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들 대부분 "내 작품 AI 학습에 사용되면 안돼"... 한국만화가협회, 회원 대상 AI 설문 조사 결과 발표

등록일 2026년06월09일 09시43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국만화가협회는 지난 5월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학습 활용 관련 작가 의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생성형 AI 산업이 빠르게 확장되고, 웹툰과 만화 창작물이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창작자들의 실제 인식과 요구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협회는 창작자들이 충분한 정보 없이 선택을 강요받거나 동의 절차 없이 작품이 활용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기획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7.7%는 현재 조건에서는 AI 학습 활용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동시에 응답자의 81.1%는 공식적인 옵트인 시스템이 마련될 경우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웹툰 작가들이 AI 학습 자체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동의권과 정당한 보상, 투명한 절차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 조사 결과

첫째, 응답자의 67.7%는 현재 조건에서 AI 학습 활용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활용 범위와 보상 조건이 제도화될 때까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응답이 36.6%,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이 31.1%로 나타났다. 반면 “조건 없이 동의한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이는 창작자들이 AI 학습 활용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기보다, 현재 제도와 보상 구조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둘째, 응답자의 90.2%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AI 학습 거부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AI 학습에 자신의 작품이 활용될 수 있다는 불안은 커지고 있지만, 이를 확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절차를 알고 있는 작가는 9.8%에 불과했다. 협회는 이 결과가 창작자와 플랫폼, AI 기업, 정부 사이에 심각한 정보 비대칭이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는 정부가 제도적 기준 마련과 조정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셋째, 응답자의 81.1%는 공식 옵트인 시스템이 마련될 경우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응답은 42.7%, “아마 참여할 것 같다”는 응답은 38.4%로 나타났다. 이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이 AI 학습에 활용되는 것 자체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동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공식적 구조를 요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만화가협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첫째, 창작자 동의 없는 AI 학습은 허용될 수 없다.

창작자의 작품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작가의 시간과 노동, 개성, 세계관이 축적된 창작물이다. AI 산업의 발전이 필요하더라도 창작자의 동의 없이 작품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방식은 정당화될 수 없다.

 

둘째, AI 학습 활용에는 정당한 보상 체계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조사 결과는 창작자들이 AI 기술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자신의 작품이 어떤 범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어떤 대가를 전제로 사용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AI 학습 데이터 활용에 대한 라이선스 구조와 보상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정부와 국회는 창작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

현재 다수의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이 AI 학습에 사용되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거부권 행사 방법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협회는 정부와 국회가 창작자의 동의권, 거부권, 보상권을 명확히 보장하는 입법과 정책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만화가협회 권혁주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창작자들이 AI를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싶다는 가장 기본적인 요구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창작자의 동의 없이 작품을 학습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협회는 창작자의 선택권과 정당한 보상이 보장되는 제도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만화가협회는 AI 학습 거부 방법을 위한 가이드를 제작해 회원들에게 배포하고, 창작자들의 의견을 더 깊이 청취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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