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천재개발자 이나후네 케이지가 '소울 새크리파이스' 한글판 발매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이나후네 케이지의 이번 내한에는 소울 새크리파이를 함께 개발한 3사, 이나후네 케이지가 이끄는 콤셉트(COMCEPT),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마벨러스AQL의 핵심 개발자들이 함께했다.
SCEK는 6월 20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소울 새크리파이스 한글판 발매 기념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나후네 케이지를 비롯해 내한한 개발자들이 전원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SCEK 카와우치 시로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소울 새크리파이스는 이나후네 케이지씨를 비롯한 일본의 개발 드림팀이 만들어낸 걸작"이라며 "PS Vita를 대표하는 헌팅 액션게임 소울 새크리파이스 한글판을 마침내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다음은 소울 새크리파이스 개발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먼저 한국을 방문한 소감을 들려주시기 바란다.
이나후네 케이지: 귀무자2 이후 간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SCE 덕분에 다시 한국을 찾아 한국 팬 여러분과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WWS 모토무라 켄타로 프로듀서: 기념할 만한 한글판 발매일에 이나후네씨와 함께 한국을 찾아 기쁘다. 소울 새크리파이스는 일본에선 3월에 발매된 후 시스템 업데이트, 몬스터 추가 등이 이뤄지며 여전히 인기를 유지 중인 타이틀이다. 한국판에도 그런 부분을 적용해 일본 이상으로 열기를 만들어 가고 싶다.
WWS 토리야마 테루유키 협력 프로듀서: 일본판 발매 후 한글판을 내달라는 목소리가 많아 그 목소리에 응답하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결실을 맺게 되어 다행이다. 멀티플레이 등 즐길 거리가 많은 타이틀이니 한국 분들도 많이 즐겨주시기 바란다.
콤셉트 시모카와 테루히로 디렉터: 타이틀에 '소울'이란 말이 들어간 만큼 혼을 담아 만든 게임이다. 그 혼이 한국 유저들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
특히 다크한 판타지 세계관이 매력적인 작품이니 스토리나 세계관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스즈키 잇테츠 개발 디렉터: 한국에 게임을 내는 건 두번째인 것 같다. 여기에 올 수 있게 해준 SCEK 스탭들, 로컬라이즈 스탭들, 마벨러스 스탭들에게 감사드린다.
Q: PS Vita 플랫폼으로 개발해 본 소감은 어떤가? 개발자 입장에서 PS Vita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나후네 케이지: 소울 새크리파이스는 2년 정도 걸려 만들었다. 새로운 하드웨어로 만드는데 2년이면 꽤 빠르게 진행한 거라고 본다.
PS Vita는 게임을 만들기 편한 하드웨어였다. 소니에게 좋은 말을 해주려는 는 게 아니라 정말 개발하기 편한 환경, 작업하기 즐거운 하드웨어였다.
추가로 소니의 서포트가 매우 강력했다. 캡콤에서 만들 때는 서드파티였는데 이번에 퍼스트파티로 해 보니 '이런 것까지 서포트가 되는구나' 싶을 정도로 강력한 서포트가 있었다. 캡콤에서 만들었다면 2년이 아니라 2년 1개월이 걸렸지 않을까나?(웃음)
앞으로 PS Vita만이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하드웨어로 계속 개발해 나가고 싶다.
Q: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시모카와 디렉터: 소울 새크리파이스는 몬스터 개발 시 배경스토리부터 만들고 설정을 끝낸 다음에 몬스터의 디자인과 움직임 등을 만드는 독특한 구조로 작업을 진행했다. 일반적인 프로세스의 반대로 진행한 것이다. 이런 독특한 프로세스가 잘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준 몬스터가 켈베로스다. 켈베로스가 잘 나온 걸 보고 이런 방식도 되겠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켈베로스에 가장 애착이 간다.
Q: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쉬운 게임들이 많이 나오는 시대다. 소울 새크리파이스는 하드코어 유저들을 위한 작품으로 보이는데 하드코어한 게임과 캐주얼한 게임의 장단점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나후네 케이지: 스마트폰 플랫폼의 캐주얼 게임은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게이머들은 양쪽을 다 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한다. 하드코어한 게임을 한다고 캐주얼 게임은 절대 안하는 건 아니다. 둘은 전혀 다른 감각이므로 딱히 비교하고 싶진 않다.
하드코어 게임이라고 해도 시대가 바뀌며 개념이 좀 변했다고 본다. 과거엔 몇시간, 수십시간 몰아서 하는 게임이 많았지만 소울 새크리파이스는 하드코어 유저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 번에 5~10분 플레이로 충분한 작품이다. 캐주얼 유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하루에 30분 정도 하고 그만둬도 되는 게임이지만 하드코어 게이머라면 더 파고들어 즐기는 시스템을 준비해 뒀다.
