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MLB와 같이 구단이 자력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LCK 스프링의 첫 경기가 열리는 지난 17일, 경기에 참가하는10개의 프로게임단(이하 연합)이 한 통의 공동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하며 리그오브레전드 리그는 물론 나아가 국내 e스포츠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게임포커스는 해당 성명서가 공개 된 이후 해당 구단들에게 성명서를 낸 이유 등에 대해 자세히 물어봤다.
17일 공개된 입장문의 주요 내용은 이러했다. 지난 2020년 프랜차이즈화 발표 이후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LCK가 기존 LCK팀은 100억 원, 2부 리그에 있던 팀을 포함한 신규 가입 팀에게는120억 원이라는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가맹 비용을 받았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수익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
연합은 지난 3년 동안 LCK측에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변화를 요구했지만 이 요구가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과정 속에서 LCK측은 (구단이) 공동으로 목소리를 낼 경우 징계가 따를 수 있다는 협박성 ‘경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합은 구단과 선수들의 노력을 통해 오늘날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로 성장한 LCK가 상업적인 가치를 성장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LCK 리그의 뷰어십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팀의 수익 배분은 오히려 역성장하고 줄어들고 있으며 LCK 리그 법인 이후 단 한번도 그들이 제시했던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입장문을 통해 연합은 ▲LCK 전담 인력에 대한 투자 확대와 커미셔너의 신임권 공유 ▲매출 배분을 포함한 리그 사업 구조의 합리적 개선 ▲타 프로 스포츠 대비 현저히 적은 LCK 연간 경기수 문제 해결 ▲훈련 환경 개선을 위한 게임 내 기능상 문제점 해결 ▲LoL IP와 연계된 확장성 있는 사업 모델 기획 및 실행을 요구한 바 있다.
*연합측의 요청으로(오해와 추가적인 해석을 막기 위해) 인터뷰의 모든 내용을 원문 그대로 전달드리지 않는 점 양해바라며 양측의 입장을 최대한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팀 운영 이제 장담 못할 수준… ”사업 구조 개편 목소리 외면하는 ‘LCK’ 왜 대화 응하지 않는가?”
연합측은 먼저 이번 입장문 발표가 LCK와 대립하거나 완전한 척을 지기 위해서 공개한 점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입장문 공개 이후 LCK와 대립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확대되며 불화설로 번졌기 때문.
연합 관계자는 “(요청 내용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공유할 수 없으나, 입장문을 통해 리그와 해결하고자 하는 5대 사안들이 그 주장의 중심이었다. 리그 역시도 과정 상에서 팀의 요청을 수용하고 개선해준 부분들이 일부 있고 이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 사업 구조 개편과 이견이 컸고, 과정 상에서 더이상 대화 진전이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고 입장문을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측은 현재의 LCK 프랜차이즈 진행 과정에서 구조적 문제와 운영상의 아쉬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프로스포츠 리그와 비교했을 때 경기장 판매 수익, 중계권료 등에서 상대적 한계가 있는 현재의 e스포츠 리그에서 오직 게임콘텐츠의 방송 송출 수익에만 기대고 있는 LCK의 구조적인 문제가 LCK와 구단 모두의 본질적인 수익 악화의 원인이라는 것. 특히 협상을 위한 팀 대표단과의 회의에서 건설적인 논의가 아닌 공동의 목소리를 낼 경우 징계가 따를 수 있다는 각 팀들에 대한 징계 이야기가 가장 처음 나온 대화 주제였다고 비판했다.
KBO를 예로 든 연합은 기본적인 경기장 수익, 중계권 수익을 포함해 야구라는 콘텐츠를 활용한 모든 콘텐츠로 지속적인 매출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LCK는 리그의 운영과 관련된 매출과 사업에만 관여할 뿐 게임과 관련된 대부분의 권한은 모기업인 라이엇 게임즈가 소유해 구단의 수익 사업의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은 구조적(입장료 수익금 분배, 구단별 개별 중계권료 협상 등 구단의 이익을 보전해주기 위한 메이저리그 등과 같이)으로 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LoL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를 게임단에게 분배를 하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입장문 공개에 유감을 표한다… LCK 공식 입장 공개
입장문이 공개된지 이틀째인 19일, LCK는 공식 입장문을 공개했다. LCK 측은 “최근 LCK 일부팀에서 리그에 대한 요구사항을 공개적으로 배포하였습니다. 리그 파트너십 모델을 비롯한 중요사항을 서로 상시적으로 논의하고 협의하고 있었음에도 이런 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LCK를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리그로 만드는 것은 언제나 저희들의 우선순위이자 비전입니다. 장기 파트너십 모델 출범 이후, 리그의 사업을 확장하고 팬분들께 즐거움을 선사하며 리그와 팀과 선수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그동안 LCK는 여러가지 노력을 해 왔습니다”고 설명했다.
