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바나나가 개발해 빅스푼코퍼레이션이 서비스하는 상반기 최대 기대작 '레드블러드'가 지난 7일, 공개서비스에 돌입했다.
레드블러드는 인기 만화 '레드블러드'를 원작으로 개발된 MMORPG다. 원작자인 김태형 작가가 AD로 참여하고 초대 게임개발자협회장을 역임한 스타 개발자 정무식 이사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게이머들은 물론 원작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06년, 처음 게임을 공개하고 7년이 지났지만 게이머들의 관심은 식지 않았다. 레드블러드는 오픈하자마자 네이버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게임포커스에서는 빅스푼코퍼레이션 박재우 대표를 만나 레드블러드 오픈 소감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레드블러드, 준비기간에 걸맞는 완성도 자신 있어
게임포커스: 긴 시간 준비한 레드블러드가 마침내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다
박재우 대표: 신생 퍼블리셔로서 힘든 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개발진이나 팀원들이 모두 잘 견뎌 줬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공개서비스는 시작됐지만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공개까지는 준비과정이었고 이제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열심히 해서 게임을 성공시켜야 한다.
기대반 걱정반인 상황이지만 기대가 좀 더 크다. 함께 온라인게임을 만들던 분들이 많이 모바일로 갔지만 우린 온라인게임에 남았다. 온라인게임에서 우리만의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자신도 있다.
그 동안 고생한 고릴라바나나 여러분, 우리 팀원들에게 고맙고 레드블러드가 잘 되어서 양사 모두 성공하는 게 목표다. 해외 계약도 어느 정도 되어 있으므로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해외에도 진출해 세계적으로 잘 되는게 목표이다.
게임포커스: 공개로부터 7년, 첫 비공개테스트로부터도 2년이 흘렀다
박재우 대표: 개발 스케쥴도 있었고 무엇보다 더 나은 퀄리티를 보여드리기 위해 하다보니 시간이 걸렸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잘 완성이 되었고 시기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게임포커스: 공개서비스 시기를 5월로 잡았다. 여름방학 등 성수기를 택하지 않은 이유가 특별히 있다면?
박재우 대표: 대개 5월, 10월이 온라인 게임업계의 비수기로 꼽히는 건 잘 알고 있다. 특히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고 이슈가 많이 생기고 날씨도 좋아 더 어렵다는 게 통설이다.
하지만 우리처럼 중견 퍼블리셔가 대형 업체들과 경쟁을 하기에는 여름방학 등 성수기에 하는 게 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개발일정이 맞아 떨어져서 최대한 빠르게 오픈하려는 거라 시기 자체는 크게 문제가 안 될 거라 보고 있다.
물론 묵혀두었다 여름방학 시즌인 7월에 맞춰서 서비스할 수도 있지만 유저들에게 제대로 평가를 못 받을 수도 있다고 판단한 측면도 있다. 좀 일찍 오픈해서 유저들에게 재미있다는 인정을 받으면 성수기 경쟁에서도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고 봤다.
모바일 대세지만 온라인게임에 기회 있어
게임포커스: 서두에 말씀하셨듯 다들 모바일로 가고 있고 온라인게임 시장은 리그오브레전드가 지배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
박재우 대표: 최근 PC방에 몇 번 가 보니 다들 리그오브레전드 밖에 안 하더라.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건 이유가 있는 것이지만 국산게임들이 힘을 못 쓰는 게 아쉬운 감도 있다.
우리 목표는 리그오브레전드나 블레이드앤소울의 유저들을 끌어오자는 게 아니다. 이런 시장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갖고 있는 게임의 장점들이 잘 전달되어서 온라인게임을 하지 않았던 유저들이 플레이에 참여하게끔 하는 게 목표다. 기본적으로 국내 개발사들이 경쟁사이긴 하지만 다들 잘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의 게임 시장이 규모는 크지만 모바일이나 AOS, MMO, 스포츠, 캐주얼 등 세분화되어 있어서 게임을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시장이다. 개발사들이 모바일로 옮겨가고 우리 같은 중견기업들이 힘들어지면 결국 퀄리티 있는 제품이 나오기 힘들어지는 게 사실이다. 업계가 몇 개 회사로 편중되게 되면 판에 박힌 게임 밖에는 나올 수 없다.
