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대만 내 반한감정, 게임업체 노심초사

대만 진출 국내 게임업체들에 2차 피해 우려

등록일 2010년11월23일 15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실로 어이없는 반한 감정이 최근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 바로 지난 17일 벌어진 태권도 여자 49kg급 경기에서 대만 선수가 실격패를 당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대만 선수인 양수쥔 선수는 베트남 선수와 벌인 경기 중 9:0으로 앞서는 경기에서 종료 12초를 남기고 실격패를 당했다. 양수쥔 선수의 실격 사유는 규정에 어긋난 센서를 부착하고 경기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대만인들이 금메달을 기대하는 종목 중 하나였기 때문에 양수쥔 선수의 실격은 대만인들에게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분명히 양수쥔 선수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이번 실격패가 반한 감정으로 이어진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심판 등 해당 경기에 관련된 한국인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만인들은 이번 양수쥔 선수의 실격패에 한국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 우승 후보인 양수쥔 선수를 떨어뜨리기 위해 주최측인 중국과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태권도연맹에 커다란 힘을 발휘하고 있는 한국의 조직적인 방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이 이번 양수쥔 선수의 실격패와 관련해 관여된 것은 단 하나, 아시아태권도연맹의 홍석천 부회장이 양수쥔 선수의 실격과 관련해 부정행위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한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만에서는 태극기를 불태우거나 한국상품을 부수거나 불매운동을 하는 등 반한 감정이 날로 격해지고 있다. 중남부 지방 상점에서는 한국인을 출입금지 시키거나 물건을 팔지 않고 있으며 TV에서는 감정이 격해진 대만 시민이 한국 제품을 부수는 장면도 보도하는 등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불안한 상황 속에, 대만에 진출한 한국 온라인 게임사들도 반한 감정으로 인해 자사 게임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만에는 CJ인터넷, 넥슨 등을 비롯해 많은 온라인 게임사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이며, 곧 서비스 예정인 게임부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게임까지 다양한 한국 온라인 게임들이 대만 유저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본지가 대만에 진출한 한국 온라인 게임사들에 문의를 해 본 결과,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서비스 중인 온라인 게임에 동접 및 매출감소 등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게임 웹진 ‘게이머닷컴’에서도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순위 급하락 등에 대한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 게이머닷컴 내 온라인게임 순위.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순위 급변동은 찾아볼 수 없다

CJ인터넷은 프리우스를 대만 내 서비스하고 있으며 4분기 내 미니파이터를 서비스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사항에 대해 조사해 보았으나 아직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현재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게임은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들은 영향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타 게임사들 역시 위와 같은 답변을 했으며, 특별한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회사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게임사들은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말을 아끼고 있다. 현재 반한 감정이 스포츠와 연예산업 쪽에서 일어나고 있기에, 온라인 게임쪽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만 일반 시민들에게도 반한 감정이 확산되고 있어 현 상황에 대해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급격한 반한 감정에도 현재 온라인 게임사들에 대한 영향은 없지만, 전혀 없을 것이라는 안심을 해서는 안된다”라며, “업체들과 현지 서비스사들도 유저들에 대한 반응을 수시로 살피는 중이다. 게임쪽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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