LCK는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리그 매출 균등 분배(기존 순수익 분배) ▲팀의 안정성을 제공하기 위한 최소 분배액(MG) 지급(도입 예정) ▲잔여 가입비 납부 연기 및 각 팀의 상황에 맞는 납부 시기 조절 ▲ 공인 에이전트 제도, 육성권, 균형 지출제도 도입 등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구단과 선수 나아가 LCK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의 목소리를 낼 경우 징계를 하겠다라는 입장문의 내용과 관련해서도 사실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LCK 측은 “제재는 일부 팀이 10개 팀 전체를 대표한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다른 일부 팀들이 그들의 대표권을 거절한 상황일 때 주어질 수 있습니다. 일부가 허위로 대표성을 지닌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사칭으로 간주해 징계할 수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일부 팀이 마치 구단 전체를 대변해 협상을 이끌어갈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
해당 내용에 대해 게임포커스가 복수의 정통한 내부 관계자들을 통해 사실을 확인해본 결과 예전 비공개 협상 테이블에서 일부 구단이 LCK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일부 구단이 동의하지 않은 내용을 모두가 동의한 내용으로 주장했다가 실제로 거센 항의를 받았던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CK가 언급한 징계의 내용은 이와 유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한 제재안이었던 것이다.
끝으로 LCK는 각 구단과의 비즈니스 협상에 대해 기존과 마찬가지로 ‘비공개’를 기본 원칙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협상을 공개적으로 전환할 경우 회사의 세부적인 기업 비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LCK 관계자는 “저희는 공개적인 방식으로 파트너들과 비즈니스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 없으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10개팀 모두와 비공개로 대화를 이어가겠습니다”며 “언제나처럼 저희 역시 파트너들과 LCK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팀 운영 사실상 한계 상황… LCK와 팬들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
현재 연합은 ▲선수단 운영 ▲시설 인프라 ▲마케팅 및 사업 운영 등 스포츠 종목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투자에 있어서 LCK에 참가하는 모든 팀들이 LCK에서 제안한 사업 비전에 따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지역에서의 성적이 LCK에 가져다 주는 큰 효과를 기대하고 선수단에 보상과 지원에 대한 가능한 최고 수준의 투자를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적자로 사실상 팀 운영에 한계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연합측은 언제라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후속 대응에 대해 연합 관계자는 “저희는 대화를 통해 충분히 개선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LCK 리그법인 역시 이 문제를 공감하고 같이 개선해나갈 것이라 신뢰하고 있습니다”며 “(현재는) 이외의 후속 대응에 대해선 논의한 바 없습니다. 또한 팬들에게 피해가 되는 극단적인 선택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연합측은 각 구단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연합은 결코 팬들과 선수들에게 불편을 끼칠 생각이 없으며 지속 가능한 LCK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성명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협상 과정이 원만하게 되지 않았기에 팀들의 운영이 더 이상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되어 진행된 성명문입니다”며 “팀이 사라지면 그 피해는 선수와 팬들에게도 이어집니다. 팀이 줄어들면 선수가 뛸 기회도 줄어들고 산업도 위축되게 됩니다. 동업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한 동업자만 피해를 보고 다른 동업자만 이익을 보는 구조라면 그 사업이 계속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이번 성명문은) 상생을 위한 지속가능한 동업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e스포츠 뿐만 아니라 FIFA, 메이저리그 등의 전세계적인 흥행 스포츠 산업을 포함해 대다수의 프로스포츠 산업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재정적자에 대한 문제와 LCK의 재정 문제가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 연합측의 적극적인 인터뷰 협조를 통해 장문의 답을 얻을 수 있었으며 해당 답변을 통해 연합 측이 LCK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수정없는 원문을 그대로 공개하니 현재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불거지고 있는 각종 오해가 조금이나마 바로 잡히길 바란다.
스포츠 산업의 해석 측면에서 매우 고민하게 만드는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한국 혹은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프로 스포츠 리그가 수요에 의한 자연적 형성이 아닌, 정부 혹은 특정 기업의 주도로 형성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독립적 사업이 아닌 모기업 혹은 지자체에 홍보 목적으로 운영을 의존하는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반면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스포츠 산업 선진국들은 대부분의 구단들이 수익을 내는 독립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EPL이나 NBA처럼 전세계를 선도중인 스포츠 리그는 인기와 흥행을 일으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준수한 사업적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이 사업 수익은 다시 리그에 재투자되어 지역 리그뿐만 아니라 종목의 발전으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기업 의존적 형태에서는 안정성이 더 보장될 수 있어 보이나, 자체적 산업 성장을 위한 동력이 떨어지고 보수적으로 변하는 단점이 커 E스포츠 리그 참여자들에게 선호되는 모델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K-팝 등 문화 콘텐츠 사업에서 글로벌한 우수함을 증명하고 있고, 여기에는 민간 기업들의 성장을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 산업 역시 그렇게 될 잠재력이 충분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기업 의존적 구조가 아닌 프로 스포츠 기업들의 성장 기반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LCK와 E스포츠 리그는 그러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라이엇 게임즈 측에서도 비전을 제시하였고, 팀들은 그러한 비전에 동의하여 투자를 하고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계 최고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LCK는 최근 3년간 롤드컵을 두번 제패하는 등 명실상부한 최고 실력과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팀들은 오히려 적자만 늘어나는 현 상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LCK가 사업에 대한 대부분의 권한을 가져가고 있지만, 팀들이 선수와 리그를 위해 지출하는 규모에 비해 리그에서 분배해야하는 중계권과 스폰서수입 등은 터무니 없이 적은 규모입니다. 어떠한 과정과 협상을 통해 딜이 결정됐는지, 중계권 판매가 얼마에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 그 어떠한 것도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지 않아 팀들은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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