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 발매 직후 나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신개념 중력조종 액션게임 '그라비티 러시'. 플랫폼 전개 초기에 나와 게임성과 화제성에 비해 수백만장이 팔려나가는 게임은 되지 못했지만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라비티 러시의 게임성은 '포켓몬스터'나 '몬스터헌터' 등 가장 많이 팔린 게임들의 차지였던 일본 게임대상 2012의 주인공이 된 것으로 증명된 바 있다.
일본 게임대상 수상 후 KGC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토야마 디렉터를 만났다. 그라비티 러시 개발을 책임진 그는 수상 전 게임포커스와 서면으로 그라비티 러시 개발 과정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토야마 디렉터는 게임대상 수상 소감과 함께 속편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기대를 배신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게임대상 수상, 예상 못 했다
게임포커스: 일본 게임대상 수상 축하드린다. 먼저 수상 소감을 부탁드리고 싶다.
토야마 디렉터: 정말 깜짝 놀랐다. 평소처럼 빅 히트한 게임이 수상할 거라 생각해 소감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시상대에 올라 말문이 막혀 큰일이었다. 성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게임포커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 게임대상은 빅 히트한 게임들이 수상하는 게 관례였다. 이번에 그런 관례를 깨고 그라비티 러시가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토야마 디렉터: 심사위원들, 그리고 일본 게임계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이 형성되었던 것 같다. 일본에서 새로운 IP,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낼 때가 왔다는 거다. 실제 이번 후보작 중 속편이 아닌 오리지널 게임은 그라비티 러시 하나 뿐이었고 그런 면에서 주목받은 것 같다.
게임포커스: 한국엔 몇 번째 오시는 것인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토야마 디렉터: 9년 전에 사이렌으로 KGC 강연을 온 적이 있고 이번이 두번째다.
게임포커스: 뫼비우스를 생전에 만나본 적이 있기에 예전 인터뷰에서 뫼비우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하셔 반가웠다. 그의 작품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좀 더 설명을 부탁드린다.
토야마 디렉터: 그의 작품의 특징적인 실체감, 몽환적인 느낌에 영감을 받았다. 그가 그려내는 미래도시의 느낌, 해저도시의 이미지들. 그리고 역시 부유감각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뫼비우스는 하늘을 날고 공중에 떠 있는 걸 잘 표현하는 작가로 거기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게임포커스: 그라비티 러시에서는 유럽, 북미, 일본 서브컬쳐의 영향이 모두 드러난다. 의도한 바는 무엇인가.
토야마 디렉터: 뫼비우스의 작품은 정말 멋지지만 그런 표현을 그대로 게임 유저에게 전달하기엔 좀 어렵다고 느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친숙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코믹 캐릭터와의 믹스였다. 그 안에서 아메코미(마블, DC로 대표되는 미국 만화)의 세계관과 비슷한 초능력자들의 배틀 같은 느낌도 강하게 의식해서 만들었다.
개발과정, 정말 어려웠어
게임포커스: 플랫폼 발매 전에 PS Vita의 다양한 성능을 살린 게임을 개발하는 건 역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진행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토야마 디렉터: 개발 과정은 정말 어려웠다. 도중에 이대로 해도 안 될 것 같고, 이 곤란을 극복한다고 해도 계속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도 없고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 개발 과정에서 갈등도 있었다. 그래도 결국에는 PS Vita의 도움을 받은 셈이다. 처음에 상정했던 것보다 PS Vita의 성능이 높았기 때문이다.
게임포커스: 비타 성능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했었나? 현재 성능에 대한 평가는?
토야마 디렉터: 만들기 시작했던 시절에는 그저 다음 세대 정도의 칩 정도를 예상했는데 진짜로 들은 대로 스펙대로의 성능이 잘 나왔다. 특히 메모리와 CPU 밸런스가 좋아서 막히는 부분 없이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게임포커스: 게임성과 화제성에 비해 PS Vita 발매 초기에 나와 판매량이 엄청나진 않았다. 아쉬울 것 같은데.
토야마 디렉터: 더 팔렸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비타가 본격적으로 유저들에게 보급되며 꾸준히 팔릴 것이라 생각하므로 길게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좋은 결과 있지 않겠나 한다.
게임포커스: 그라비티 러시를 다른 미디어로 전개할 생각은 없나?
토야마 디렉터: 다른 미디어로 확장된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그런 기획이 나온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게임포커스: 나온다면 일본 코믹풍, 미국 코믹풍 중 어떤 쪽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나?
토야마 디렉터: 기본적으론 역시 일본에서 만들게 된다면 일본 화풍이 기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스토리 도중에 끊은 것 사실, 속편 기대해도 좋다!
게임포커스: 그라비티 러시의 속편을 개발 중이라는 게 사실인가?
토야마 디렉터: 공식적으로는 확정된 바가 없다. 다음 작품 만든다는 코멘트는 공식적으로는 실수로 나간 것이다. 하지만 유저들이 강하게 원하는 걸 내놓고 싶다는 건 공통된 마음으로 그런 기대에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공식적으로는 뭐라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게임포커스: 작중에서 주인공의 기억이 결국 안 돌아오고 끝난다.
토야마 디렉터: 꼭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 공개하는 거지만 사실은 스토리를 다 써 놓고 론칭 시기를 보니 스토리를 다 넣으면 엄청 늦어질 것 같아 스토리를 특정 부분에서 끊었다. 실제로는 더 긴 완성된 스토리를 준비해 뒀었고 나머지 부분도 꼭 다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게임포커스: 사이렌의 속편을 만들 생각은 없으신가?
토야마 디렉터: 만들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사이렌은 솔직히 북미에선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PS3에서 호러 게임을 만드는 건 좀 어렵다고 생각하게 됐다. 안 할 건 아니고 밸런스가 받쳐주는 새로운 플랫폼이 나온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
입체시 안경 같은 거 그런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게임포커스: DLC는 더 안 만든다고 하셨는데 변함 없나?
토야마 디렉터: 스탭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했으므로 만들고 싶어도 DLC는 어렵다.
게임포커스: 주인공 '캣'의 옷을 갈아입힐 수 있는데 종류가 너무 적다는 의견이 많다.
토야마 디렉터: 개인적으로도 옷 종류를 늘리고 싶고 프로듀서에게 꼭 전달하겠다.
게임포커스: 챌린지 미션이 너무 어려워 트로피 획득이 힘들다. 디렉터 본인은 챌린지 미션 성공했나?
토야마 디렉터: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실패했다. 챌린지 미션은 깊이 즐기기 위한(야리코미) 요소로 열심히 할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것이다. 레벨 디자이너 중에서도 상당히 잘 하는 사람의 스코어를 참고로 했다.
게임포커스: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토야마 디렉터: 정말 많이 즐겨주시고 좋은 반응 보여주셔서 감사드린다. PS Vita라는 아직 나온 지 얼마 안 된 플랫폼으로 나온 도전적인 작품을 사서 즐겨주신 거라 정말 게임을 사랑한다는 마음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도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속편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확실한 건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만들고 싶고 기대를 절대 배반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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