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게임즈가 개발,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액션 RPG '던전스트라이커(이하 던스)‘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다소 침체되어 있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외산게임인 LoL에 점령당한 국내 온라인게임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12년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던스’는 아이덴티티게임즈가 ‘드래곤네스트’ 이후 선보이는 차기작으로 쉽고 빠른 플레이, 화려한 전투로 유저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을 4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레드오션이라고 평가받는 액션RPG장르에서의 성과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디아블로3’, ‘아키에이지’도 넘어선 ‘던스’˙˙˙˙ 인기 이유는?
최근 서비스를 실시한 게임들이 모두 초반 반짝 흥행 이후 연이어 10위권 수성에 실패, 기존 장수 게임들의 벽을 넘지 못한 가운데 비록 국내 시장에서의 흥행엔 실패했지만 유저들로부터 액션성을 인정받은 전작 '드래곤네스트'의 개발사가 만든 '던스'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감은 서비스 시작 첫 날부터 각종 지표를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던스'는 서비스 이틀 만에 전체 점유율 2.01%(장르 내 점유율 7.58%)를 기록하며 ‘디아블로3’를 넘어서는가 싶더니 어느새 ‘아키에이지’의 인기도 넘어서며 21일 기준 전체 점유율 2.89%(장르 내 점유율 9.56%)를 기록,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블레이드&소울’, 넥슨의 ‘피파온라인3’과 ‘서든어택’,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를 서서히 추격하고 있다. 이는 상위 10위권 안에 최근에 서비스를 시작한 신작게임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간이 갈수록 계속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어 '던스'가 확실한 인기게임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유저들이 ‘던스’에 흥미를 가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풀이된다. 첫째는 복잡한 조작방식과 긴 플레이시간으로부터 탈피 초반 레벨업의 지루함과 답답함을 덜어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메인 퀘스트를 마무리하는 시점의 45레벨 시점까지의 플레이 타임이 상당히 짧은 편에 속하며 스킬 역시 액티브 스킬 보다는 패시브 스킬을 활용한 플레이가 주가 되기 때문에 스킬의 쿨타임을 일일이 하나씩 파악해야 되는 기존 RPG와는 달리 전투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충실히 만들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바로 표현기법이다. ‘던스’의 캐릭터는 8등신이 아닌 2등신의 SD(Super Deformed) 캐릭터로 표현됐는데 액션 RPG에서 빠질 수 없는 고어효과 역시 최대한 캐주얼하게 표시해 상대적으로 게임의 숙련도가 낮은 캐주얼 유저들이나 RPG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 유저들이 거부감 없이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는 바로 자신이 직업스킬을 이용해 원하는 대로 전직할 수 있는 무한 전직 시스템이다. 기존 RPG는 한 번 캐릭터가 정해지면 제한적인 성장만이 가능했지만 ‘던스’에서는 그러한 모습에서 탈피해 일정 레벨이 되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으며 해당 직업의 스킬을 ‘계승’시켜 싸울 수 있다.
이러한 무한전직 시스템은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데 마법을 사용하는 ‘위저드’ 캐릭터와 극단적인 공격성향의 ‘버서커’ 캐릭터를 활용한 ‘아케인 버서커’, ‘워리어’와 ‘위저드’를 활용한 ‘평타워리어’등 다양한 조합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전직과 계승 시스템은 기존 게임들의 고질적 문제인 밸런스 문제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스킬 연구에 따라 전혀 다른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본적으로 캐주얼 게임을 거부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지키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는 아니지만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차근차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던스’의 상승세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특히 같은 장르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던전앤파이터’, ‘디아블로3’, ‘크리티카’의 인기를 일찌감치 넘어선 만큼 액션 RPG게임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유저수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및 동일 장르의 게임과는 다르게 유저수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이러한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빠른 콘텐츠 수급과 안정된 서비스가 승패를 좌우할 것
물론, 승승장구하며 연일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던스’에도 해결해야 될 과제가 있다. 바로 불안정한 서비스와 콘텐츠 수급 문제다. 현재 ‘던스’는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한 월드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많고 적절한 인구 유지를 위해 유동적인 캐릭터 생성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황금시간대라고 할 수 있는 저녁시간대나 휴일에는 접속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빠른 콘텐츠 수급 역시 ‘던스’의 향후 운명을 결정지을 중요한 부분이다. 레벨업이 상당히 빠른 만큼 상당히 많은 유저가 현재 단계의 엔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4가지 속성의 ‘악몽 던전’과 타임어택 던전인 ‘시련의 탑’을 즐기고 있는데 직관적인 플레이가 기본이자 전부인 FPS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플레이 패턴을 고려해야 되는 RPG의 경우 반복되는 유형의 콘텐츠 유입은 향후 ‘던스’의 인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콘텐츠 도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부동의 1위 '던파' 누르고 RPG 시장 활기 되찾을까?
그간 테라 외에외는 이렇다 할 히트작을 서비스하지 못했던 한게임이 '크리티카'에 이어 '던스'까지 연달아 성공시키면서 퍼블리셔로서의 역량을 재검증받고 있다. 특히 신작이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온라인게임 시장이 위축되어 있고 게임 하면 카카오톡 기반의 모바일 게임을 먼저 생각할 정도로 모바일 게임의 위상이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에서의 성적이어서 한게임의 이러한 성적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크리티카'의 경우 '던스'의 출시로 다소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만큼 '던스' 역시 시장에 안착시킨다면 오는 8월 분사를 하는 한게임의 향후 게임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사행성게임 방지 대책으로 보드게임에 대한 의존율이 약화된 상황에서 모바일 게임과 스포츠 게임으로 사업을 다분화 시킨 한게임이 RPG까지 흥행에 성공시키면서 향후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갖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NHN 온라인게임사업부 조현식 부장은 "탄탄한 게임성을 토대로 핵앤슬래시의 묘미를 잘 살려 코어한 유저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것은 물론, 쉬운 조작에 친근하면서도 강력한 매력을 뿜어내는 캐릭터성으로 여성 및 초보 유저 등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던스는 단기간을 바라보고 만든 짧은 인기를 얻는 게임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거대한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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