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 천재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오래 기다려 온 팬들에게 건네는 선물같은 영화

등록일 2022년12월30일 10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슬램덩크', '배가본드'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거장 만화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메가폰을 잡고 만든 극장용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한발 먼저 보고왔다.

 

솔직히 적자면 평생 만화만 그린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이 처음 만든 영화에서 대단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의심이 컸던 게 사실이다.

 

10월에 만난 토에이 세키 히로미 프로듀서에게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기대해도 된다는 장담을 듣고, 토에이 실력파 스탭들이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실제 구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의심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실제로 본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슬램덩크를 마무리한 뒤 다른 출판사로 연재처를 옮기는 바람에 완전히 끝나버렸던 '슬램덩크'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하지만 팬들이 모두 궁금해하던 내용을 풀어주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내용적으로 TV 애니메이션에서 결국 그려내지 않아 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전국대회 '산왕전'을 다룬다. 2시간 동안 경기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고 반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 송태섭의 어린 시절, 정대만과의 인연, 송태섭에게 산왕전이 갖는 의미를 훌륭한 연출과 잘 짜인 스토리 묘사로 풀어낸다. 거기 더해 산왕전 후의 송태섭의 후일담, 그리고 더 먼 미래 송태섭이 어떤 무대에서 활약하는지까지 살짝 보여주고 있다.

 



 

산왕전은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가 다 기억나고 뻔히 다 아는 내용이지만 멋진 연출, 스토리 강화, 열연이 더해지니 손에 땀을 쥐고 울고 웃고 박수치게 만들었다. 응원 상영도 기획해봄직 해 보인다.

 

다 보고 나니 영화 제목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인 이유가 이해가 됐다. 영화가 시작할때 이노우에 감독의 손그림으로 캐릭터들이 하나씩 표현되는데 순서가 송태섭, 정대만, 채치수, 서태웅, 강백호 순서이다. 이건 5부작으로 이노우에 작가의 머리 속에만 있던 북산 5인방의 과거와 미래를 차례로 보여준다는 암시 아닐까. 아니 꼭 그래야만 해...

 

내용은 물론 3D로 2D 느낌을 내려 한다는 제작 방식에 대한 걱정도 기우였음이 확인됐다. 초반부 조금 어색함이 느껴졌지만 그런 어색함은 금새 사라지고 2D인가 3D인가 생각이 안들 정도로 제대로 표현된 작화에 대한 놀라움만 남게 된다.

 

개봉 전 성우진이 교체되었다는 소식에 팬들의 우려가 나왔지만 새롭게 캐스팅된 성우들의 연기가 훌륭하다. 경기 중 다 함께 구호를 외치고 고함을 치는 등 같이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 많아 비슷한 나이대의 성우들로 재구성한 것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국내에는 더빙판과 자막판이 모두 개봉하니 두 버전 다 보며 비교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제작을 위해 만화 연재를 중단하고 애니메이션 제작에만 수년간 전념했다고 한다. '배가본드' 등 연재중인 만화가 중단된 것에 불만을 표하는 팬도 많았고 사실 기자도 그런 팬 중 한사람이었다.

 

하지만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나니 이제는 그저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이 북산 5인방의 이야기를 모두 보여주고, 그걸 넘어 안경 선배, 상양, 능남, 해남, 산왕 선수들의 이야기까지 차례차례 풀어줬으면 좋겠다, 아니 그것이 수십년 팬들을 기다리게 한 것에 대한 보상이다, 당신은 평생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만 든다.

 

토에이 측에서 기대하는 국내 흥행 수치가 수십만 단위라고 전해들었는데, 솔직히 적자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에이, 그건 좀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보고 난 지금은? 아니 슬램덩크를 보고 커서 강백호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 한국을 너무 물로 보신 것 아닌가요?

 

사운드 디렉션도 매우 훌륭하다. 함께 본 업계 관계자가 "사운드 디렉션 교보재와 같은 작품이니 단체관람을 시켜야겠다"던데 게임사의 신년 단체 관람에 딱 맞는 작품 아닐까 싶다.

 

'슬램덩크' 만화건 애니메이션이건 본 적이 있다면 꼭 봐야하고 보고 나면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그런 영화. 함께 관람한 20대 젊은 친구들도 모두 원작을 안 봤지만 재미있다고 하던데, 정말 한편으로 충분히 완결되는 소년의 성장, 가족의 화해를 담은 훌륭한 드라마이자 스포츠 영화였다. 원작을 안 봤더라도 보러 가자.

 

이게 잘 되어야 '더 세컨드 슬램덩크'가 나올 테니 개봉 후 다시 보러 가야겠다. 여러분도 자막판으로 보고 더빙판으로 보고 사운드가 좋은 관에서 보고 큰 스크린으로 보고,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란다. 아니 직접 보면 이런 당부가 의미없이 기자와 같은 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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