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게이밍의 신작 ‘월드 오브 탱크: 히트(이하 히트)’가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며 정식 출시를 향한 막바지 담금질에 나섰다.
히트는 워게이밍이 야심차게 개발한 크로스 플랫폼 기반 무료 전차 슈팅 게임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며 유저는 특수 기술을 사용하는 정예요원이 되어 짝을 이루는 전차를 선택해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동시접속자 41만 명을 넘어서며 시장의 독보적인 전차 슈팅 게임으로 자리 잡은 ‘월드 오브 탱크’의 이름과 DNA를 이어나가는 히트가 가진 특징은 무엇일까? PC, PS5, XBOX, 스팀덱,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등 워게이밍 창립 역사상 최초의 크로스 플랫폼 동시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히트를 게임포커스가 즐겨봤다.
*비공개 테스트와 관련된 모든 콘텐츠 및 주요 시스템은 정식 출시와 함께 변경, 추가 및 삭제가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30년 전통의 국밥집에서 선보인 MZ세대 저격 국밥 ‘히트’
본격적인 체험기를 말하기 전에 히트라는 게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워게이밍이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1998년 설립 이후 전세계 15개 지사를 설립해 운영 중인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도 알아두면 좋지만 이 회사, 철 냄새 풀풀 넘치고 그저 ‘상남자’, 요즘 말로 ‘테토남’스러운 게임만 줄곧 선보였다.
대표작인 ‘월드 오브 탱크’를 비롯해 ‘월드 오브 워십’, ‘월드 오브 워플레인’ 등 육해공을 넘나드는 게임 외에도 ‘메시브 어썰트’ ‘아더 오브 워’, ‘DBA 온라인’ 등 다수의 밀리터리 전략게임을 개발한 속된말로 전쟁 게임에 미쳐있는 회사다. 여기에 대표인 빅터 키슬리는 업계에서도 소문난 ‘밀덕’이면서도 동시에 ‘걸즈 앤 판처’,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 등 일본 인기 IP는 물론 ‘벽람항로’ 등 필요하다면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업계 간 협업도 서슴지 않는 높은 ‘덕력’까지 갖춘 인물.
로딩 화면만 봐도 이 게임이 범상치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히트는 바로 이러한 회사에서 야심차게 준비 중인 차기작이다. 여기에 대표작 ‘월드 오브 탱크’라는 이름까지 붙었으니 30년 가까이 전쟁게임만 만들어온 회사에서 내놓는 히트가 워게이밍에게 얼마나 중요한 타이틀인지는 단번에 이해가 갈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2차 세계 대전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 히트는 과열된 군비 경쟁과 이념 경쟁 속에서 갈등을 빚는 다양한 군수 기업과 세력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너무나도 당연하게도 그러한 갈등을 정예요원과 탱크가 한 몸이 되어 ‘무력’으로 이겨나가는 것이 핵심.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 오브 탱크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로 소위 밀리터리 마니아들을 타겟으로 한 게임이라면 히트는 그러한 기존 마니아들이 화내지 않는(?) 정도의 고증을 지키면서도 보다 빠르고 호쾌한 슈팅 그 자체에 집중한 게임이다.
“아 글쎄 탱크가 몸통박치기도 하고 분신도 만든다니깐요?” 디테일함 속 자유도를 갖는 히트의 플레이
히트의 이번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5 vs 5, 10 vs 10의 전투만 가능했다. 테스트 자체가 철저하게 플레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만큼 세부적인 시스템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전투만으로도 이 게임이 지향하는 부분이 명확하게 느껴졌다.
히트의 정예요원은 탱크의 성능을 올려주는 파일럿으로 활용되지 않는다. 전투에 직접 개입하고 때로는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 된다. 쉽게 말해 정예요원이 갖고 있는 다양한 스킬들을 활용해 단순히 이동하고 쏘는 탱크의 플레이에 개성을 불어넣는 것이다.
각각 능력과 파일럿이 존재한다
요원들은 각각 공격에 특화된 어썰트, 방어에 특화된 디펜더, 다양한 보조 능력 및 화력투사에 집중된 ‘마크맨’으로 나뉘며 탱크 역시 동일한 특성을 갖는다. 요원과 요원이 사용하는 탱크가 강제된다는 점은 다소 아쉽긴 하지만 탱크 역시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등장한 현시대 탱크와 약간의 게임적 요소가 더해진 탱크의 근미래 버전 중 하나를 선택해 운용할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탱크의 무장 역시 현시대 탱크가 현대의 화력전에 어울릴 법한 것들로 갖춰져 있고 근미래는 탱크의 특성을 강화하거나 아예 새롭게 재구성한 무장들로 구성돼 있다.