한국 시장을 리그오브레전드가 휩쓸며 시장 상황은 안 좋아졌지만 유저들을 PC방으로 끌어들이는 등 긍정적 효과도 많았다고 본다.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등 대작 게임들이 나오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도 긍정적으로 본다. 침체된 시장에서 리그오브레전드는 물론 다른 회사들이 다 성과를 잘 내면 좋겠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좋은 국산 게임들이 많이 나와서 다시 한국 게이머들이 국산 게임을 즐기게 되었으면 좋겠다.
게임포커스: 빅스푼코퍼레이션은 모바일게임에 관심이 없는 건가?
박재우 대표: 모바일게임을 안 할 수는 없는 시장 상황이고 우리 역시 모바일게임을 몇 종 개발 중이며 완성 단계인 타이틀도 있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매력적인 건 사실이고 앞으로도 전망이 좋다고 본다.
다만 아직은 확신하기 좀 힘든 부분이, 국내에선 카카오톡에 안 올라가면 힘들다 보니 플랫폼에 꼭 들어가야 하는 이슈가 있다. 수익분배, 게임의 지속성 문제가 걸린다. RPG는 좀 다르지만 캐주얼류는 지속성이 짧아서 온라인게임보다 더 극명하게 흥행 실패가 판가름나는 것 같다.
사실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카카오톡에 게임을 올려서 돈을 벌었다는 데가 많지 않다. 우리도 게임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그렇게 게임만 올리고 성공하지 못한 업체 중 하나밖에 안 될 것이다. 이것저것 할 역량은 안 된다고 보고 당장은 레드블러드에 집중할 생각이며 기반이 좀 잡히면 모바일을 포함한 다른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려고 생각 중이다.
사실 레드블러드를 오랜 기간 준비하는 사이에 시장 상황이 너무 급변해서 대처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런 급변하는 시장에서도 여력이 있는 회사들은 시장에 맞춰 알맞는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같은 중견 업체들은 마음은 있었어도 운신 폭은 적었다고 본다.
게임포커스: 카카오톡에 게임이 많아지며 초기와 같은 폭발력은 줄어든 게 사실이다
박재우 대표: 카카오톡도 이제는 마켓의 하나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본다. 게임 수가 너무 늘어나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전세계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국산 플랫폼이 안착하는 건 자랑스러운 일로 좋은 소식이지만 개발사 측면에선 점점 어려워진다.
카카오톡의 상황은 온라인게임 채널링과 비슷하다고 본다. 채널링이 이뤄지던 초기에는 게임에 집중도 해 주고 유저들의 선택도 한정되었지만, 이제는 게임이 너무 많아 선택도 어렵고 채널링 게임에 신경도 덜 쓰게 됐다. 시장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계속 성장할 것 같지만 나눠먹는 파이는 계속 작아지게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골고루 분배되어 동반성장하기보다는 온라인게임에서 그랬듯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가중될 거라 본다.
게임포커스: 게임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요인은 뭐라고 보나?
박재우 대표: 게임의 내용은 기본이고 운도 좋아야 한다. 내실이 없는데 운을 바라는 건 말이 안 되고, 어느 정도 노력과 내실을 갖추고 타이밍과 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레드블러드를 놓고 보면 오랜 기간 만든 게임이다 보니 외형적인 그래픽 면에서 우리보다 좋은 게임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위메이드의 '이카루스'도 그래픽이 아주 잘 뽑혔더라.
하지만 내용, 기획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최고라는 자신이 있다. 레드블러드는 게임을 하면 할수록 괜찮은 게임이라고 느끼게 되실 거라 확신한다.
게임포커스: 모바일로 급격히 옮겨가며 신규 온라인게임이 줄어든 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박재우 대표: 기회를 잡기가 쉽지는 않다. 각종 게임순위를 봐도 기존 게임을 이기는 신작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사람들이 하던게임을 잘 안 바꾼다. 그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극복해야 하는 점이다.
