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올 한해 게임업계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각 게임사들이 준비중인 다양한 신작들이 서비스되며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줬으며 신작들에 적용된 다양한 신기술들은 다가올 차세대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코로나 펜데믹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개발이 서서히 정착되면서 대기업은 물론 상대적으로 개발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개발자들도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나간 한 해이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게임의 고객 서비스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많은 게임사들의 고객서비스 정책이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으며,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두되는 게임산업 규제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도 컸던 한 해였다.
게임포커스는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2022년 게임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던 화제의 인물을 6인을 뽑아봤다.
천당과 지옥을 넘나든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
올해 게임업계에서 게이머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인물이라면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Play to Earn'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미르4'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런칭했을 뿐만 아니라 자체 발행 코인은 위믹스를 발행,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켜 단번에 국내 최고의 게임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런 위메이드의 성공 주역이 바로 장현국 대표다.
위메이드의 '미르4'와 '위믹스'는 당시 개념도 확실치 않았던 NFT,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을 접목한 게임업계의 가장 모범적인 성공사례라는 평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올해도 장현국 대표는 지난 해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언급해왔던 지속 가능한 블록체인 이코노미를 구축하기 위해 ‘위믹스 3.0’을 런칭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모든 것이 순탄해보였지만 암초는 있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지난 11월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를 공지 한 것.
위메이드는 즉각 위믹스 거래 지원 종료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이 DAXA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 위메이드는 본안 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법률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상적인 서비스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지만 당초 약속했던 위믹스 플랫폼 100개 게임 온보딩 계획도 내년 1분기 중 마무리하는 것으로 연기되면서 신뢰도에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과연 장현국 대표가 올해의 악재를 딛고 내년에 다시 한번 게임업계의 또 하나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아니면 아쉬움만 남을지 장현국 대표의 2023년은 그 누구보다도 숨가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칙도 지키고 신뢰도 쌓을 수 있을까? 역량 시험대에 오른 게임물관리위원회 김규철 위원장
올해 게이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이슈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소비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시작된 ‘우마무스메’ 사태, 또 하나는 지금 언급할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를 둘러싼 각종 논란(김 의원장이 위원장으로 위촉되기 전에 발생한 자체 등급 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 관리 시스템을 둘러싼 비리 의혹은 논외로 한다)이 아닐까 싶다.
현행 게임물은 아케이드 게임, 성인등급 게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의 경우 구글과 애플로 대표되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통해 자체적으로 등급분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게임위는 자체등급분류를 통해 출시되는 게임의 사후 규제를 통해 게임에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게 되는데 바로 이 사후 규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넥슨이 서비스 중인 15세 이용가 게임인 ‘블루아카이브’를 청소년 이용불가등급으로 직권재분류 하면서 게임에 대한 불공정 심의가 크게 논란이 된 것.
논란이 확산되자 게임위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저 중심의 사후관리 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고 김 위원장도 직접 “시대에 맞는 제도적 절차를 마련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게임위 내부의 비위 의혹, 명확하지 않은 게임심의 규정으로 생겨난 논란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기관의 전체적인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현재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11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게임물관리위 직원들의 비위와 도덕적 해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형사2부(박기환 부장검사)에 배당했으며 이상헌 의원실이 제기한 내부 비리 논란은 5000여명이 넘는 유저가 서명에 참가하며 최종적으로 감사원의 감사가 결정됐다. 최대 60일 동안 감사가 진행되며 결과에 따라 법령, 제도 또는 행정관리상의 모순에 대한 문제점의 개선 요구 및 기관장을 대상으로 한 시정, 주의처분, 명확한 범죄 혐의가 있을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기관 설립 이후 가장 극심한 진통에 시달리고 있는 게임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도 하락한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 김 위원장이 이끄는 4대 게임위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소속 당은 몰라도 이름은 안다” 게이머에게 이름 확실히 각인 시킨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
게임 업계인은 아니지만 게이머에게 가장 친숙한 외부 인사라고 한다면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다양한 정치인들이 게임업계와 게임산업에 관심을 보였지만 진정성 있는 자세로 의정활동과 연결짓고 있는 유일한 현역의원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의원의 이러한 활동에는 국회 내부에서도 다소 생소한 게임정책문야 전문 비서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도경 비서관의 역할이 크다. 이도경 비서관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이동섭 의원의 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 정무분야에 힘쓴 바 있다.
