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차세대 게임의 미래 - 하복코리아 이주한 지사장

등록일 2013년04월26일 18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해 전세계 게임시장을 이끌었던 주역이라면 단연 모바일을 꼽을 수 있다. 내손안의 PC, 스마트폰의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20대 이상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1%가 넘는 등 21세기 필수 통신매체가 되었고 전 세계 게임사들은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가볍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데 열을 올렸다. 그리고 이러한 스마트폰 게임 열풍은 세계는 물론 국내의 게임 대중화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이러한 모바일의 열풍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전세계 게임업계는 또 하나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차세대기로 불리는 신형 콘솔 플랫폼이다.

기존까지의 콘솔게임기가 하드웨어적인 성능과 게임소프트 유치 확보에만 집중했다면 PS4를 선두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차세대 콘솔 게임기들은 단순한 게이밍 하드웨어를 넘어 본격적인 홈 네트워크 체제를 준비 중이다. 집밖에선 스마트폰이 집 안에선 콘솔 게임기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가장 효율적인 통신매체로 자리 잡은 PC의 영역 밖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콘솔게임기의 미래는 어떨까? 게임포커스는 대표적인 게임엔진 개발자들이 생각하는 차세대 콘솔게임기의 미래를 주제로 연재 칼럼을 준비했다.

변화의 시기는 곧 선택의 시기


요즘 '비디오게임 컨텐츠나 시장'(이후 ‘비디오게임’으로 통칭)을 보고 있으면 예전에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인용하셨던 혁명/혁신이 나타나는 징후에 대한 말씀이 생각난다. ‘혁명/혁신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기존의 세상을 받쳐주는 기준(사상, 이데올로기 등)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나타난다’고 말씀하셨는데 2014년 4월 현재 비디오게임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표현인 것 같다.

현재의 비디오게임은 혼란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콘솔게임 시장을 보면 차세대 콘솔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도 예전보다는 약하다는 느낌이 들고, 온라인게임은 거의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해주던 대작 MMORPG가 이제는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며, 모바일이 득세하면서 시장이 완전히 재편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비디오게임을 주도 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게임’이지만 모바일 게임시장도 경쟁심화로 게임 타이틀의 생명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지속적이고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컨텐츠로써 모바일게임이 가지는 한계가 조금씩 노출되고 있다. 현재의 이러한 외부적인 환경이 비디오게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이러한 변화가 비디오게임의 미래를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비디오게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비디오게임은 현재 시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단점들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진행 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단어는 ‘경쟁’, ‘수익증대’ 그리고 ‘생존’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은 좀 더 차별화된 게임개발을 유도할 것이고, ‘수익증대’는 게임을 제공하는 방식이나 틀의 변화를 유도 할 것이며, ‘생존’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디오게임의 첫번째 미래 변화는 기술발전이다. 개발기술의 진보와 다양화는 가상공간과 실제공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은 치열해진 경쟁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컨텐츠 제작을 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변화는 과거의 그래픽 중심의 차별화에서 벗어나서 게임 유저가 더 현실에 가깝고 풍요로운 경험을 느낄 수 있는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결론은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게임들이 점점 더 현실과 비슷한 느낌의 게임 플레이를 지향하면서 조금씩 시뮬레이션의 영역에 가까워지는 상황이 이러한 예상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변화는 모든 플랫폼들이 하나의 플랫폼처럼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멀티플랫폼 게임’이 게임 컨텐츠의 주류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것이다.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의 당위성은 수익증대라는 게임 개발사들과 퍼블리셔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타계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에서 비롯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멀티플랫폼을 가능하게 만드는 변화의 배경은 현재 모바일 디바이스의 고사양화가 모바일에서도 높은 수준의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지고, 저희 하복(Havok)과 같이 콘솔(PS, Xbox, Wii, NDS), PC, 모바일(IOS, Andorid, Windows), 시뮬레이터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합하는 기술들의 지원이, 전체 인구대비 유저층이 가장 넓은 캐쥬얼 게임 유저들에게 높은 수준의 게임 컨텐츠와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오면서 수익증대를 효과를 거둘수 있게 하고 있다.

물론 멀티플랫폼 게임이라고 함은 게임기획이 단순히 온라인 또는 콘솔게임의 아류로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의 특성에 하나의 게임으로 게임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기획된 게임을 의미한다.

세번째 변화는 비디오게임의 컨텐츠 제공 방식이 ‘판매’의 개념보다는 ‘게임 서비스화’ (Gaming as a service)’라는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변화의 근간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클라우드 서버 또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발달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서비스화(Gaming as a service)란 케이블이나 망사업자, 무선통신 사업자들와 같은 기간망 사업자가 하나의 종합서비스 안에 게임을 포함시켜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다양한 서비스 제공 대가인 수신료를 컨텐츠 사업자에게 분배하여 제공하는 수익사업 구조를 의미한다. 이러한 게임 서비스화의 개념의 확대는 개발사의 입장에서 수익창출의 다변화를 가져오고 보다 안정된 수익창출이 가능한 시장구조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네번째이자 마지막 변화는 컨텐츠 활용도의 다양화다. 비디오게임의 본질은 ‘상호작용이 있는 디지털 컨텐츠 (interactive digital content)’이다. 그래서 이러한 컨텐츠가 실제적으로 재미/놀이에만 쓰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 또는 훈련에도 적용 가능하고 지금도 시리어스게임(serious gaming)또는 기능성 게임이라는 장르로 제한적이지만 조금씩 확장을 하고 있다.

미래에는 ‘기술의 변화’, ‘멀티플랫폼화’, ‘게임 서비스화’라는 기반 위에서 재미/놀이라는 한정된 영역보다는 더 실제적이고 더 수요가 많은 ‘교육’과 ‘훈련’ 분야로 확대가 이뤄질 것이고, 상호작용이 있는 디지털 컨텐츠(interactive digital content) 개발 전문가 집단인 게임 개발사들도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으로 컨텐츠 다변화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글을 통해 현재 상황이 많이 혼란스럽고 어렵지만 지혜로운 선택과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면 미래는 밝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제 작은 바람은 비디오게임 업계에서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시는 모든 분들이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셔서 그분들 깊이 꿈꾸시고 계시는 꿈을 이루시기를 기원한다. 부족한 글을 읽기 위해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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