그만큼 게임이 재미를 줘야 하는데 고민 끝에 레드블러드에서는 멀티 타겟팅을 도입해 새로운 전투감각을 제공하면서 힐러를 빼고 물약을 마셔가며 싸우는 전통적인 전투 방식을 도입했다. 조화가 잘 이뤄진다면 새로운 재미를 느끼시겠지만 호불호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리니지'처럼 만들면 게이머들은 그냥 리니지를 하면 되고, 크리티카 스타일로 만들면 게이머들은 크리티카를 하면 되는 거라 우리만의 재미와 장점을 살려야 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선택했다. 전투 뿐만 아니라 깨알같은 재미요소들을 레드블러드 구석구석에 심어뒀으니 그런 부분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빠른 업데이트와 강력한 전쟁콘텐츠 기대해도 돼
게임포커스: 업데이트 계획도 세워두셨을 것 같다
박재우 대표: 오픈 단계에서 세 번 정도 업데이트할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대형 업데이트를 한 번, 중규모 업데이트를 두 번 정도 진행할 계획이다.
3차례의 업데이트를 모두 2개월 안에 진행할 예정이며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 성장곡선에 맞춰서 하려고 준비 중이다. 업데이트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개발자, 운영자들의 경험이 풍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게임포커스: 1차 비공개테스트에 비해 게임의 개성이 조금 줄어든 것 같다고 느끼는 게이머들이 있더라
박재우 대표: 시간이 지나며 다양한 경험을 한 게이머들의 시각이 변한 것이다. 레드블러드 자체는 그래픽이 좋아진 것 외에 크게 바뀐 게 없다. 기존 강점이었던 액션을 더 빠르게 해서 액션성을 키워 개성이 커졌는데 게이머들의 입맛이 좀 바뀐 거라고 본다.
게임 내용은 많이 보완되었다.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며 신선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다.
게임포커스: 대작 MMORPG들 때문에 게이머들의 그래픽에 대한 기준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박재우 대표: 그래픽 등 외형적 요소는 게임 몰입의 중요 요소는 아니다. 몰입보다는 처음에 유저를 끌어모으는 요소로 시간이 지나면 결국 게임성과 재미가 유저들을 잡아두게 된다.
재미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 게임을 가볍게 만든 점도 장점이다. 오픈 버전의 용량은 2.9기가에 불과하다. 40~50기가의 클라이언트 게임을 받았는데 그래픽이 부족하면 열받겠지만 우리 게임은 PC방에서 5분이면 다 받을 수 있다. 동남아 등에서도 이런 부분은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게임포커스: 레드블러드의 핵심 콘텐츠는 전쟁 콘텐츠다. 어떻게 준비했나?
박재우 대표: 레드블러드에서 상시 전장은 계속 운영되며 초반 지역을 벗어나면 PVP가 자유롭다. 길드전도 지원하고 점령전, 공성전 등 PVP 요소가 강한 게임으로 만들었다. 유저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요소를 많이 넣어놨다.
재미있게 만들었다는 자신이 있고 전쟁 콘텐츠로 유저들을 유도하는 구조도 잘 짜 뒀다. 의미없이 무작정 공성전과 점령전을 하라고 해도 적응하기 힘들 텐데 레드블러드에서는 그런 부분을 잘 만들어 뒀다.
대규모 전쟁 콘텐츠는 MMORPG에서 마니악한 콘텐츠다. 그 부분이 하나의 게임에서 리더그룹을 만들고 그 리더그룹이 게임을 끌고 가는 것으로 그걸 해야 하는 당위성을 잘 제공해야 한다. 캐틱터 특성도 딱 나눠져 있는데 캐릭터마다 쓰는 스킬, 액션 등이 다 다르다. 그런 부분에 익숙해지도록 가르치면서 상황에 맞게 쓰일 캐릭터들을 고르게 구성햇다.
게임포커스: 첫날 반응이 무척 좋았다. 유저들에게 이런 부분을 집중해서 즐겨달라는 조언을 부탁드린다
박재우 대표: 특히 전투 부분을 집중적으로 즐겨주시면 좋겠다.
하지만 그에 앞서 한 부분만 보고 좋고 싫고를 판단하지 마시고 기획자들이 만든 큰 숲을 보고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 가문 시스템을 통해 한 캐틱터만 강하게 키우는 게 아니라 가문을 강하게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로 설계되어 있다. 넓은 시각에서 게임하시는게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다.
레드블러드는 종합 패키지면서 부분 부분도 잘 만든 게임이다. 하나의 요소만 보시기보다는 전체적인 큰 그림, 숲을 보고 플레이하셨으면 좋겠다.
레드블러드를 오랫동안 기다리신 분도 있고 처음 접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최근 한국 게임들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고 중국게임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레드블러드는 100% 한국 개발자들이 한국 게이머들 정서에 맞게 만든 게임이다.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시각에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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