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의 신작 ‘2016 갓 오브 하이스쿨(이하 2016 갓오하)’가 출시와 함께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차트 10위권에 진입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SN게임즈가 개발한 ‘2016 갓오하’는 박용제 작가가 네이버를 통해 연재중인 동명의 원작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을 바탕으로 하는 액션 RPG다.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카툰렌더링 기법을 도입했으며 웹툰의 주요 장면을 모아 만들어낸 시네마틱 영상으로 제공해 원작을 읽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게임을 플레이하며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PvE콘텐츠가 특징이다.
당초 2016 갓오하는 지난 2015년 상반기에 서비스될 예정이었지만 비공개테스트에서 게임 플레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서비스 시기가 무기한 연기됐다. SN게임즈와 NHN엔터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게임을 전면적으로 수정했다.
와이디온라인이 개발한 동명의 모바일게임이 시장에 선출시된 부담감을 안고서도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있는 '2016 갓오하'를 분석해 봤다.
웹툰 팬들을 겨냥한 가장 웹툰같은 게임
게임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조작 체계를 갖추기 횡스크롤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저는 좌 또는 우로 이동할 수 있으며 횡스크롤의 특성상 이동 방향이 제한이 되는 만큼 액션 게임임에도 체감 플레이 난이도는 생각보다 낮다.
게임의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액션성은 최고 수준이라 평가받는 '레이븐' 이나 'HIT' 수준의 타격감은 아니지만 적어도 구색은 갖췃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기 잡힌 모습을 보여준다.
적의 공격을 대시로 회피하거나 무적 판정이 있는 대시공격을 통해 적의 중요한 공격패턴을 무력화 시킬 수 있으며 뒤잡기라고 불리는 후방공격을 얼마나 부드럽게 이어나가는지에 따라 스테이지의 클리어 속도에서 차이가 난다. 물론 이러한 컨트롤이 어렵다고해서 클리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강화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게임 플레이에 빠르게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몬스터들 역시 유저의 후방을 잡기 위해 대시를 하고 후반부 콘텐츠에서는 슈퍼아머나 각종 상태이상 버프를 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인 캐릭터 육성도 필요하다.
캐릭터는 고유한 패시브 스킬을 제외하면 총 4개의 액티브 기술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공용 회피기술인 점프를 제외하면 실제로 3개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지속효과의 경우 팀 단위로 공유를 받기 때문에 한 팀을 짰을 때 어떤 패시브 능력을 이용할지, 추가 효과가 있는 액티브 스킬 조합을 맞추는 것이 상위단계 스테이지 클리어에 유리하다.
스킬의 경우 원작 웹툰의 능력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주인공 일행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연들의 스킬 구현에도 힘썼다. 마치 해마다 발매되는 ‘드래곤볼’ 시리즈와 같은 느낌이다. 연출 시간은 스마트 디바이스 고유의 배터리문제와 게임 진행의 원활함을 위해 다소 짧은 편이지만 원작을 아끼는 팬들에게 있어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연출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원작에 있었던 캐릭터의 특성을 그대로 게임에다가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특별히 스킬을 외우지 않아도 캐릭터의 컨셉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하급 몬스터 역시 원작 웹툰에서 등장했던 캐릭터들을 활용했기 때문에 그야말로 웹툰을 잘 다져 넣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겉모습은 '갓오하', 속모습은 '양산형 RPG', 2%의 신선함만 갖춘 콘텐츠
게임은 크게 원작 스토리와 연관된 PvE 콘텐츠(모험)와 수집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조합을 구성해 상대방과 겨루는 PvP 콘텐츠(전투)로 구성되어 있다. 전투콘텐츠의 경우 팀대전, 영웅대전, 무한녹스, 도전의 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른 이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후반부 콘텐츠인 길드전과 모험점령전, 토너먼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모험과 뽑기를 통해 확보한 캐릭터들의 육성이 필요하다. 게임의 특성상 반복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성장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전투 모드에서 얻게 되는 보상을 통해 더욱 강력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일반적인 RPG에서 볼 수 있는 장비와 같은 역할을 ‘룬’이 담당하게 되며 캐릭터별로 6가지의 룬을 조합해 특성있는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PvP 콘텐츠의 질은 떨어진다.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콘텐츠들이 우리가 이미 한 번 이상 겪어본 RPG의 콘텐츠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원작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PvE와는 반대로 일반적인 게임과 다를 바 없는 PvP콘텐츠는 그저 이름만 바뀐 PvE 콘텐츠와 다를 것이 없다고 느껴졌다. 특히 캐릭터의 육성이나 강화에 불필요한 UI디자인으로 게임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졌다.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콘텐츠인 만큼 좀 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해보였다.
꾸준히 이끌어나갈 2016 갓오하만의 장점이 필요하다
NHN엔터가 올해 하반기 야심차게 선보인 2016 갓오하는 원작을 반영하기 위한 8등신의 캐릭터, 화려한 연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요즘 모바일 RPG의 메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는데 성공했다. 개발사인 오리지널 IP가 아닌 이미 대중들에게 충분히 인지되어 있는 웹툰 IP를 바탕으로 제작된 만큼 대중성 역시 탄탄하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했듯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선보였던 기존 콘텐츠만으로는 이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있는 상위권 게임들을 이겨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발 앞서 서비스가 된 와이디온라인의 '갓오하'가 바로 이러한 캐릭터와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국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와이디온라인이 거뒀던 성적이 지금같이 레드오션인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무의미한 성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NHN엔터가 와이디온라인이 먼저 선보였던 콘텐츠와 크게 다르지 않은 유사 콘텐츠만을 서비스한다면 와이디온라인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전투와 연출의 무게감을 잘 저울질해 좋은 첫 인상을 남긴 2016 갓오하. 이제는 기존 콘텐츠를 답습하는 유사 콘텐츠로 안전한 길을 택할 것인지, 다소 위험요소가 따르지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인지 선택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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