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벽돌집 같았던 게임, '로스트아크' CBT 체험기

등록일 2016년09월01일 14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유저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 시작됐던 '로스트아크'의 첫 클로즈 베타 테스트(이하 CBT)가 지난 28일 자정 종료되었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가 선보이는 첫 MMORPG로 지난 '지스타 2014'에서 처음 영상이 공개된 이후 단 한 번의 소규모 테스트 외에는 특별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유저들의 애간장을 태운 기대작이다.

'로스트아크'는 기존 MMORPG와는 달리 쿼터뷰 시점을 채택했으며, 캐릭터의 스킬을 자신의 취향대로 변형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트라이포드 시스템'을 구현해 빠르고 시원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로스트아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번 CBT는 총 5일간 진행되었으며, 각종 메인 퀘스트 등의 콘텐츠를어 버서커, 워로드, 데빌헌터, 바드 등 총 7개의 직업군으로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처음으로 유저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로스트아크', 과연 '국산 온라인 게임의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게임인지 직접 플레이해봤다.

쿼터뷰로 보여줄 수 있는 연출은 다 보여줬다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연출이다. 스토리가 크게 매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연출을 통해 충분히 유저가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게끔 했다. 자칫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지루해질 수 있는 템포를 다채로운 카메라 워크와 더빙, 버튼 액션으로 잘 극복했다.

특히 이번 CBT 트레일러에서 볼 수 있었던 시네마틱 던전 '영광의 벽'도 실제로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볼 수 있을법한 멋진 공성전 연출을 선보이며 유저들에게 크게 호평 받았다.

다채로운 카메라 워크가 일품이다

이는 같은 쿼터뷰 시점의 핵앤슬래시 RPG인 '디아블로3'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로스트아크'는 단순한 쿼터뷰 시점으로 계속해서 진행되는 '디아블로3'와 달리 퀘스트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유저에게 확실하게 보여주고, 종종 유저들에게 퀘스트 분기를 선택하게끔 한다. 결과는 같고 이야기가 선형적이긴 하나, 선택권을 유저에게 준다는 것은 흥미롭다.

유저들이 글로 나오는 이야기는 잘 읽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둔 더빙 또한 좋은 아이디어였다. '로스트아크'에서는 대화를 스킵 하더라도 NPC의 더빙된 대사는 핵심을 짚어주며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게끔 되어있다. 사소한 것이지만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매번 비슷한 채집과 처치는 지겨워... 그래서 바꿨습니다
서브 퀘스트는 그 내용이 여타 다른 RPG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수집 및 처치 퀘스트로 이루어져 있어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그러나 수집 퀘스트는 한 번 수집했을 때 두세 개씩 수량이 채워져 모으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적게 들고, 처치 퀘스트는 몬스터를 잡을 때 준 피해를 기준으로 퍼센트가 오르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퀘스트의 동선 또한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어 유저의 피로감을 덜어냈다.

내가 하기는 귀찮고, 네가 가라

'로스트아크'에서는 서브 퀘스트를 하며 쓸데없이 아이템을 수집하고 NPC와 대화를 하며 버려지는 시간을 최대한 줄였고, '몬스터 스틸'과 처치 수를 채우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하는 스트레스 또한 최소화시켰다. 기존 RPG에서 유저들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손맛 있는 전투, 그러나 고쳐야 할 부분도 있어
전투 부분에서는 크게 불만이 생기지 않았다. 스킬을 입맛대로 연계하며 수많은 몬스터들을 쓸어버리는 쾌감은 핵앤슬래시 장르를 표방하는 게임답게 잘 살아있다.

