 가량의 플레이 타임을 자랑하는 '엘든 링', 발전된 게임 시스템과 개선점으로 중무장한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 등이 후보에 올랐다.
이중 깊이 있는 RPG로서의 게임성을 보여준 게임에 수여하는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은 치열한 갑론을박 끝에 '엘든 링'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몬스터헌터 라이즈: 선브레이크'가 자신만의 장비 세팅을 완성해 몬스터 사냥에 도전하는 RPG 특유의 재미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으며 '엘든 링'과 끝까지 경합했으나, 결국 최종적으로는 '엘든 링'이 게임포커스 선정 올해 최고의 RPG에 올랐다.
기자들은 공통적으로 방대한 오픈 월드에서의 비선형적 모험, '소울' 시리즈 특유의 수준 높은 공방 및 액션, 다양한 무기 및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 RPG의 뛰어난 재미 등이 조화를 이루었다고 호평했다. 특히 '엘든 링'은 여전히 '소울' 시리즈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어려운 게임이기는 하나,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타이틀로 평가 받았다.
최고의 슈팅 게임: '스플래툰 3'
후보작: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랙션, 스나이퍼 엘리트 5, 스플래툰 3,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리부트, 오버워치 2
불후의 인기 장르인 슈팅 게임에서도 다수의 타이틀이 경합했다. 연초 출시됐던 '레인보우 식스' IP의 신작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랙션'을 비롯해 돌아온 저격수 활극 액션 '스나이퍼 앨리트 5'와 독특한 게임성을 자랑하는 3인칭 슈팅 게임 '스플래툰 3'가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다시 한번 왕좌를 노리는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리부트', 전작의 서비스 종료라는 큰 결단 후 새로이 서비스를 시작한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2' 등이 후보에 올랐다.
이중 2022년 최고의 슈팅 게임은 '스플래툰 3'가 차지했다. 최종 경합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리부트'와 '오버워치 2'를 포함해 세 타이틀이 맞붙었으나, '스플래툰' 시리즈의 특색 있는 게임 플레이가 온전히 계승되면서도 다방면으로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배우기는 쉽지만 깊이 있는 게임성, 쏘고 칠하는 비교적 단순한 액션임에도 몰입감이 뛰어난 멀티플레이, 슈팅 게임에 소질이 없어도 적극적으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무기군 등의 요소들이 호평을 받았으며, 시리즈 최초의 한국어화라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였다.
최고의 내러티브 & 스토리 게임: '애즈 더스크 폴즈(As Dusk Falls)'
후보작: 더 쿼리, 스트레이, 애즈 더스크 폴즈, 이모탈리티, 플래그 테일: 레퀴엠
올해에는 내러티브와 스토리에 강점을 지닌 게임들도 다수 출시됐다. 특히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이 두각을 나타냈는데, '더 쿼리'와 '이모탈리티' 그리고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더 다크 픽처스 앤솔로지'의 4부인 '더 데빌 인 미' 등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후보에는 '더 쿼리', '스트레이', '애즈 더스크 폴즈', '이모탈리티', '플래그 테일: 레퀴엠' 등이 올랐다. '더 쿼리'는 '언틸 던'으로 잘 알려진 슈퍼매시브 게임즈의 신작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풀 모션 무비 형식의 추리 게임 '이모탈리티'와 '플래그 테일' 시리즈의 후속작인 '플래그 테일: 레퀴엠'도 후보에 합류했다.
이중 최고의 내러티브 & 스토리 게임으로는 '애즈 더스크 폴즈'가 선정됐다. '더 쿼리'와 '이모탈리티' 등이 최종 경합했으나, 각각 수준 높은 그래픽에 비해 아쉬운 용두사미 스토리와 다소 난해하고 기존 게임과 결이 다르다는 점이 감점 요소가 됐다.
'애즈 더스크 폴즈'는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게임이다. 1998년 애리조나 사막의 한 모텔을 배경으로, 두 가족 사이의 만남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들을 진지한 태도로 조명한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선택지를 마주하고, 자신의 가치에 맞는 선택을 해 나가며 캐릭터들의 운명을 결정지어야 한다.
다소 정적이지만 독특한 비주얼, 상상 이상으로 깊이 있고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스토리,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게임의 핵심인 다양한 분기점과 엔딩, 몰입감을 더해주는 더빙 등이 호평을 이끌어냈다. 다소 아쉬운 번역의 완성도, 기술적 문제, 오역은 감점 요인이지만 이를 감안하고서라도 플레이 해볼 가치가 있다는 평이다.
최고의 패밀리 게임: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후보작: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 스플래툰 3, 저스트 댄스 2023,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 포켓몬스터 스칼렛 & 바이올렛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패밀리 게임은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가 차지했다. '스플래툰 3'와 '포켓몬스터 스칼렛 & 바이올렛' 등 동 플랫폼의 경쟁작들이 다수 있었지만, 올해만큼은 '커비'가 그 영광을 차지했다.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는 '별의 커비 스타 얼라이즈' 이후 4년 만에 등장한 본가 작품이자 시리즈 첫 3D 액션 게임으로, '커비' 특유의 능력 카피를 적극 활용한 어드벤처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타이틀이다. 개발사인 HAL 연구소는 발매 전 일부 실험작을 통해 '별의 커비' 시리즈의 3D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 비로소 완성되게 됐다.
게임포커스 기자들은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는 기존의 '별의 커비' 시리즈의 능력 카피 등 핵심 게임성이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깊이 있는 3D 게임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루어낸 타이틀로 호평했다.
특히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 장르의 3D 게임화인 만큼 고려해야 하거나 완전히 새로이 구현해야 하는 요소들이 많았음에도, 시행착오 끝에 이를 잘 녹여냈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에 걸맞는 다양한 개선 및 기술의 진보가 인상적이라는 평이다.
최고의 독창적 게임: '이모탈리티'
후보작: 메탈: 헬싱어, 스트레이, 올리올리 월드, 이모탈리티, 컬트 오브 더 램
독창적 게임 부문에서는 '메탈: 헬싱어', '스트레이', '올리올리 월드', '이모탈리티', '컬트 오브 더 램' 등 각자의 매력 포인트가 확실한 게임들이 후보에 올랐다.
이중에서는 '이모탈리티'가 기자들의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최고의 독창적 게임에 선정됐다. 후보작 중 '스트레이'는 고양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퍼즐 및 어드벤처 요소들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을 받았지만, 후보작에 오른 작품들에 비해 독창성 자체는 다소 부족하다는 공통된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일명 '리둠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은 '메탈: 헬싱어'는 호쾌한 액션과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들이 호평을 받았으나 'BPM: 불렛 퍼 미닛' 등 유사한 게임이 이미 존재해 독창성 측면에서 다소 감점을 받았다.
'이모탈리티'는 'Her Story'로 잘 알려져 있는 개발자 샘 바로우의 신작 추리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풀 모션 비디오(FMV)로 제공되는 영상을 감상하고 각종 단서들을 모아, 3편의 영화 촬영 후 갑자기 행방 불명된 여배우의 행방을 찾아야 한다.
'Her Story'와 마찬가지로, '이모탈리티'는 플레이 스타일부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까지 매우 독창적이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흔히 게이머들이 생각하는 게임성과는 거리가 있고, 준비되어 있는 영상의 분량이 지나치게 많으며 이해하는데 있어 과하게 난해하다는 점이 감점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게임을 아우르고 있는 요소와 플레이 스타일이 대중적이지 않고 호오(好惡)가 크게 갈려, 구매 및 플레이 이전에 심사숙고가 필요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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