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 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모바일게임의 부상과 함께 큰 변화를 겪었다. 모바일게임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자체는 늘었지만 온라인게임은 크게 위축되었다. 세계로 시선을 돌리면 전반적으로 게임시장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역시 모바일게임 시장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게임포커스가 뉴스를 전한 지난 5년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게임업계의 중심축이 모바일게임으로 변해가는 시기였다. 그리고 전세계 게임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과연 모바일게임 다음에 게임산업을 지배할 컨텐츠를 무엇이 될까?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플랫폼은 '버츄얼 리얼리티'(Virtual Reality, 이하 VR)다. 오큘러스가 선도해 시장을 열었고 지금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밸브 등 세계의 공룡 게임사들이 앞다퉈 VR 기기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VR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어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물론 모바일게임사들도 VR 게이밍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모바일게임 전성시대를 넘어 다음 세대 게이밍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VR은 대체 무엇이며, 과연 VR이 게임의 미래가 될 수 있을지 짚어봤다.
[순서]
1. VR이란 무엇인가
2. 어떤 VR기기들이 개발되고 있나
3. VR의 미래, 18금 게임 체험해 보니...
VR이란
흔히 '가상현실'로 번역되는 VR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VR 게이밍'이란 그 가상세계에 들어가 그 세계와 거기에서 벌어지는 일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경험을 의미한다.
SF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흔히 사용되던 소재로 먼 미래의 일이 될 것 같았던 VR 게이밍은 빠른 기술발달과 대형 게임사들의 투자로 빠르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2016년 상반기에는 VR 게이밍 기기들이 상용화되어 일반 가정에서도 VR 게이밍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자들 중에는 모든 게임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데 기존 게임과 뭐가 다른건지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리니지'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도 '리그오브레전드'도 모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세계를 즐기는 게임이다. 하지만 이들 게임은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체험만을 제공한다. VR 게이밍은 단순히 바라만 보던 것을 넘어 '내가 직접 그 세계에 들어간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가리킨다.
VR은 유저에게 3차원 공간성, 실시간 상호작용, 자기투사성 등 3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유저가 시각적으로 3차원으로 구성된 공간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하며, 그 공간에 직접 들어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영화 '아바타'나 세계적 인기 소설, 애니메이션 '소드아트온라인' 등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한가지 더, VR은 흔히 '증강현실'이라 번역되는 AR(Augmented Reality)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AR은 현실에 실제 시각에 보이지 않는 부분(정보)을 덧붙여 현실세계에서 정보량을 늘리는 개념이다.
유저가 가상세계로 들어가는 게 VR이라면 현실로 가상세계의 일부를 가져오는 게 AR이라 할 수 있다. VR은 현실의 시각을 차단하고 가상세계로 현실을 대체하는 것이고, AR은 현실의 시각을 유지한 채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시각, 청각, 촉각 등의 정보량을 늘리는 것이다.
VR의 현재 모습은 'HMD'
가상현실을 다룬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소드아트온라인에서는 '너브기어'라 불리는 머리에 쓰는 기기를 통해 뇌에 직접 신호를 보내 가상세계를 현실로 인지하게 해 가상세계에서의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소드아트온라인에서 보여준 뇌에 직접 신호를 보내는 기술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지만 머리에 뒤집어 쓰고 유저의 눈에 가상세계를 직접 보여주는 구조라는 점은 동일하다.
현재 VR 체험을 위해서는 HMD를 장착해 외부로부터의 시각을 차단하고, HMD를 통해 유저의 눈으로 직접 가상세계를 투영하는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HMD)라 부르는 VR 기기는 디자인은 다르지만 현재 대부분의 VR 기기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HMD의 개념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이반 서덜랜드로, 1968년 이미 개념이 정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VR 기기의 개념은 일찍 정립되었지만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는 헤드트래킹 기능의 추가가 필요했다. 헤드트래킹 기능이란 유저가 머리를 움직이면 그에 맞춰 게임 안에서도 시계(視界)가 변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일반적 게임에서 마우스나 방향키로 조작해야 했던 시점변환을 머리를 움직여 할 수 있게 되었다.
VR의 구현을 위해서는 HMD에 정보 취득 및 표현 시스템, 분산처리 시스템, 사람과 물체를 트래킹하기 위한 시스템, 지각처리 시스템, 인터렉션 작업, 시뮬레이터, 확장현실, 복합현실,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술을 담아야 한다. 기술발전과 함께 이런 기능과 시스템들을 집약해 작은 기기에 담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HMD의 무게와 착용감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모든 HMD 개발사들에게 주요 과제로 남아있다.
* 현재 수많은 VR 기기 중 착용감 면에서는 소니가 준비중인 '플레이스테이션 VR'이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오큘러스' 등 경쟁 기기들에 비해 플레이스테이션 VR은 안경을 쓰고 장착할 수 있고 착용감이 더 좋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VR 게이밍의 남은 과제
헤드트래킹 기술이 접목되어 VR 게임 안에서 자연스런 시선이동이 가능해졌지만 위에 언급한 '착용감' 등 VR이 더 대중화 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좁은 시야다. 초기 VR 기기들은 극히 좁은 시야만 구현할 수 있었던 탓에 기본적으로 어두운 공간에 작은 화면을 보여주는게 한계였다.
하지만 기술이 점차 발달하며 현재 개발중인 VR 기기들은 100도 이상의 시야각을 확보하게 됐다. 시야각이 넓다는 건 VR 기기의 강력한 장점으로 현재 가장 강력한 시야각을 갖춘 기기는 Starbreeze사의 StarVR로 210도의 시야각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과제는 '시각효과만으로 유저들에게 입체감을 줘야한다'는 부분이다. 가상세계에 직접 들어가 그 세계를 체험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세계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실제하는 것처럼 인식하게 해야만 한다. 모니터를 통해 보듯 세계가 평면으로 묘사되어서는 그 세계가 그저 눈앞에 가까이 비춰진 화면으로밖에 인식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기술발전과 함께 빠르게 해결이 되고 있어 상용화 시점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입체 그래픽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큘러스VR이나 플레이스테이션 VR 등을 봐도 2014년과 2015년의 데모게임의 그래픽 수준은 하늘과 땅차이다.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5에는 오큘러스와 플레이스테이션 VR이 모두 출동할 예정으로, 직접 체험해 보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현실적으로 HMD의 성패를 좌우할 과제 중 하나는 착용감이 될 것이다. HMD가 무거워 장시간 착용이 힘들다면 이걸 쓰고 게임을 하는 데에 무리가 따른다. 앞서 언급했듯 안경을 쓰고 착용할 수 있냐 여부도 중요한 문제로, 결국에는 경쟁기기들도 플레이스테이션 VR처럼 안경을 착용한 채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VR의 상용화 시기를 2016년 상반기로 못박은 상태로, 경쟁 기기들도 2016년 중 쏟아져 나올 것이다. 어떻게 무게를 더 줄이고 편안하게 만들지가 승부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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