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이 자사의 플래그십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 'PRO X TKL LIGHTSPEED'를 선보였습니다. 이전에 게이밍 헤드셋 'PRO X 2 LIGHTSPEED'를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 바로 이 시리즈에 속하는 제품이죠. 이 키보드는 지난 해 9월 출시됐습니다.
로지텍은 기존 게이밍 기어 라인업 'PRO'에서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제품 라인업 'PRO X'를 지난해 선보이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e스포츠 씬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게이머들과의 협력으로 탄생한 제품들인 만큼 그 성능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과거 '언박싱' 기사를 통해 소개했듯이 저는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나 '이지투온 리부트 : R' 등 ms 단위로 결과가 갈리는 리듬게임을 주로 즐기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니터, 스피커, 헤드셋 만큼이나 키보드의 성능도 중요하게 여기고 평소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다양한 제품들을 써봤지만, 저는 헤드셋과 마찬가지로 키보드마저도 '난민'입니다. 저의 손에 맞는 키보드를 찾기 위해 10만 원 이하의 중저가형부터 30만 원 이상의 하이엔드 제품까지 다양한 기성품 키보드를 정말 '난민'처럼 떠돌아다니며 사용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만족스러운 제품은 정말 극소수였죠.
이 가운데 약 일주일 가량 게임과 업무 등을 'PRO X TKL LIGHTSPEED'와 함께해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무선 키보드에 대한 개인적인 불신(?)도 완전히 사라졌고, 새로운 장비에 대한 갈망(?)도 다시 생겼습니다.
로지텍이 내놓은 웰메이드 무선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 'PRO X TKL LIGHTSPEED'의 자세한 소감과 후기를 아래에서 전합니다.
*'언박싱'은 게임과 관련된 머천다이즈를 소개하는 기획입니다. 향후에도 비정기적으로 피규어, 아트북, 한정판 머천다이즈, 게이밍 기어 등 각종 게임과 관련된 제품들을 언박싱 하여 소개해드릴 예정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키 지원, 색상도 세 종류 준비돼
우선 본체의 디자인은 매우 깔끔하며 만족스럽습니다. TKL 특유의 컴팩트한 디자인이 책상의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마우스를 주로 사용하는 슈팅 게임 등을 즐긴다면 TKL은 사실상 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본체는 듀얼 레이아웃으로 구성돼 고급스러움을 자아냅니다. 상단에 위치한 기능 키들의 배치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우측 상단에 위치한 볼륨 노브도 생각 외로 사용할 일이 많아서 편리했습니다.
키보드의 높이를 조절하는 다리는 4도, 8도 등 자신이 원하는 각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두 종류를 지원합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이 다리의 각도가 키보드 자체에 각인돼 있다는 점이네요. 또 바닥에는 리시버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세세한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기능 키는 'LIGHTSPEED' 연결, 블루투스 연결, '윈도우' 등 다른 키의 오입력을 방지해주는 게임 모드, LED 광량 조절, 미디어 관련 키, 볼륨 노브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별히 설명이 필요한 키들은 아니니 넘어가겠습니다. 볼륨 노브는 고무 재질로 되어 있고, 걸리는 느낌이 없이 부드럽게 돌아갑니다.
색상은 블랙, 핑크, 화이트 등 세 종류가 준비돼 있습니다. 이전 제품에 비해 색상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만족스럽습니다. 축은 색상에 따라 달라지지만, 리니어와 택타일을 고를 수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뛰어난 성능의 'LIGHTSPEED', 체감상 유선과 동일한 수준
제가 사용해본 'PRO X TKL'의 스위치는 GX RED입니다. 체리 적축 등과 같이 통상적인 리니어 스타일의 키감과 소음을 갖고 있습니다.
키압은 표기 상 50g으로 일반적인 스위치들(보통 45g)에 비해 아주 약간 높은 수준이며 작동 지점은 1.9mm로 평균적인 스위치와 유사합니다.
제가 주로 플레이 하는 게임이 리듬게임이고, 오래 전부터 구분감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것을 선호해 체리 갈축이 들어간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PRO X TKL'을 사용할 때 이 구분감이 잘 느껴지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었습니다.
실제로 은축, 적축이 들어간 키보드를 쓰다가 특유의 얕은 작동 지점과 쑥 눌리는 키감에 적응을 못해 되팔거나 창고에 묵혀둔 녀석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PRO X TKL'은 30분 만에 적응할 정도로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고, 그 후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키보드로 세운 기록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습니다.
