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나인아크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에버소울은 이용자가 정령의 부름을 받은 '구원자'가 되어 정령술사로서 다양한 정령들을 지휘, 강력한 적을 무찌르고 세계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고퀄리티 3D 애니메이션 그래픽, 독보적인 세계관,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 정령과 교감하며 즐기는 인연 시스템 등 방대한 콘텐츠를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 후 차근차근 매출 순위에서 상승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에버소울을 게임포커스가 직접 즐겨보았다.
신은서 기자
유명 맛집 중에는 일상에서 맛보기 힘든 희귀한 음식의 맛집도 있지만 김치찌개, 된장찌개, 제육볶음 등 일상 생활에서 자주 먹는 집밥 음식의 맛집도 존재하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에버소울은 나에게 평상 시에는 먹기 힘든 생소한 음식의 맛집이 아니라 집에서 먹는 흔한 메뉴의 맛집 같은 느낌의 게임이었다.
에버소울 내에 존재하는 카드의 레벨을 올리고 같은 카드 및 종족 카드로 승급 시키는 캐릭터의 육성 방법 및 전투 시스템 등은 이미 다른 수집형 RPG에서 경험해 본 시스템이었으며 캐릭터와 교감하는 일부 콘텐츠도 여성향 게임에서 플레이했던 것과 매우 흡사해 게임에 무척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물론 같은 삼계탕이라도 어떤 닭을 쓰고 손질을 어떻게 하고 한약재를 어떻게 쓰느냐 등 주방장의 재량에 따라 결과물의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에버소울도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는 익숙한 재료일지라도 그것을 잘 어울리게 다듬은 개발진의 노련함이 잘 돋보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에버소울의 김철희 PD가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수집형 RPG를 경험했다고 밝혔는데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자의 입장에서 게임을 구성해서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온게 아닐까하고 나름 추측을 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이 게임의 인연 스토리는 엔딩이 있다는 점도 나름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모바일 연애 게임의 경우 해당 캐릭터와의 데이트 또는 에피소드 자체가 캐릭터 카드를 수집하는 목표이기 때문에 스토리를 엔딩을 낼 수 없고 계속 ing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이나 드라마처럼 이런 이야기도 한번 쯤은 완벽하게 끝을 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이 게임은 나름 각 캐릭터마다 엔딩이 존재한다. 여기에 선택에 따라 해피 엔딩도 가능하지만 배드 엔딩도 가능하고 각 엔딩마다 보상이 존재하므로 한번 스토리를 읽거나 볼 때 끝까지 쭉 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면 이 게임의 호감도 및 인연 스토리 시스템에 더욱 만족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한줄평: 키야 이 집 주방장 요리 잘하시네~~~
이혁진 기자
근래 잘 된 게임들의 각종 콘텐츠, 요소들을 이것저것 갖다 섞어놨지만 특색이 없는 게임. 에버소울의 첫인상은 그렇게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하다 보면 계속 하게 되고 스토리와 제공되는 콘텐츠를 하나씩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지나가고 다음날에도 계속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늘어만 뒀고 잘 비벼지진 않은, 비빔밥보다는 덮밥에 가깝게 느껴졌던 게임이 하면 할수록 비빔밥 같다는 느낌을 준다. 어디서 본 듯한 정형화된 스타일의 캐릭터들도 보면 볼수록 이뻐보이고...
근래 플레이한 게임들이 게임 퀄리티는 높지만 퍼주지 않는 게임이거나 퍼주지만 퀄리티가 그저 그랬던 경우가 많은데 비해 에버소울은 퍼주면서 퀄리티도 좋은 게임이라는 느낌이다.
캐릭터와 콘텐츠 하나하나가 독창적이진 않지만 퀄리티가 매우 높다. 캐릭터 디자인, 애니메이션 모두 공들인 티가 나고 콘텐츠들도 대충 베낀 것이 아니라 필요한 콘텐츠들의 구성을 잘 했다.
국내 서브컬쳐 스타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원하는, 필요로 하는 게임은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한국어로 플레이할 수 있는 웰메이드 게임이라던 말을 믿지 않았었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하게 됐다.
현대의 독창성이란 새로움의 창출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잘 어레인지하는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만드는 게임이었다.
한줄평: 그런데 천사 종족은 정말 게임에 실장된 콘텐츠 맞나??
