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위대한 전쟁의 시작, 네시삼심삽분의 '로스트킹덤'

등록일 2016년03월09일 13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네시삼십삼분이 야심차게 준비한 '로스트킹덤'은 팩토리얼게임즈가 개발한 자칭 '2세대 액션 RPG'다. 호쾌한 연계 액션과 특유의 커뮤니티가 강조된 시스템 구성으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출시되자 마자 단숨에 구글 매출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또한, 헐리우드 배우 '올랜도 블룸'의 참여로 완성된 시네마틱 트레일러 덕에 출시 전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 편의 영화를 방불케 하는 홍보 영상으로 사람들을 자극한 로스트킹덤은 끝없이 펼쳐지는 전장과 화려한 전투 액션으로 유저들의 마음도 사로잡아 8일 현재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순위 5위를 유지하고 있다.

게임포커스는 네시삼십삼분의 '블레이드', '영웅'에 이어 흥행 주역으로 떠오른 '로스트킹덤'을 이번 돌직구 게임으로 선정했다.



문재희 기자

2세대 액션 RPG를 표방하는 '로스트킹덤'이 수많은, 또 흔히 알고 있는 모바일 액션RPG에 속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어디서 본 듯' 익숙하기만 한 콘셉트가 난무하는 게임을 자주 접하다 보면 동종 장르 게임을 대하는 감각은 상당히 무뎌진다. 그러나 지난 지스타에서 잠시 체험했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로스트킹덤' 만의 매력을 비로소 발견할 수 있었다.

게임을 수식하거나 혹은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는 단어들은 꾸미는 말일 뿐이다. '마을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명으로만 접했을 때는 그리 큰 중요성을 알지 못했는데, '마을'은 흔한 '로비' 역할을 넘어서 '광장'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게임 내부 콘텐츠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여 깊이를 더하는 것은 물론 다른 유저들의 캐릭터들이 바글바글한 모습을 보면서 활발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전장에서 홀로 싸우지 않는다는 점도 치열한 전투의 분위기를 잘 살린다. 정해진 방향으로 놓인 화살표를 따라 이동하는 방식의 천편일률적인 전투가 아닌 다양한 상황의 전투에 '참여'하게 만들어, 별도의 카테고리에서 따로 찾지 않아도 기본적인 스테이지에서 다채로운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무기 및 장비에 기능이 아닌 해당 아이템 자체에 대한 설명이 있는 점, 보기 드물게 친절한 튜토리얼 등 내부 콘텐츠들이 게임의 콘셉트와 서사성에 견고하게 밀착되어 있어 산만함이 없다는 것도 로스트킹덤의 장점이다.

다만 기자가 꼽은 장점들이 장기적인 서비스에서도 힘을 잃지 않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끝없는 전쟁에도 한계가 찾아온다.

한줄평: 게임은 설명으로 알 수 없다



박종민 기자

네시삼십삼분의 자회사 팩토리얼게임즈가 선보인 첫 작품 '로스트킹덤'이 연일 화제다. '2세대 액션 RPG'라는 제법 당돌한 문구까지 써내려 가며 자신감을 표현한 이 게임을 직접 즐겨보니 분명 비슷하지만 이전에 출시된 게임과는 다른 매력이 존재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액션 RPG와 궤를 같이한다. 스테이지를 돌고 레벨을 올리며 아이템을 얻고 그것을 강화시켜서 좀 더 강한 적과 맞선다. 여기에 레이드 및 특수 던전을 통해 추가적인 재료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게임의 뼈대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게임의 살이 되고 근육이 되는 콘텐츠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게임은 좀 더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재미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로 가득 찬 캐릭터는 특정 조건이 만족되면 사용할 수 있는 그로기 스킬로 인해 흡사 콘솔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마무리 일격을 가하게 되며 아이템 성장 역시 같은 아이템을 수집하고 레벨업을 하는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좀 더 직관적이고 손쉽게 아이템을 얻을 수 있게 바뀌었다.

언리얼 엔진4에 밀려 다소 빛이 바라지 않을까 싶은 유니티 5 엔진 역시 결코 뒤처지지 않는 미려함으로 가장 많은 개발사가 선택하는 대표 모바일게임 엔진의 자존심을 세웠다. 단 광원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언리얼에 비해 뒤쳐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성장과 보상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로스트킹덤'은 합격점이다. 성장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주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전달되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콘텐츠 소모를 이유로 지지부진하게 게임을 끌어가는 형태의 보상구조를 거의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유저들의 만족도 역시 직관적이다. '한 만큼 받는다' 이것만큼 게이머를 유혹할 수 있는 수단이 또 어디 있을까.