예상컨대 저에게는 약간 더 묵직한 특유의 키감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누르지 않은 듯 가볍게 쑥 눌리는 키감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사용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바로 'LIGHTSPEED'의 성능이었습니다. 이전에도 'PRO X 2 LIGHTSPEED' 헤드셋을 사용하며 그 성능을 체감하기는 했지만 또 키보드는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실제로는 무선이라고 해서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ms 단위로 점수와 판정이 갈리는 매우 민감한 장르의 게임을 하다 보니 생겼던 무선 키보드에 대한 막연한 불신(?), 그리고 리니어 축 적응 문제로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고가의 키보드 지켜줄 휴대용 파우치 기본 제공... 운반 및 제품 보호에 탁월
스페이스 바 등 긴 키에 들어간 스테빌라이저는 소위 '찰찰' 거리는 소음 없이 잘 잡혀있습니다. 통울림은 제가 다소 둔감한 편에 속하는 터라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리니어 축임에도 타건 시의 버릇이나 세기에 따라 조용한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는 다소 타건 소리가 크게 들릴 수 있습니다.
리듬게임을 플레이 할 때와 같이 자연스럽게 타건 소리가 커지는 경우에는 '꽤 크다' 싶은 수준으로 소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고, 일반적인 사무나 게이밍 상황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키캡은 PBT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로지텍이 자사의 인기 제품 일부에 ABS 소재의 키캡을 채택해 마감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것과 달리, 내구성이 좋고 유분으로 인한 끈적거림이 없는 PBT 소재를 사용한 것은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특정 키에 쌍자음(ㅃ,ㅉ,ㄸ,ㄲ,ㅆ)과 일부 이중 모음(ㅒ, ㅖ)에 추가로 각인이 되어 있는 것은 디자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평소 키보드를 보며 타이핑 하지는 않지만 종종 키보드에 눈이 갈 때마다 확 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액세서리로 휴대용 하드 케이스를 기본 제공하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단 외형이 고급스럽고 재질 또한 단단해서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소중한 고가의 키보드를 지키기에 적합합니다. 또 한쪽에는 운반용 손잡이도 달려 있어서 이동시에 편했습니다.
편의성 높은 다양한 연결 방법 지원... 수신기 하나로 마우스와 동시 연결도 가능
무선 연결 편의성은 두말할 필요 없이 최고입니다. 그냥 키보드의 전원을 켜고, 리시버를 PC에 연결하고, 기능 키 중 'LIGHTSPEED' 버튼을 눌러주기만 하면 즉시 사용 가능합니다.
특히 앞서 언급했듯이 리듬게임을 즐길 때에도 전용 리시버를 통한 'LIGHTSPEED' 연결을 사용하면 체감상 유선과 차이가 없는 안정적이고 빠른 성능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를 아껴야 하거나 스마트폰, 패드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사용해야 한다면 당연히 블루투스 연결도 지원합니다. 또 기본 제공되는 USB-C 타입 케이블로 연결해 유선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키보드 본체의 USB-C 포트는 본체 좌측 상단에 있어서 케이블을 연결하더라도 데스크 셋업 상 중앙에 케이블이 지저분하게 늘어져 있는 것보다 훨씬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뿐만 아니라 'PRO X TKL'은 'PRO X SUPERLIGHT 2' 등 일부 자사 마우스 제품군에 한해 장치 페어링 도구를 사용해 두 개의 'LIGHTSPEED' 장치를 하나의 수신기에 연결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만약 자신이 'G705', 'PRO X SUPERLIGHT 2' 등 해당하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편의성을 위해 구매를 고려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지원 제품은 별도의 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개인적으로 LED 효과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게이밍 감성'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LED겠죠.
'G HUB'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자신의 취향대로 키보드를 (소프트웨어 적으로)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버튼 별 LED 색상, 각종 매크로 세팅 등이 가능하므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모난 곳 없는 무선 기계식 키보드의 정석, 'PRO X TKL LIGHTSPEED'
직접 사용해 본 로지텍의 'PRO X TKL'은 무선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로서 기본기가 탄탄한, 매우 정석적인 제품이었습니다.
특히 'LIGHTSPEED' 및 블루투스 연결의 편의성, 일부이기는 하나 자사 마우스 제품군과의 동시 페어링 지원, LED를 켜두고 'LIGHTSPEED' 모드 상태로 사용해도 100% 완충 시 50시간 가량을 보장하는 사용 시간, 함께 제공되는 하드 케이스로 챙길 수 있는 이동의 편의성 등 강점이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전에 소개했던 'PRO X 2 LIGHTSPEED' 헤드셋과 마찬가지로 다소 높게 책정되어 있는 가격이 가장 큰 난관입니다. 오픈 마켓에서의 가격은 약 25만 원에서 27만 원 사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10만원 대에서도 준수한 성능을 보유한 키보드들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선뜻 지갑을 열기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PRO X TKL LIGHTSPEED'는 (가격을 제외하면) 모난 곳 없고 스탠다드한 무선 기계식 키보드의 정석이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래피드 트리거'처럼 특별한 기능이 필요한 것이 아니거나, 이미 로지텍의 마우스를 사용하고 있어 페어링의 편의성을 갖추고 싶거나, 사무용과 게이밍 등 다양한 용도를 (블루투스 포함한) 두루 커버하고 싶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높은 완성도의 키보드였습니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