김성렬 기자
우선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 콘텐츠,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요소다. 게임 내 들어가 있는 콘텐츠 치고도 꽤나 본격적이다. 물론 캐릭터 별 분량은 짧지만, 선택지나 분기별 엔딩 등 생각 이상으로 준비는 잘 되어 있다. '니케'에 이어 화려한 성우진과 이를 적극 활용한 풀 더빙 구현도 호평하고 싶다. (일본어 더빙까지 지원하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
다만 메인 스토리, 내러티브,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 측면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서브컬처 게임이지만 얼굴 마담인 '메피스토펠레스'와 '순이' 정도를 제외하면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다. 향후 이야기 전개를 궁금하게 하는 전개는 찾아보기 어렵다. 유물과 정령이라는 설정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으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는 단순히 '에버소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니케'나 국내 게임업계에 만연해 있는 '글쟁이'에 대한 박한 처우, 그리고 그 결과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현재다. 비즈니스 모델, 사업, 마케팅은 최고 우선순위로 두면서 정작 시나리오 라이터나 기획자들은 찬밥 신세 아니던가.
'에버소울'을 플레이 하면서 느낀 감상은, 정성스럽게 차린 음식은 많은데 그 중 마음에 드는 메뉴가 딱 한 두 가지 정도밖에 없는 느낌이었다. 분명 개발사에서 온갖 노력과 정성을 쏟은 것은 와 닿는다. 이렇게 와닿지 않는 게임도 부지기수이므로 매우 큰 강점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한 게임에서 즐기고 싶다면, 또 자신이 서브컬처 게임을 좋아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성이 다소 과하게 느껴졌다. 영지 관리, 캐릭터들의 인연 스토리, 스테이지 돌파, 아레나, '조각난 차원의 미궁' 등 콘텐츠들을 소화하는데 피로감이 있는 편이었다. AFK 스타일이라는 장르와 게임성을 공유하는 '니케'를 플레이 하면서도 아쉬웠던 부분이다. 유저들이 느끼는 피로도를 최소화 하겠다는 PD의 말에 썩 공감하기 어려웠다.
플레이어의 예상을 빗겨 나가는 '의외성'을 갖춘 매력적인 캐릭터들,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술술 읽히고 흥미를 유발하는 스토리, 원본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이색적인 콘텐츠의 조합, 남들과는 완전히 다른 색다른 비주얼과 설정 등 최근 서비스 되고 있는 인기 서브컬처 게임들은 마치 로그라인처럼 간단하게 요약되는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기 마련이다. 심지어 두 가지, 세 가지를 함께 갖추고 있는, 서브컬처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은 게임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에버소울'은 약점이 너무나도 명확하다. 많은 것들을 준비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많은 것들이 한 게임에 존재하기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진다. 특히 미궁이나 아레나 등의 일부 콘텐츠는 개발 과정에서 비중을 줄이거나, 편의 기능을 제공하거나, 아예 제외하는 것도 고려해봄직 했다고 생각된다.
한줄평: 정성 가득한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더니, 내 취향의 음식은 메뉴판에 없더라
박종민 기자
나인아크가 개발한 신작 '에버소울'이 출시 후 유저들의 호평 속에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다.
에버소울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AFK'류 게임으로 다양한 미소녀 캐릭터를 바탕으로 수집형 요소를 강화한 게임이다. 약간의 캐주얼적인 플레이가 필요한 방치형 게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일반적인 수집형 RPG의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하고 캐릭터 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성장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특징.
때문에 모바일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이 처음 접하면 기존에 해왔던 여러가지 게임들에 비해 특별히 특별한 부분이 없다고 느껴지는 게임이기도하다. 실제로 이러한 부분이 유저들 사이에서도 호불호 요소인데 기존 게임의 문법을 뒤집는다거나 패러다임을 전환할만한 새로운 요소를 기대했던 유저라면 에버소울이 보여주는 게임성은 분명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에버소울은 호불호가 있는 게임에서 충분히 해볼만한 게임으로 바뀌게 된다. 그도 그럴듯이 다양한 게임의 성공공식을 차용했지만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선에서 완급을 줬고 굳이 고과금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무과금으로도 꾸준한 플레이가 뒷받침 된다면 무난하게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의 적극적인 운영도 눈여겨볼 부분. 장기적인 게임 서비스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 게임의 롱런 가능성이 정해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 가볍지도 않지만 무겁지도 않고 캐주얼하지만 다양한 콘텐츠로 빠짐없이 채워진 에버소울은 새로운 수집형 게임에 목마른 유저들에게 추천해줄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한줄평: 확실한 한방 보다는 안정적인 게임을 찾는 유저들에게 추천하는 에버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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