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처음은 특별하다. 그런 측면에서 많은 이용자들에게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는 모바일 RPG라는 장르와 처음 사랑에 빠지게 했던 첫사랑 같은 존재다. 2013년 작은 화면 속에서 모험을 떠나던 그 설렘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판도를 크게 흔들었다.
'몬스터 길들이기’는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넷마블에게 '모바일게임 명가'라는 타이틀을 안겨줬고, ‘세븐나이츠’와 같은 게임들과 함께 넷마블이 한동안 '3N'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그렇기에 신작 '몬길: STAR DIVE(이하 몬길)'의 등장은 추억 속의 첫사랑을 현대적인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설레는 재회이자, 동시에 그 이름값에 걸맞은 완성도를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시험대이기도 하다.
‘몬길’은 ‘몬스터’를 길들이는(수집하는) 등 핵심 아이덴티티는 현대적으로 계승하면서도 쾌적한 최적화와 호쾌한 액션성을 앞세워 세련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픽뚫’이 없는 뽑기와 검열 없는 캐릭터 디자인 등 이용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들도 정확히 공략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직관적인 맵 구성과 뛰어난 최적화, 익숙하면서도 준수한 완성도의 3인 태그 액션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게임이라는 기조를 잘 반영하고 있다.
다만 그 이면에는 하드코어한 파밍 구조 등 기대감에 비해 다소 투박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공존하고 있다. 왕도적이기는 하나 매력적이지는 않은 단순한 서사, 최근 트렌드와는 반대인 하드코어한 '몬스터링' 파밍 구조 등 애정이 식게 만드는 요소도 몇 존재한다.
결국 이 게임의 성패는 '몬스터링' 파밍 구조와 재화 수급 문제 등 현재 산적해 있는 이용자들의 불만들을 빠르게 개선하는 것에 달렸다. ‘몬스터 길들이기’라는 IP를 상징하는 대표격 캐릭터인 '미나' 등 인기 캐릭터들이 실장된 이후에도 이용자를 장기간 붙잡아둘 진짜 재미와 매력 포인트를 갖추고 또 증명할 수 있느냐도 포인트다. 어느 정도 기반은 갖춰져 있고 초기 성적도 준수한 만큼 이용자의 목소리를 얼마나 빠르게 게임에 잘 녹여내느냐가 롱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표준의 익숙함을 충실히 따른 호쾌한 액션
먼저 ‘몬길’의 액션은 꽤 준수한 편이다. 업계 표준(?)의 3인 태그 전투 시스템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구조는 다수의 경쟁작들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자칫 천편일률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조작감은 상당히 준수하고 스태미나와 스킬의 쿨타임, 궁극기 게이지 정도를 제외하면 시스템적인 제약이 크지 않아 전투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호쾌함을 선사한다.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받아칠 때의 타이밍 판정도 여유로운 편이라 누구나 쉽게 호쾌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볼 수 있다. 모션도 각 캐릭터 별로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서 만족스럽다. 필드에서의 일반 전투, 보스와의 전투 모두 완성도가 꽤 좋은 편이다.
소소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일반 공격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눌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공격 홀드로 사용하는 일부 기술이 있기 때문에 '오토파이어' 기능을 구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전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피로감이 다소 있는 편이다.
준수한 최적화, ‘픽뚫’ 없는 뽑기의 쾌적함
시각적인 측면과 편의성에서도 장점이 돋보인다. 최근 수십 기가의 용량을 요구하는 모바일게임들이 즐비한 시대에 '몬길'이 보여주는 적은 용량과 최적화 수준은 꽤 주목할 만한 경쟁력이다. PC 버전은 약 10GB 가량, 모바일 버전은 4~5GB 가량이라 부담 없이 게임을 설치할 수 있고, 또 구동도 빠르게 되는 편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은 의외로 굉장한 강점이다.
게임의 구조 상 심리스 오픈월드는 아니지만 맵 사이의 로딩이 없고 워프 속도 또한 매우 쾌적하다. 맵의 구성도 크게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이라 탐험의 스트레스가 적다. 론칭 스펙 기준 후반부(4~5챕터)의 한국 풍의 배경과 스토리, 캐릭터들의 비주얼 또한 상당히 완성도가 높고 인상적이었다. 흔히 중국 게임사들이 '중국풍 지역'을 두 번째 내지는 세 번째 지역으로 보여주는 구성을 의식한 느낌인데 상당히 괜찮은 시도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뽑기의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줄인 '픽뚫' 없음과 스택 및 재화 이월 가능은 후발주자로서 영리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일부 게임에서 복잡하게 꼬아놓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피로감을 이용자들이 호소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고, 특히 '픽뚫'이나 '반천장'이 있는 게임을 했던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생각한다.