새로운 자체개발 엔진으로 만들어진 히트, 그래픽 꽤 괜찮습니다
탱크의 전투 방식도 앵커를 박아 적 탱크에게 돌진해 충돌 대미지를 입히거나 보호막을 투사해 짧은 시간 동안의 모든 투사체를 막는다거나, 바닥에 불을 내고, 분신(더미)을 만들어 내는 등 기존의 엄격한 밀리터리 마니아 관점에서는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전투가 가능하다.
막 쏘면 100딜도 10밖에 안들어간다 이 말씀
물론 모든 것이 게임적 요소에만 치중되지 않는다. 전투의 디테일은 월드 오브 탱크의 그것과 맞닿아 있다. 히트의 탱크의 장갑은 각각 개별로 피탄 판정을 받으며 사격 시 각도가 틀어져 적중되거나 장갑이 온전하게 방어할 수 있는 각도로 포탄이 적중되면 탄이 도탄되거나 완벽하게 대미지를 무효화 시킨다.
엔진을 잘 맞추면 도파민 100배
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차의 후면, 특히 엔진룸에 공격을 적중시키면 엄청난 대미지를 줄 수 있고 궤도를 제대로 적중시킬 경우 궤도가 수리되기 전까지 이동이 불가능하며 포탄 수납 부분을 적중시키면 피격 대상의 재장전 시간을 대폭 늘릴 수 있다. 또한 연료가 저장된 부분을 공격할 경우 스킬 활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소실하는 등 그거 탱크의 디테일을 살린 것이 아니라 그 디테일이 실제 전투와도 직결되는 월드 오브 탱크 특유의 리얼리즘 플레이의 진수를 히트도 온전히 이어받았다.
과금 요소도 살짝(?) 볼 수 있었다
실제로 테스트 기간 “이 사람은 월탱 해봤네”를 느끼거나 그렇지 않은 순간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내가 보다 유리한 각도에서 사격하고 상대에게 불리한 각도를 내주지 않게 만들기 위한 탱크의 움직임과 지형지물 이용에서 오는 디테일은 단순한 스킬과 화력 투사로 한 방에 승리하는 기존의 슈팅게임과는 다른 전략적 재미를 제공한다. 특히 숙련자에게 각도를 내주지 않기 위해 스킬로 움직임을 강제하는데서 오는 전략적인 재미는 확실한 히트만의 장점이 될 것으로 보였다.
확실히 새롭긴 한데... 뭔가 찝찝한 이 기분은? 보다 더 디테일한 고민이 필요해
히트는 분명 워게이밍이 가지고 있는 DNA를 가져오면서도 게임적으로 상당한 변신을 시도한 작품이다. 한 마디로 기존 시리즈들의 마니아들은 물론 보다 다양한 유저들을 확보하면서도 ‘오버워치’, ‘발로란트’ 등 다양한 히어로 슈팅 게임의 유행까지 가져가겠다는 전략적인 고민이 엿보인다.
이렇게 아군을 스킬로 보호하면 분명 도파민이 좋긴 한데..
게임의 역사에서 항상 파격적이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때면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날 것인지, 아니면 이를 품을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결국 이러한 고민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게임들은 날선 비판 속에 무너져 갔다. 앞서 언급한 오버워치나 발로란트라는 게임이 세계적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를 넘어서는 게임이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것도 이와 같은 논리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히트가 보여준 게임성을 게임 전체로 놓고 본다면 호불호 중에 ‘호’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탱크라는 소재의 한계가 가져다주는 진입장벽을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시도 자체는 분명 칭찬받아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스킵할 수 없는 궁극기 컷씬은 분명 멋지지만 그 사이에 내 탱크는 격침되고 있다는 슬픈 현실
다만 게임을 즐기면서 가끔씩 다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분명 모양새는 그럴 듯 하고 전투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도 강하게 어필하고 있지만 게임적으로 불필요한 곳에서 과하게 디테일하고 디테일 해야 될 곳을 게임적으로 가볍게 풀어내면서 ‘불편하게 유쾌한’ 그림이 만들어진다. 마치 자신의 증명사진에 SF 영화를 배경으로 넣는 느낌이랄까.
결국 히트가 이후의 테스트나 정식 서비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시도한 파격적인 변화보다도 더 많은 더 많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약 30년 간 전쟁게임 외길 인생을 걸어온 워게이밍이 오늘날까지 사랑을 받는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게임을 함께 즐기고 사랑해주며 파격적인 변신조차도 받아들여줄 마음을 갖고 있는 열정적인 게이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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