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해봐야 코스프레를 제대로 하죠"

스파이럴캣츠, '여자라서 못한다'는 말 듣기 싫어

등록일 2012년07월24일 12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코스프레팀 '스파이럴캣츠'가 다양한 게임 코스프레로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스파이럴캣츠는 '디아블로3'의 각 캐릭터,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아리, 니달리. 럭스.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의 남소유 코스프레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블레이드앤소울의 진서연 코스프레를 준비하고 있다.

진서연 의상 제작 마무리 작업 중인 압구정동 단아한 스튜디오를 찾아 스파이럴캣츠의 '타샤' 오고은, '미유코' 강윤진씨, 그리고 김태식 대표에게 게임 코스프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스파이럴캣츠의 '타샤' 오고은(오른쪽), '미유코' 강윤진씨

다음 작업은 블소 진서연과 LOL 쉬바나
게임포커스: 최근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데 새롭게 작업하고 있는 게 있는지 궁금하다.
타샤: 미유코의 남소유 코스프레에 이은 블소 두번째 작업으로 제가 진서연 코스프레를 준비 중입니다. 착 달라붙는 타이즈, 갑옷, 장식 등에 신경을 써서 의상, 소품이 조화를 이루도록 준비 중입니다. 높은 퀄리티로 준비 중이니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공개된 '블레이드앤소울' 남소유 코스프레.

진서연 다음으로는 LOL 쉬바나 코스프레를 준비 중이니 이것도 기대해 주세요~

게임포커스: 의상을 주문 제작하는지, 직접 제작하는지 궁금해 하는 유저들이 많다. 스튜디오에 재봉틀이 여러 대 있는 걸 보니 직접 제작하는 것 같은데 어떤가?
타샤: 지금은 깨끗하지만 평소에는 그야말로 작업실로 변합니다. 의상, 소품은 직접 다 제작하고, 패턴, 봉제 등 협력해서 한 명은 봉제, 한 명은 제작, 한 명은 패턴 식으로 모두가 제작에 참여합니다. 코스프레 의상을 누가 만들었느냐는 질문에는 쉽게 답할 수 없는 게 모두 함께 만들거든요.

게임포커스: 의상 제작에 시간은 어느 정도 드나?
타샤: 한 달에 3~4벌 정도가 한계입니다. 예전에는 자기 몸에 맞거나 어레인지 해서 했지만 이제는 돈 받고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라 그에 걸맞는 의상이 되어야만 하거든요. 재료도 고급스럽게 준비하고 퀄리티도 높이려 노력합니다. 시행착오도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서 한 달에 3~4벌 만드는 게 한계입니다.

예외로 LOL의 니달리와 럭스를 코스프레할 때 1주일에 두 벌을 만들었는데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미유코: 저도 그 때는 1주일간 잠을 거의 못 잤던 기억이 나요. 

 

게임포커스: 현재 제작 중인 의상은?
타샤: 진서연 의상 제작 막바지입니다.

게임포커스: 의상 제작 비용은 어느 정도 드는지도 긍금하다.
타샤: 의상 하나 완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그리 많지 않은데 시행착오로 돈이 많이 듭니다. 원단, 도색 등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시 만드는데 이 과정에 좀 돈이 들어요. 완성까지 들어가느 재료가 좀 많거든요. 같은 걸 다시 만들라면 적은 비용이 들겠지만 꾸준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모토이기도 하니까요.

게임포커스: 멤버 전원이 의상 제작이 가능한가?
타샤: 모든 멤버가 어떤 형태로든 제작에 참여합니다. 손재주가 없는 친구는 자료조사를 맡기도 하고, 각자가 팀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합니다.

취미로 하는 코스프레, 프로로서 도전하는 코스프레
게임포커스: 게임 쪽 코스프레 전에 애니메이션 등 다른 분야 코스프레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가?

미유코: 중학생 시절부터 애니메이션 코스프레 등 좋아하는 캐릭터 코스프레를 많이 했습니다. 스파이럴캣츠에 들어온 뒤에는 프로를 지향하다 보니 개인 취향보다는 나에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하게 됐습니다.

타샤: 과거에 취미로 할 때는 귀여운 캐릭터처럼 내 이미지에 좀 안 맞는 캐릭터라도 애정으로 했지만 프로를 지향하게 된 뒤에는 자기만족보다는 대외적으로 모두가 수긍할 만한 코스프레를 우선하게 됐습니다. 잘 맞는 이미지를 찾아 이미지에 맞는 캐릭터를 코스프레하는 쪽이 된 거죠.

팀 내에서도 히로인, 주역을 서로 하고 싶어하는 생각이 다들 있지만 더 잘 맞는 사람이 맡도록 배역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게임포커스: 코스프레를 했을 때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는 게 있다면?
미유코: 역시 '퀄리티가 높다', '캐릭터와 이미지가 잘 맞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 노력이 반영되었다는 생각에 뿌듯해집니다.