e스포츠 및 콘텐츠, 그리고 게임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활동으로 게이머들 역시 이상헌 의원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최근 11월 진행된 간담회를 통해 ‘게임이용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의 역량을 강화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내는 등 이상헌 의원은 내년에도 게이머와 게임 시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통과 먹방(?)으로 통하다... 새로운 스타 디렉터 전성시대 금강선, 강원기 디렉터
게임의 서비스를 대표하는 디렉터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해당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올해는 특히 게임의 서비스와 관련된 논란들이 게이머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성공적인 게임 서비스를 위해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디렉터들의 행보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스마일게이트의 금강선 디렉터는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 초 디렉터의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대표작인 ‘로스트아크’의 성공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0년이라는 국내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긴 개발기간, 출시 이후의 ‘진통’을 ‘소통’으로 이겨내며 유저들에게 콘텐츠에 대한 믿음을 줬다.
특히 유저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관련 콘텐츠를 제거하는 등의 선택과 집중은 게이머와 함께하는 게임 서비스의 가장 올바른 예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저들 역시 디렉터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친근한 외모와 노련한 입담으로 ‘소통왕’의 입지를 쌓아 올린 넥슨의 강원기 디렉터는 업계는 물론 인터넷 방송에서도 쉽지 않은 실시간 라이브 소통을 중심으로 유저들과 소통에 나선 디렉터다. 앞서 언급한 금강선 디렉터와는 약간은 다른 결로 유저들에게 진심을 전한 케이스.
메이플스토리를 즐기지 않는 게이머들에게도 이름을 각인시킨 결정적인 계기는 올 여름에 진행한 소통 방송이었다. 흡사 친구들과 이야기하듯 자신을 향한 모든 비판과 칭찬이 담긴 인터넷 게시물을 읽으며 진솔한 소통에 나선 강 디렉터는 친구에게 받은 쿠폰을 통해 주문한 치킨+사이드 메뉴를 순삭(?)하며 소통을 했고 너무나도 친근한 모습에 강 디렉터가 주문한 치킨 브랜드의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배달 어플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로도 지속적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통’과 ‘먹방’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유저들과 유대감을 쌓아 나간 강 디렉터는 자신도 모르게 숨겨왔던 먹방 본능이 발현, 한 방송에서 특대 케이크와 우유, 피자 5조각, 콜라, 도너츠, 빙수을 그야말로 해치웠고(?) 방송이 끝난 직후 곧바로 김치찌개를 먹으러 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유저들로부터 이른바 ‘그릇이 다른 디렉터’로 평가를 받았다.
“우리가 알던 그 넥슨이 아니네” 20년 못했던 ‘돈슨의 역습’ 실현할까. 넥슨 김대훤 부사장
한번 굳어진 기업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게임사 임원에 대해 유저들의 이목이 쏠렸다. 주인공은 넥슨의 김대훤 신규개발본부 총괄 부사장.
정상원 전 부사장이 떠난 자리를 맡게 된 김 부사장은 게임 개발자 출신이지만 사업적인 역량도 뛰어다나는 평가를 받은 인물. 모바일, 온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그는 ‘서든어택2’의 실패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그 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21년 신규 개발본부 총괄 부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직후 개발자들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개발 자유도를 철저히 보장하는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 출범, 첫 작품인 ‘데이브 더 다이버’를 그야말로 대박의 궤도에 올려놓으며 글로벌에서도 주목받는 게임산업 리더가 됐다.
김 부사장의 핵심 개발 가치관은 새로움이다. 현재 자본과 역량이 집중되는 ‘빅’, 아이디어와 자유도가 보장되는 ‘리틀’을 기본으로 신작 개발을 총지휘하고 있으며 사전에 테스트를 진행한 신작들 역시 게이머들로부터 완성도와는 별개로 ‘돈슨’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내년에는 김 부사장이 취임한 직후 준비한 신작들 다수가 세상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 시작점인 데이브 더 다이버가 올해 엄청난 성과를 기록한 만큼 역대 모든 넥슨 임직원들이 약속했지만 끝내 지켜지지 못했던 ‘돈슨’의 이미지를 벗겨낼 수 있을지 그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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