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던 결과였다.
오늘(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유영구) 이사회에서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제 9구단 창단 승인이 보류됐다.
KBO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유영구 총재와 8개구단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 1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사회는 9구단을 창단한다는 기본적인 내용에는 합의했지만 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에 대해서는 승인을 보류했다. 9구단 창단건은 롯데구단이 반대를 했으나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 사장들이 모두 찬성해 무리없이 통과됐다.
엔씨소프트측은 이사회를 이틀 앞둔 지난 9일, "창단 발표 뒤 회사의 재무자료나 김택진 대표 개인사 등이 공개되면서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운영 능력이 어느 정도 증명됐다고 본다. 여론도 그렇게 보는 것 같다"며, "창단 주체로 확정지어달라는 말은 아니지만 이사회에서 우리를 우선협상자로 올려놓고 논의해달라"며 엔씨소프트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해달라고 KBO에 요구했다.
엔씨소프트 외에 2개의 기업이 9구단 창단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알려지지 않은 2개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엔씨소프트가 KBO에 우선 협상권을 달라고 요구했던 것.
그러나 이날 KBO 이사회는 엔씨소프트의 우선협상권 요구를 거절하고 동일한 조건에서 9구단 창단 심사를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기존 8개 구단 체제에서 아홉 번째 구단이 리그에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 것에 의미가 크다"며, "새로운 심사 기준을 만들어 2월 안에 이사회에서 신생 구단의 창단 자격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사무총장은 또 "엔씨소프트 외에 2개 기업도 창원시를 연고로 한 신생팀 창단 신청서를 냈다. 이들 3개 기업이 경쟁하며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 아홉 번째 구단으로 탄생할 것"이라며, "기존에 심사 기준은 해당 기업의 매출액과 종업원수 등으로 단순했다. 하지만 새로운 심사 기준에는 재정 안정성과 지속성, 야구 창단 의지 등 아홉 번째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세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9구단 창단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프로야구 9구단의 창단 승인을 원점에서 다시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그 동안 엔씨소프트가 9구단 창단 주체로 꾸준히 거론되며 게임업계를 비롯해 야구계 조차 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을 낙관해 왔으나 이번 KBO 이사회의 결정으로 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야구 관계자들은 KBO가 제 9구단 창단 분위기가 무르익자 창단을 희망하는 기업들간에 경쟁을 부추겨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엔씨소프트의 창단 승인을 보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KBO가 엔씨소프트의 우선협상 요구를 거절하고 엔씨소프트의 9구단 창단 승인을 보류한 것은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 준비가 생각보다 완벽하지 못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어찌됐든 9구단 창단에 있어 엔씨소프트는 유리한 상황에서 벗어나 나머지 기업들과 동일한 선상에 놓이게 됐다. 더구나 엔씨소프트 외에 나머지 2개 기업은 언론에 공개 되지 않아 이미 모든 창단 조건이 밝혀진 엔씨소프트가 9구단 창단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도 있다.
엔씨소프트측은 "제9구단을 허용하겠다는 결정을 환영한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창원을 연고로 하는 아홉 번째 구단 창단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구단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는 재정 증빙 자료를 제출했다. 2개 기업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9구단이 될 수 있도록 창단 관련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