타샤: 한국 코스프레 하면 스파이럴캣츠라는 이미지가 생기는 게 목표입니다. 덧글로 역시 스파이럴캣츠라는 식으로 팀을 인정해주는 부분이 가장 기분이 좋아요.

게임포커스: 그렇다면 들었을 때 가장 기분 나쁜 말은 어떤 것인가요?
타샤: 성형했다는 말은 좀 슬픕니다. 우리 멤버들은 아무도 성형 안 했어요. 억울하고 황당한 말씀으로 제가 정말 성형을 했다면 피부박피부터 했지 않겠어요? OTL

외국에서도 '이거 포토샵 아니냐'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차라리 포토샵이라고 하는 게 낫다 싶어요.

미유코: 저는 '이 캐릭터는 이래야 하는데 왜 이렇게 했나' 라거나 '퀄리티가 낮다'는 말을 들으면 슬퍼져요. 연구하고 노력해서 만든 건데 그런 말 들으면 다음엔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 가지, '이준기 닮았다'는 말 들으면 화가 납니다. 제가 남자라면 기분이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전 여자라고요!

게임 코스프레에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 이해'
게임포커스: 게임 코스프레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코스프레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을까?
타샤: 코스프레는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취미로 할 때야 유저 반응을 보고 즐기면 끝이지만 지금은 실제 게임 상이나 덧글로 행해지는 유저들과의 대화, 유저 미팅, 인터뷰 등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유저들은 '어떤 사람이 코스프레를 하는가', '실제 게임을 즐기는가'를 많이 봅니다. 그냥 캐릭터 이뻐서 했다 이정도론 비호감이 되기 마련입니다. 게임도 하고 캐릭터 만렙도 찍어 보고 유저들 하는 만큼은 해야 캐릭터 이해도 깊어지고 유저 미팅, 행사, 인터뷰에서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게임 코스프레를 위해서는 게임을 많이 하고 알아야 합니다. 멤버들에게도 남는 시간에 하고 싶은 게임 하고, '게임포커스' 같은 웹진에서 정보도 많이 보라고 이야기를 해 주곤 합니다. 보스 레이드를 가서 공략도 모르고 그러면 유저들에게 핀잔 듣고 제대로 게임의 재미를 못 느끼잖아요? LOL도 제대로 하려면 챔피언 연구도 하고 게임을 하라는 거죠.

특히 멤버들에게 여자라서 게임 못한다는 말만은 절대 듣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듣기 싫은 말 중 하나가 그거에요. 여자가 태생적으로 게임 못한다는 말. 물론 게임을 많이 즐기지 않는 여성도 있지만 태생적으로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신입 멤버들도 게임을 좋아하고 잘 하는 친구들이고 저나 미유코도 게임에 애정이 있어요. 애정을 갖고 계속 하면 실력이 늘게 마련이고, 게임 내에서 게임 잘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마스터해서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고 코스프레를 제대로 하는 것. 이런 캐릭터 이해가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게임포커스: 애니메이션 코스프레와 게임 코스프레는 좀 관점이 다를 것 같다. 코스프레를 한 캐릭터를 게임 속에서 만나면 어떤 느낌을 받나?
타샤: 악마사냥꾼 같은 건 게임 동영상 보고 반해서 시작했어요. 쇠뇌를 쥐어주는 장면에 한 눈에 반해서 선택했습니다. 그 뒤에 게임에서 직접 플레이해보니까 캐릭터의 스토리가 직업마다 좀 다르더라고요.

보람도 느꼈고 생각보다 더 심도있는 캐릭터라 놀라기도 했어요. 쇠뇌도 게임 공개 전에는 기본 쇠뇌로 코스프레를 했는데 게임 상에서 갖고 싶던 무기를 코스프레로 해서 오프라인에서라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임 플레이를 했다면 더 퀄리티 높은 코스가 가능했을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게임포커스: 코스프레를 할 때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하다. 디아블로3, LOL, 블레이드앤소울은 직접 플레이도 하는 걸로 아는데 게임 플레이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캐릭터 이해를 위해서인가?
타샤: 블소는 코스프레를 위해서가 아니라 게임 자체를 전부터 하고 싶었고 오픈베타 시작 후 멤버 전원이 다 함께 게임을 시작했어요. 김형태 AD의 그래픽이 여성들에게 공감이 가서 게임 자체에도 반했고 미유코가 코스프레를 꼭 하고 싶다고 하기에 준비하게 됐습니다.

남소유가 나왔는데 캐릭터가 너무 예쁘고 게임 전체의 히로인인 것 같다고 꼭 해보고 싶다기에 준비를 시작했는데 의상을 30%정도 완성했을 때 게임상에서 남소유가 뒤통수를 쳐서 미유코가 멘붕했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남소유 코스프레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 나름의 매력이 있고 해서 결국 의상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흥미 위주로 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른 캐릭터도 준비하게 됐고요. 미유코가 남소유를 하고 내가 진서연을 하기로 하고 준비했습니다.

