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EA(ELECTRONIC ARTS)의 '심시티빌드잇'은 모바일용으로 재설계된 완전히 새로운 심시티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아름답고 독창적인 나만의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도시가 성장할수록 시민들의 요구 사항도 많아지는데 이에 잘 귀 기울이고 균형적인 도시로 키워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건물을 전략적으로 배치하여 세금을 걷고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으로 구현된 나만의 도시를 화면을 상하좌우 이동, 확대/축소, 360도 회전하며 감상할 수 있으며,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도시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손 안으로 들어온 EA의 명작 시뮬레이션 게임 '심시티' 시리즈의 명성 답게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심시티 빌드잇'을 이번 돌직구 게임으로 선정했다.
문재희 기자
심시티 빌드잇을 처음 접했을 때, 단순히 자원을 뽑아내고 건물을 짓는 것에만 치중하는 시간 죽이기 식의 흔한 웹-모바일 소셜 게임으로 보였다. 혹은 심즈의 모바일 버전 '심즈 프리 플레이'의 초창기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심즈 프리 플레이는 무척 제한적인 콘텐츠 만을 제공해서 재미를 떨어뜨렸는데 이후 기존 심즈에서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추가되어 훌륭한 모바일 이식버전의 모습을 갖췄다).
심시티 빌드잇은 기존 PC버전과 비교했을 때 콘텐츠의 양과 깊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지만 모바일 플랫폼 내에서 도시 경영의 재미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복잡하지 않은 시스템을 구현해냈다. 일면 단순해 보이는 생산 구조 및 시스템은 단계를 거듭하며 점점 깊이 있는 구조를 취하게 되고, 이는 플레이어를 보다 효율적인 도시 설계를 위한 '즐거운'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심시티 빌드잇에서는 도로만 지나가면 지형과 환경에 관계없이 마음대로 건물을 배치할 수 있고 생활 필수 시설만 갖추면 되며 환경 오염 범위에 닿지만 않으면 주거용 건물은 마음껏 지을 수 있다. 기자가 기억하는 PC버전 심시티의 복잡했던 조건들이 사라져 한편으로는 편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플레이어가 시정 자체에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드는 바람에(세율 조정 등) 꽤나 캐주얼한 모바일게임이 되었다.
모든 게임이 그러하듯이 초반에는 무리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심시티 빌드잇은 도시 레벨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시설과 재료, 산업 기반을 요구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섣불리 건설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실을 너무 잘 반영한 나머지 시 보유 자산이 마이너스로 넘어가지 않을 뿐, 수입원이 거의 없어 금세 자금 부족으로 시달리게 된다.
또 소셜 게임의 단순한 콘텐츠로만 여겨졌던 자원 생산 시스템은 레벨 업과 함께 점점 심화된다. 원료 발굴에서 시작하여 제조와 가공 단계까지 모두 돌봐야 하는 치밀한 시스템은 힘들게 플레이하면서도 무척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첫 허들은 높지만 기반이 잘 짜인 게임인 만큼 꾸준히 할 만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한줄평: 레벨 업이 달갑지 않은 게임, 하지만 재난 콘텐츠가 있다는 것 만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박종민 기자
모바일하고는 큰 인연이 없어 보이는 EA에서 간만에 기대되는(개인적으로) 작품을 출시했다. 1989년 처음 출시된 이후 많은 시뮬레이션 마니아들에게 사랑 받아온 '심시티'를 모바일에 맞게 디자인한 '심시티 빌드잇'이다.
게임은 '심시티'가 가진 특징을 그대로 모바일에 반영했다. 유저들은 지형과 환경오염, 교통 상황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체계적으로 도시를 발전시켜 나가야 된다.
소셜 요소를 가미하고 있는 만큼 게임은 전체적으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유저들의 거부감도 덜하다는 것이 장점일 수도 있지만 꾸준한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모이지 않는 재화에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부분유료화 보다는 완전한 패키지 게임 형태의 모바일 게임이 나왔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소셜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다양한 변수를 가진 모바일 환경을 고려한 오프라인 모드의 도입도 눈에 띈다.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치팅' 문제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내가 플레이한 게임의 진행 상황을 다시 온라인이 됐을 때 반영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편의기능인 만큼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실 게임에 대한 많은 설명을 할 수도 있지만 '심시티'는 이름 하나 만으로 모든 설명이 끝나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대표주자다. RPG가 범람하는 요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어렸을 적 심시티를 겪어보기 힘들었던 요즘 세대 청소년들과 이제 모바일 환경에 적응을 시작한 실버세대들에게 '심시티'는 부담 없이 권하고 싶은 게임이다.
