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폰이치 타이틀은 계약상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가 원할 경우 SCE를 통해 출시되는데, SCE는 지난해 '마녀와 백기병', '아르카디아의 전희' 등의 실패 후 '디스가이아' 라인업을 제외한 니폰이치 타이틀에 소극적이 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인업 확보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판매량 압박이 지나치게 크지 않은 라인업을 최대한 한국어화해 출시하려는 전략을 세운 인트라게임즈가 니폰이치의 '신 하야리가미' 국내 출시 계약을 성사시켰고 한국어화 발매를 확정지었다.
신 하야리가미는 니폰이치를 대표하는 호러 어드벤쳐 '하야리가미' 시리즈 신작이다. 캐릭터 디자이너, 디렉터 등 제작진은 물론 주역 캐릭터들도 일신해 새롭게 시작한 신 하야리가미는 시리즈 최초로 한국에 정식 출시된다.
15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신 하야리가미는 기대 이상의 뜨거운 호응 속에 평소보다 많은 수량이 풀린 한정판이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하야리가미의 성공은 디지털터치의 '슈타인즈게이트'가 이미 텍스트 게임 걸작이라는 세계적 명성 속에 애니메이션, 소설 정식 발매 후 소개되어 성공을 거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하야리가미의 성공은 인트라게임즈는 물론 다른 퍼블리셔들에게도 텍스트 어드벤쳐 타이틀 퍼블리싱 검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신 하야리가미, 어떤 게임?
신 하야리가미는 최근의 다른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들과 달리 음성을 지원하지 않는다. 게임은 텍스트와 음악만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호러라는 장르의 분위기를 제대로 내기 위한 것으로 하야리가미 시리즈의 전통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게임의 진행은 형사인 주인공이 도시괴담에 기반한 사건들을 수사해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으로 진행과정에서 힌트를 얻고, 용의자나 관련자와의 설득 미니게임, 마지막의 정확한 추리 완성 과정을 밟는다.
적당히 클릭만 하고 스토리만 읽는 게임이 아니라 집중해서 읽고, 시간제한이 있는 설득, 심문에서 적절한 선택지를 고르고, 범인, 인간관계, 동기 등을 정확히 파악해 추리를 완성시켜야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작은 실수도 수사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신 하야리가미에는 70종 정도의 엔딩이 준비되어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이 '배드엔딩'이다.
사건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 전개. 소설 몇 권을 꽉꽉 채운 느낌
신 하야리가미는 각 루트마다 같은 등장인물로 전혀 다른 사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각 사건마다 인간관계, 범인이 바뀌는데 루트는 일상 파트의 '전화를 받는다/받지 않는다'와 같은 사소한 선택으로 결정이 된다. 일단 한 루트를 타면 다른 루트로 빠지지 않고 골랐던 선택지는 표시를 해주니 걱정하지 말고 마음가는대로 선택해가며 플레이해도 된다.
각 루트마다 다른 도시전설을 기반으로 한 전혀 다른 사건을 다룬다. 개그가 주가 되는 사건부터 무시무시한 연쇄살인, 심령사건 등 각 시나리오마다 다른 소설을 읽는 느낌을 준다.
한정판 특전으로 제공되는 소설은 신 하야리가미의 프리퀄로 주인공 호조 사키가 어떻게 부서를 옮기게 되었는지와 함께 신 하야리가미의 루트 중 하나와 연결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전 소설을 읽지 않아도 본편을 즐기는데는 문제가 없다.
텍스트게임 치고는 어려운 트로피 난이도
시간제한이 있는 설득 미니게임과 추리 완성 부분은 신 하야리가미의 트로피 난이도를 높인다. 텍스트 게임치고는 낮은 트로피 달성률(psnprofiles.com 기준)도 낮은 편이다.
트로피 조건 중에는 '모든 엔딩 보기' 등이 포함되어 있어 배드엔딩도 모두 봐야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다.
이 말만 보면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이 굉장히 어려워보일 수도 있지만 신 하야리가미는 게임 플로우 차트를 제공하고 진행 중 언제든지 원하는 곳으로 건너뛸 수 있다. 트로피 획득만 노린다면 선택지 사이를 건너뛰는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괜찮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게임이니 각 사건 플레이 후 배드엔딩 회수 등에만 활용하길 권하고 싶다.
슈타인즈게이트의 성공을 성공이 보장된 콘텐츠의 예외사례로 보던 국내 퍼블리셔들에게 신 하야리가미의 성공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다른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들도 어서 한국 게이머들이 정식 번역과 함께 제대로 즐길 날이 오길 바란다.
총평: 텍스트 어드벤쳐에 게임성을 가미하려 노력한 작품. 이야기로서 읽기에도, 게임으로 즐기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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