게임 상에서도 알아봐 주세요
게임포커스: 블소는 플레이를 많이 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다른 게임은 어떤가?
타샤: 실제 캐릭터 이해를 위해 플레이를 한 건 LOL이 시작이었습니다. LOL은 캐릭터 이해를 위해 플레이를 해서 조금 한 상태에서 코스프레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리 코스프레 후 게임에 빠져서 지금은 거의 만렙이 되어 갑니다.

게임포커스: 그럼 디아블로3, 블소, LOL을 동시에 플레이하고 있는 건가?
미유코: 디아블로3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타샤: 보통 유저들이 셋 다 하듯 저희도 셋 다 하는 거죠. 아마 저희하고 함께 LOL을 하시면 자신감이 붙으실 겁니다.

미유코: 제가 들어가면 같은 편이 4인팟이라는 느낌을 받으실 거에요~

게임포커스: LOL에서는 코스프레 했던 캐릭터 위주로 플레이 하나?
미유코: 소나는 좋아해서 자주 하고요. 귀여워서 아무무도 했는데 아무무는 멘붕해서 접었습니다.

게임포커스: 혹시 다른 관심가는 게임은 없나?
타샤: 현재는 블소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들 3~40렙 정도인데 금강불괴 서버의 문파 분들은 대부분 만렙 찍고 우리가 렙업하기를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서든어택'에 관심이 있는데 대표님이 OK를 안 하시네요.

게임포커스: 블소 코스프레로 유명해졌는데 게임하기 힘들지 않나?
미유코: 의외로 게임 상에서 말 걸어주는 분이 없습니다. 문파 분들이 다 아이디가 비슷해서 알아보기 힘들어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게임포커스: 다음에는 LOL의 쉬바나를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타샤: 다음 주쯤 할 생각이긴 한데 한다고 했다가 못 한 것도 있어서 확답하긴 힘드네요. 메이드 니달리는 결국 못 했죠.

앞으로의 계획은?
게임포커스: 앞으로 계획 중인 일이 있다면 들려주시기 바란다.
타샤: 이번에 LOL 코스프레를 보고 LOL 월드 챔피언십 동남아시아 예선에 와 달라는 요청이 와 조율 중입니다. LOL은 좋아하는 게임이기도 해서 꼭 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포커스: 게임 외의 활동은 추진 중인 것이 없나?
타샤: 일본 만다라케 측에서 미유코 코스프레 사진집을 내자는 제안이 와서 협의 중입니다. 일본에서 인지도가 있는 줄은 몰랐기에 깜짝 놀랐죠.

김태식 대표: 제안은 진짜 많이 오는데 성사되는 게 아직은 그리 많지 않아 아쉽습니다. 대만 쪽의 제안도 많았는데 최근 취소되어 안타깝습니다. 특히 대만 건은 성사 직전에 일어난 일이라 더 아쉬웠죠.

현재는 게임 쪽이 주목받고 일거리가 있어서 많이 하고 있는데 다른 방면 일도 얼마든지 할 생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로도스도전기'가 다시 나올 때 '디드리트'와 '피로테스'를 하는 게 어떠냐고 해서 조율 중이고요. 디드리트는 문제 없지만 피로테스는 의상이나 여러 면에서 힘들 듯 해 협의 중입니다. 피로테스 같은 캐릭터도 하려면 외국 멤버를 기용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로도스도전기'에 등장하는 다크엘프 피로테스.

신입 멤버도 영입했으니 소개 겸 해서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타샤: 저와 미유코만 부각된 감이 있는데 신입 멤버들을 좀 밀어줄 차례인 것 같습니다.

김태식 대표: '판다리아의 안개'가 기대됩니다. 멋진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어요. 흑화된다는 제이나에 기대를 걸어볼까 합니다.

게임포커스: 약속된 한 말씀 하실 시간이 돌아왔다.
타샤: 블소 코스프레를 준비 중입니다. 이제까지 했던 경험을 담아서 열심히 만들어 볼 생각이니 기대 부탁드려요. 그리고 유저 분들의 피드백이 가장 중요하니 고쳐야할 부분, 부족한 부분 꼭 많이 발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칭찬을 먹고 살아가는 팀이니 좋은 말씀도 많이 해 주세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고 신선한 스타일로 찾아 뵙겠습니다. 스파이럴캣츠처럼 프로팀이 많이 나와 시장도 커지고 경쟁하며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미유코: 코스프레를 즐겁게 하면서 열심히 준비 중이니 잘 봐 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 속에서 만나게 되면 잘 좀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블소에 들어가면 게임을 실행하자마자 죽어 있는 경우도 많고, 진영 의상을 못 입겟어요, 무서워서. 정성들여 키운 애가 죽어 있으면 슬퍼지더라고요.

LOL에서 만나면 좀 이상한 짓 해도 조언을 많이 해 주셨으면 좋갰어요. 욕보다는 조언과 충고. 함께 즐겁게 게임해요~

마지막으로 블소하다 디아블로3하다 LOL한다고 왔다갔다 한다고들 하시는데 저희도 게임을 좋아해 이것저것 하면서 그 게임들의 코스도 하는 것이니 각 게임 팬 여러분이 적대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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