'윈드러너' 같은 게임은 나도 하는데 2~3분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시대가 그런 즐거움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가는 것도 분명 있다. 그 사이에서 윈드러너와는 다른 즐거움을 소울 새크리파이스가 제공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의 하드코어 유저들이 PS Vita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 유저들도 윈드러너같은 게임과 소울 새크리파이같은 게임을 모두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Q: 일본게임에는 미래가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는데 소울 새크리파이스는 뭐가 다른 건가?
이나후네 케이지: 미래가 없다고 한 적은 없다. 미래는 있지만 끝났다고 한 적은 있다. 5년쯤 전인 것 같다.
일본게임이 세계를 제패하던 시기는 끝났다는 말로 이제는 더 이상 일본게임이라는 이유로 게임을 사고 플레이해주는 건 있을 수 없다는 걸 과격하게 표현한 거였다. 그 말이 세상에 널리 퍼져 나도 유명해졌다는 걸 실감했다.
지금은 일본 게임의 미래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나를 고민하는 시기다. 일본 게임을 다시 세계에 짠 하고 보여주기 위해서는 일본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 유럽, 한국에서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 크리에이터들도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소울 새크리파이스를 시작으로 일본 게임이 아직 살아 있다고, 아직 잘 만든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Q: 소울 새크리파이스를 개발할 때 기존의 일본 게임들과 차별점을 두려 노력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나후네 케이지: 그저 예쁜 디자인은 기피하는 등 기본 문법들에서 좀 벗어나려고 한 건 맞다. 그로테스크한 캐릭터들, 재미있는 캐릭터들을 추구했고 주인공들도 마법을 쓰면서 몸이 변하는 등 애니메이션적인 장점은 가져가면서 뻔한 캐릭터는 되지 않도록 만들려 했다.
시모카와 디렉터가 설명한 것처럼 캐릭터 작성 시 스토리부터 짜고 설정 짜고 외관과 움직임은 그 다음에 만드는 일반적인 과정의 정반대 과정을 밟았고 이건 일본에선 꽤 특이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Q: 한 게임 안에 다양한 장르의 성격이 섞이고 플랫폼도 다양해지는 등 개발 환경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이나후네 케이지: 나는 복잡한 걸 아주 좋아한다. 평소 현실에 안주하는 것보다 도전을 좋아하는 편이다. 속편만 만드는 창작자도 많지만 속편만 만드는 게 아니라 다양한 걸 만드는 게 좋다. 속편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들이 즐길 게임부터 피가 철철 튀는 게임까지 다양하게 하고 싶다.
변화하는 환경을 보면 숙제를 받은 느낌이다. 아까의 하드코어, 캐쥬얼 게임 이야기도 그렇고 플랫폼의 다양화나 장르가 섞이는 것도 그렇고 시대의 숙제를 받았으니 앞으로 풀어갈 것이 기대된다.
더 재미난 게임을 만들기 위한 시대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셜, 캐주얼 게임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Q: 4개의 DLC를 발표했는데 얼마나 더 낼 건가? 소울 새크리파이스의 일본 시장에서의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모토무라 프로듀서: DLC는 유저들의 요구가 많아 일본과 같이 내려고 생각 중이다. 로컬라이징 작업이 있어서 시간은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몬스터 추가 외에도 유저들의 요청이 많아 시스템 업데이트도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선 발매한 지 3개월이 지났다. DLC로 몬스터를 추가하고 유저들의 요구에 응해 시스템 업데이트도 하며 호평 속에 해 나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소울 새크리파이스 관련 생방송을 하고 왔는데 반응을 보니 아직 열기가 식지 않았더라. 다음 주에는 아키하바라에서 게임대회도 하는데 한국에서도 소울 새크리파이스의 인기가 높아져 언젠가 세계대회를 하면 재밌을 것 같다.
Q: 판타지 기반인데 보편적인 판타지가 아니라는 점이 독특하다.
시모카와 디렉터: 개발 초반부터 왕도 판타지를 만들자고 생각했고 거기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다. 지만 왕도로 가면 뻔해질 수 있으므로 어떻게 새롭게 만들지를 고민했다. 판타지를 각색하되 여러분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왕도와 새로움은 모순된 것이지만 그걸 잘 해결한 데에서 새로운 게 나온다고 생각했고 노력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나후네 케이지: 한국 기자들을 만나면 일본어를 알아듣는 이들이 많아 이야기가 빨리 진행되어 재미있다.
전부터 한국에는 주목해 왔고 다양한 의미로 협력하며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오늘 온 멤버들은 대개 처음 한국을 찾았고 금방 돌아가야 하지만 짧은 시간이지만 한국에서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앞으로도 한국 유저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소울 새크리파이스를 한 분이라도 더 즐겼으면 좋겠고 로컬라이즈를 통해 한국 유저들이 즐길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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