한줄평: PC버전의 감성을 그대로 '심시티 빌드잇'
신은서 기자
'심시티 빌드잇'은 EA의 대표작 '심시티'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원작의 요소를 최대한 끌어오면서 모바일 디바이스에 맞게 변형한 것이 특징이다.
그저 도로를 그리고 거기에 대강 땅을 짓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건물에 따라 심시티 내의 주민인 심들의 행복도와 수준이 달라지고 주민들의 수준에 따라 건물의 수준도 달라지는 지독하리만치 리얼한 현실을 담은 심시티를 그대로 모바일 디바이스로 가져온 것이다(타워 팰리스는 아무데서나 짓지도 못하고 아무나 살 수 없는 현실을 너무 잘 반영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묘미는 재료를 모아서 건물을 발전시키는데 그 누구도 이 건물이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이 요소는 재료를 모아서 건물을 발전 시키면 돈과 경험치를 얻게 되는 이 게임의 심플한 게임 방식과도 잘 맞아 떨어져 다음 건물이 뭐가 나올지 궁금하다는 생각에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건물을 마구잡이로 지었더니 레벨 업과 함께 나의 도시에 큰 재앙이 닥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게임 초기에는 신경 쓸 것이 전기와 수도밖에 없어서 조금만 느긋하게 생각하면서 재료 아이템을 기다리고 건물을 업그레이드 시키면 되지만 이후 특수 건물들의 종류가 늘어나며 필요한 '시몰레온(화폐 단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경찰, 소방서, 하수, 쓰레기 처리 외에도 교육, 교통 등 돈 쓸 부분은 많은데 돈을 벌 수 있는 건축물 업그레이드는 레벨 업과 함께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자재를 요구하다 보니 솔직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돈을 벌려면 건축과 레벨 업을 해야 하는데 레벨 업을 하면 더 많은 돈이 들어가니 돈 부족의 굴레는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물론 현질을 통한 시몰레온 환급이라는 아주 좋은 방식이 있으나 평상 시 내가 해왔고 봐왔던 SNG의 현금 결제 요금과 조금, 아니 어쩌면 꽤나 많이 차이가 나므로 이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기로 하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제 무역을 통해 유저들과의 거래를 통해 시몰레온 수급을 할 수도 있지만 잘 팔리는 물건은 나에게도 꼭 필요한 물품이므로 후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팔 물건과 안 팔아야될 물건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줄평: 이 글을 쓸 때가 되어서야 돈을 버는 방법은 건물 짓기와 부수기를 반복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혁진 기자
심시티 빌드잇은 PC게임인 심시티를 모바일로 잘 옮겼고 그래픽 면에서 압도적 퀄리티를 보여준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에 맞춘 부분유료화를 도입하며 게임의 방향성은 꽤 바뀐 느낌을 준다.
기존 심시티 시리즈를 플레이할 때에는 도시를 어떻게 건설하고 꾸밀까만 고민하면 되었지만 일반적인 모바일 소셜게임 형식을 갖춘 심시티 빌드잇에서는 자원 관리가 가장 중요해졌다. 자원 생산에 드는 시간은 갈수록 길어지고 과금을 통해 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다른 소셜게임에 비해 시간단축에 드는 캐쉬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는 것에서는 '꼭 과금을 할거면 해라. 하지만 그냥 플레이 하길 권한다'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건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부분.
심시티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기존 시리즈를 해봤건 안 해봤건 크게 상관이 없는 게임이니 부담 가질 필요 없을 것 같다. 반대로 기존 시리즈를 생각하고 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친구들의 도시를 방문해 자원 거래를 할 수 있는데, 이왕 소셜게임 형식을 빌렸다면 좀 더 다양한 교류가 가능하게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줄평: 적어도 '추억팔이' 게임은 아니었지만 '추억파괴'는 가능할지도 모를 게임
종합
EA의 명작 시뮬레이션 '심즈' 시리즈에 이어 '심시티'가 모바일 게임으로 유저들을 찾아왔다. 그러나 도시 건설, 관리, 운영이라는 점에서 심시티의 영향을 받은 수많은 시뮬레이션 게임이 이미 웹·모바일 소셜게임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과연 심시티가 얼마나 모바일게임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일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심시티 빌드잇은 '원조' 시리즈의 명맥을 이은 것 답게 제법 고난이도의 소셜게임이 되었다. 단순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지만 체계가 잘 짜여 있는 만큼 꾸준한 노력을 요하고 그에 따른 성취감을 돌려준다. 반면 도시 운영이라는 스케일 큰 소셜 게임에서 친구 및 이웃 도시와 물자 거래 밖에 할 수 없어 기존의 소셜게임들에 비하면 소셜 콘텐츠가 적은 것이 약간 아쉽다. 앞으로 심시티 빌드잇이 심시티 시리즈의 오랜 전통과 정체성을 앞으로 어떻게 담아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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