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종사자들이 느끼는 게임 산업의 전반적인 느낌은 어떨까요?
창간 4주년을 맞은 게임포커스가 다소 특별한 기획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등 판교에 자리 잡은 주요 게임사들의 사전 협조와 게임포커스의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지난 9월 2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약 4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심장' 판교에서 근무하는 게임인들의 생활과 게임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함께 살펴보시죠.
* 전체인원에 대한 조사가 아닌 만큼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미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표본 오차는 ± 1% 입니다.
설문조사 참여자 분포
일반적으로 판교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남녀성비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의 참여비율이 높았습니다. 위에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연령별 비율은 남녀 모두 31세 ~ 35세의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주로 30세에서 40세까지의 비율이 높았던 남성에 반해 여성은 25세에서 35세까지의 비율이 높았습니다. 20세에서 25세까지의 젊은 남녀 비율 역시 8%에 달하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남성의 경우 기혼자의 비율이 높았지만 여성은 미혼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학력은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학력 역시 큰 관심사인데요. 남성의 경우 대졸 학력의 남성의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과 다르게 여성은 학력 분포가 고르게 나타났는데요. 여전히 대졸 학력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전문대와 고졸 학력의 종사자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학원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은 이번 설문 조사에 참여하지 않아 남성과 여성 모두 0%로 나타났습니다.(이번 조사에 응답을 하지 않았을 뿐 대학원 이상의 학력자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
업무의 종류는 남녀 모두 기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타로 응답한 응답자들은 기획, 경영자, 홍보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으며, 기타를 제외한 다른 직업군에 남녀 모두 고른 분포를 보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최근 개발트렌트는 흥미로운 점이 많은데요. 다양한 협업이 기본이 되는 게임개발에 있어 보다 서로의 의견을 잘 전달하기 위해 추가적인 업무 숙달을 개발자들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스코드를 이해하는 기획자와 기획서를 이해하는 프로그래머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에 대한 의견 충돌이 많은 게임 개발의 여건을 고려해봤을 때 굉장히 효율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업계 종사자의 이직률은
우리나라 전반적인 직종 중 이직률이 상당히 높은편에 속하는 게임업계 종사자의 이직률은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남성의 경우 세 번째 직장이라고 응답한 확률이 전체의 과반수를 넘었으며 여성의 경우 네 번 이상의 이직을 경험해본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앞서 공개한 연령 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다수가 30세~35세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평균 3.5~4년에 한 번씩 이직을 하는 것이지요. 남성의 경우는 군복무 기간이 포함되는 만큼 전체적인 평균보다 1년 정도 빠른 평균 2.5~3년에 한 번씩 이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은
게임 개발사들의 판교 입주가 가속화되면서 출퇴근 시간 역시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큰 관심사인데요. 남성 응답자의 경우 버스와 지하철을 함께 이용하는 사람과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여성 응답자의 경우 버스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버스와 지하철을 함께 이용하는 사람, 그 다음이 자가용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가용 이용자가 많다는 것은 기업의 최대 주차한도를 초과해, 주차권을 확보하기 위해 투표까지 진행하는 현재 판교 게임업계의 상황에 비춰볼때 다소 의외의 설문조사결과입니다. 이는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근처에 사는 사람들끼리 한 차를 함께 타며 거기에서 발생하는 부대비용을 분담하거나 카쉐어링과 렌트/리스 시장이 늘어난 현재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의 합리적 소비성향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의 경우 응답자들의 대다수가 1시간 ~ 1시간 30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야근 횟수 및 평균 근무 시간은
근무 시간 및 근무환경, 연봉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선 남성과 여성 응답자 모두 비슷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게임 개발의 필수 항목이라고까지 불리는 야근 횟수에 대해선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주 2회의 야근을 한다고 대답했는데요. 그 이외의 항목에선 여성보단 남성의 야근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근무 환경 및 연봉 만족도는
근무 환경 부문에서는 남성과 여성 응답자 모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대답했지만 연봉과 관련해선 남성과 여성 모두 대부분의 응답자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직군에 따른 만족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체로 개발 직군에서 만족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고 있나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여가 시간 활용에 대해선 남성 응답자의 대부분이 게임과 취미생활을 즐긴다고 답했습니다. 여성 응답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남성과는 다르게 취미생활을 게임보다 더 우선시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남은 일을 마무리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없지는 않았다는 부분은 주목할 만한 결과였습니다.
좋아하는 게임 장르의 경우 전반적으로 고른 답변이 나왔지만 남성은 MMORPG가 가장 많았으며 여성은 퍼즐 장르를 가장 즐겨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응답을 고른 게임 장르로는 남성이 퍼즐, 여성이 FPS/TPS와 시뮬레이션 장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게임규제법에 대한 생각은
판교 게임종사자들의 절대적인 반대표가 예상되었던 게임규제법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남성 응답자 부분에서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성 응답자의 100%가 정부가 현재 시행하는 정부의 게임 규제 정책에 대해 걱정 된다는 답변을 한 반면 남성 응답자들 중 적지 않은 응답자들이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인데요. 무기명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인 만큼 찬성에 투표한 이들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규제법에 대한 각개각층의 전문가들이 발언했던 “내용은 문제가 있지만 취지에는 동감한다”는 내용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산 지스타 괜찮은가요
서병수 시장 당선과 함께 올 상반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지스타 부산개최 여부에 대해선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반대한다는 응답을 보였습니다. 반대의견이 50%를 넘지 않았던 남성 응답자에 비해 여성의 응답자는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는데요. 반대의 이유는 여러 가지게 있겠지만 대표적인 '반게임인사' 서병수 시장의 당선 및 서울과 판교의 거리적인 문제, 지스타 참관비용을 제외한 숙박비, 교통비와 같은 부대비용의 증가와 같은 비교적 현실적인 문제가 투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매년 성공적인 관람객 유치를 이어나가고 있는 지스타, 지스타 부산 개최를 반대하는 판교 민심이 지스타 개최지 변화라는 사건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래를 책임질 핵심 게임산업은
미래의 게임 산업을 책임질 핵심 게임 산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남성과 여성 응답자가 각기 다른 답변을 했습니다. 남성 응답자의 경우 전체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 게임 및 요즘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VR/AR과 같은 다양한 체험형 기술을 선택했으며 여성 응답자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게임 산업을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핵심 산업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한편, 저득표가 예상되었던 콘솔 부분에서는 여성 응답자에서 0%가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왜 게임업계에 종사하시나요
마지막 설문조사는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항목으로 결정했습니다. 바로 ‘내가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이유는?’ 인데요. 어느 정도 답변이 예상되었듯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이유로 ‘게임’이 좋아서라고 답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근무환경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주시했던 것은 그 외의 이유로 게임 산업을 찾는 사람의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를 보는 것이었는데요. 남성의 경우는 주변 친구 및 지인의 권유와 추천으로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율이 8%나 있었으며 여성의 경우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8%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의 경우 게임은 열정만으로도 충분히 게임 산업에 뛰어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산업이 커지며 '게임'만 좋아해서는 성공하기가 힘든 시대가 됐습니다. 새롭게 게임산업에 뛰어들 20대 청년들에게 과연 게임 산업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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