하지만 직관적인 재미전달에 치우쳐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장의 재미는 게임을 즐기는 과정의 하나일 뿐 결국 성장 이후에 끊임없이 즐길 수 있을 만한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콘텐츠를 빙자한 또 다른 성장 시스템의 구축은 기존 게임에서 이미 지겹도록 봐왔고 유저들도 충분히 훈련되어 있는 만큼 2세대 액션 RPG다운 또 하나의 참신한 콘텐츠가 추가되길 기대해본다.

한줄평: 이유 있는 자신감… 플레이 해보니 정말로 달랐다



신은서 기자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게임 장르들은 고유의 재미는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각 게임마다 독특한 재미를 찾아내며 발전해왔다. 이는 모바일 액션 RPG도 마찬가지였는데 장르 특유의 호쾌한 액션성을 바탕으로 한 재미는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유저들에게 더 실감나는 액션을 느끼게 할 것인지 어떤 색다른 재미를 줄지에 대한 고민이 매번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은 4:33의 신작 '로스트킹덤'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로스트킹덤은 4:33이 야심차게 출시한 2세대 액션 RPG로 이전 액션 RPG들이 보여 준 다양한 액션 모션에 다양한 연계기와 탑승 등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한 2세대 액션 RPG이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선보였던 다양한 콘텐츠 중 마음에 들었던 액션은 탑승 액션이었는데 탑승 액션을 위해 몬스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필드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사냥해 내 탈 것으로 만든다는 발상과 탑승 후 완전 다른 공격을 한다는 점에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물론 그 탈 것을 소유하는 방법이 그냥 던전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단순히 때려서 일정 피 이하로 떨어트리는 방법이라는 게 어찌 보면 단순하긴 하지만 게임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는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 게임도 다른 액션 RPG와 마찬가지로 장비가 중요한 게임이다. 이 장비들은 10레벨 마다 상위 레벨의 장비를 구해야지만 원활한 사냥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전 단계의 장비는 분해 말고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장비를 분해하면 유저가 장비 강화 및 성장에 소모한 일부 재료들을 돌려받을 수 있긴 하지만 유료 결제하고 구매한 무기가 단 한 순간에 쓰레기가 된다는 점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물론 저레벨 무기를 평생 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 그대로 필드에서 획득해서 쓰고 버리는 무기가 아닌 돈을 주고 구매하는 유료 아이템인 만큼 약간의 제도적인 개선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줄평: 2세대 액션 RPG라고 표현한 이유는 알 것 같다



이혁진 기자

일단 잘 만들었다. 최근 RPG 신작들이 연이어 나와 계속 RPG를 돌아가며 하다보니 지친 내모습을 발견하긴 했지만 로스트킹덤이 잘 만들어진 게임인 건 분명하다.

그래픽, 연출, 콘텐츠 등 일반적인 요즘 모바일 RPG의 요소를 대부분 갖고있고 좀 더 세련되게 잘 만들었다. 한마디로 '웰메이드 RPG'라고 하면 될 것 같다.

공유창고가 있어 두 캐릭터를 모두 키워도 좋고 하나만 집중 육성해도 좋을텐데, 캐릭터는 2개는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싶다. 곧 추가가 될테니 이건 넘어가기로 하고...  아이템 시스템은 요즘 트렌드와는 좀 동떨어진, 한세대 전의 것을 들고나온 느낌이다. 레벨제한을 두고 레벨제한이 낮은 아이템을 신화 등급을 획득해도 레벨제한이 조금 높은 영웅 아이템에도 못 미치는 성능을 부여했다. 파밍을 마치고 과금을 줄이는 게 불가능한, 끝없이 과금을 해야하는 구조다.

고레벨 콘텐츠는 좀 한정적인 느낌이다. 이것저것 있긴 하지만 대부분 유저가 죽어라 레이드만 도는 게 현실이다. 레이드에 참가만 해도 아이템을 받으니 일부러 죽고 아이템만 먹으려는 유저도 생기고.. 시급한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잘 만들었다고 해두고 단점을 더 많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 계속해서 나올 타사 대작들과 싸워 이겨내려면 속도를 더 올리고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줄평: '재미있고 잘 만든 RPG'라고 적으니 너무 평범한 느낌인데...



종합
'로스트킹덤'은 출시 전 관심 몰이에 걸맞는 탄탄한 콘텐츠로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연계 스킬이나 탑승 시스템은 보다 전투를 풍부하게 꾸며주었고 모바일 액션 RPG라는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로 잘 연마된 작품이다. 하지만 성장을 위해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유저들을 다소 지치게 만드는 구조는 여전하며 엔드 콘텐츠에 대한 문제도 남아있다. 이제 막 순풍을 탄 '로스트킹덤'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미 검증된 인기작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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