이용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하는 검열 없는 캐릭터 디자인도 강점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아직은 대중성과 남성향 기조에 대한 고민이 조금은 엿보이기는 하나, 우선 현재까지는 서브컬처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원하는대로 구현됐다.
다만 모델링의 디테일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풀 옵션 상태에서도 캐릭터 모델링은 경쟁작 대비 아쉬운 면이 보이며, 맵의 배경이나 구성 및 밀도도 평이하거나 아쉬운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시각적 완성도에 민감한 이용자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또 포토 모드의 경우에도 보다 다양한 옵션과 자유로운 설정이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장을 가로막는 견제, 몬스터링 파밍 ‘노가다’의 늪
이 외에도 아쉬움을 일으키는 단점들도 몇 있다. 주말에 몰아서 해도 되는 '부담 없는 게임'을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의 성장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듯한 레벨 디자인 구조, 파밍 구조는 과거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넷마블표 게임들을 했을 때 느꼈던 바로 그것과 동일하다. 보통, 쉬움의 보상이 동일하기 때문에 난이도를 낮춰 플레이 하면 되는 문제라고는 하지만, 재료 자체의 획득 기회와 확률이 극히 낮은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다.
서사적인 깊이나 반복 콘텐츠의 재미 역시 애매한 경계에 서 있다. 스토리 전개는 왕도적인 흐름을 따르지만, 이미 피드백을 수용해 덜어냈음에도 초반부의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연출과 인터넷 상 '밈(Meme)'을 활용한 몇몇 대사들은 유쾌함이 아닌 '오글거림'을 버텨야 하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물론 유머러스함과 촌스러움 사이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이기 때문에 다루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게임의 룩앤필이나 기조가 어느 정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을 의도한 만큼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 준비돼 있는 챕터의 후반부로 갈수록 유치한 연출이 줄어들고 평범해지기 때문에 추후 업데이트 될 챕터들 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여담으로 메인 스토리는 아니지만 첫 픽업 캐릭터인 ‘에스데’의 이벤트 스토리는 너무 짧고 완성도도 부족했는데, 추후 등장하게 될 픽업 캐릭터들의 이벤트 스토리들은 강하게 보강을 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보여줄 수 있는 에피소드나 스토리를 보여줘야 할 콘텐츠임에도 기억에 남지 않는 대사 몇 줄로 지나가는 것이 너무 아쉽다.
챕터 5까지 준비되어 있는 메인 스토리를 모두 마무리 짓고 나면 이용자에게는 몬스터링 파밍이라는 거대한 벽이 기다리고 있다. 몬스터링 파밍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 심지어 운까지 요구하는 실질적인 엔드 콘텐츠인데, 기존 장비와 아티팩트의 파밍에 더해지는 몬스터링 파밍은 피로감을 극대화한다.
원하는 옵션을 최대 2개까지 잠글 수 있는 재화 ‘퓨레’의 수급은 극도로 제한적이고(스토리 엔딩을 보고 나니 30개도 채 되지 않았다) 시스템은 복잡하며 원하는 몬스터링을 찾아내는 필터 기능도 부족함이 있다. 옵션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오죽하면 '병아리 감별사 게임'이라는 이용자들의 푸념이 나올까 싶다. 입수는 쉽게, 종결은 어렵게 하는 방향이 좋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덜어내고 개선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미나’ 실장 그 이후를 견인할 ‘진짜 재미’를 찾아서
'몬길: STAR DIVE'는 준수한 완성도를 지닌 게임이다. 쾌적한 맵 구성 및 진행, ‘픽뚫’ 부담을 덜어낸 뽑기 시스템, 호쾌한 액션 등 분명 매력적인 면이 눈에 띈다. 다만 최근 게임의 트렌드와는 반대인 하드코어한 파밍 구조나 부족하게 느껴지는 스토리의 완성도 등은 아쉽다.
흔히 볼 수 있는 "'미나' 나올 때까지만 한다", "몬스터링 파밍 개선 안하면 접는다"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는 현재 ‘몬길’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위험 요소이자 경고의 메시지다. IP를 상징하는 캐릭터의 실장 이후에도 플레이를 지속하게 만들 '진짜 재미'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기반을 잘 다져놓은 론칭 성과는 무의미하게 될 수도 있다. 지금 나오고 있는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얼마나 빠르게 반영할 수 있을지가 롱런 여부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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