특히 '로스트아크'가 게임을 홍보하며 늘 강조하던 '트라이포드 시스템'은 자신의 입맛대로 스킬에 능력을 추가하고 바꾸며 특색있는 스킬 구성을 만들 수 있어 시원한 손맛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트라이포드' 시스템은 전투를 더욱 재미있게 해준다

핵앤슬래시 장르를 표방한 만큼, 전투에 대한 완성도는 생각보다 훨씬 뛰어난 편이었다. 캐릭터와 몬스터의 피격 동작이 어색하다거나 대미지 수치가 과하게 표시될 때 프레임 드랍이 발생하는 것 외에는 크게 문제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전직 후 레벨이 오르고 본격적으로 '트라이포드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그 재미가 배가 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조금 느린듯한 이동 및 액션의 템포는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보다 2~30% 정도만 빨라져도 좋을 것 같다. 자고로 핵앤슬래시라면 빠른 액션과 시원함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지금 '로스트아크'의 액션 자체는 묵직하고 시원하지만, 속도감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다.

전투가 재미없다면 생활 콘텐츠와 수집을
첫 CBT임에도 불구하고 메인 퀘스트와 전투 등의 기본으로 RPG가 갖춰야 할 콘텐츠 외에 생활 콘텐츠와 업적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번 CBT에서는 채집, 벌목, 채광, 낚시 등 총 4종의 생활 콘텐츠가 공개되었다. 많지 않은 CBT 시간과 다소 늦게 열리는 생활 레벨 때문에 충분히 즐길 수는 없었으나, CBT임에도 전투 외에 할 콘텐츠가 충실히 구현되어 있다는 것은 좋게 평가하고 싶다. 이후 항해와 점성술, 화술 등의 콘텐츠 또한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기대할 만하다.

'로스트아크'는 생활 콘텐츠 외에도 업적과 수집욕을 자극하는 '모험의 서'도 선보였다. 업적은 다른 게임에도 흔히 있는 그것인데, 조건을 만족하면 아이디 옆에 표시되는 칭호를 얻을 수 있다.

대륙을 모험하고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독특한 점은 단어 하나를 사용하는 완성형과 접두사 및 접미사를 조합해 자신이 원하는 칭호를 사용하는 조합형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조합해 재미있고 색다른 칭호를 사용하는 재미가 있었다.

각 지역을 모험하며 몬스터, 아이템, 뷰포인트, 보물상자 등의 정보를 모아 보상을 얻는 '모험의 서' 또한 흥미로운 콘텐츠였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저들이 '모험'을 하길 원한다고 한 개발사의 의도가 엿보인다. 적절한 보상만 주어진다면 업적이나 칭호 외에도 유저들의 수집욕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좋은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RPG에서 생활 콘텐츠는 늘 뒷전에 있곤 했다. 게임 내에서 아무리 생활 콘텐츠를 강조해도 결국 메인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전투가 되고, 대부분의 유저들은 귀찮다거나 소득이 별로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활 콘텐츠를 즐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전투 레벨과 생활 레벨이 나누어져 있고 아무리 생활 콘텐츠가 많아도, 사실상 메인 콘텐츠는 전투 위주가 될 것이 자명하다. 생활 콘텐츠가 전투 콘텐츠를 반드시 뛰어넘을 필요는 없지만, 얼마나 생활 콘텐츠를 효율적이고 매력적이게 구성하느냐가 과도한 쏠림을 방지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안정적인 서버와 운영은 합격점, 완성도도 높은 편
이번 CBT에서 칭찬하고 싶은 것은 바로 서버의 안정적인 운영이다. 솔직히 말하면, 첫 CBT라는 점 때문에 서버 관련 이슈가 생기지 않을까 오픈 전까지도 불안했다. 그러나 그 걱정은 기우였고, '로스트아크'는 특별한 서버 관련 이슈 없이 안정적으로 5일간의 CBT를 마치는 데 성공했다.

서버 오픈 첫날 잠시 대기열이 생긴 것 외에는 접속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종종 서버 자체가 불안정한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긴급 점검 등의 문제 또한 없었다. 첫 CBT치고는 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평하고 싶다.

더불어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 또한 CBT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편이다. 모든 콘텐츠가 공개된 것은 아니나, 메인퀘스트와 다양한 던전, 생활 콘텐츠와 콜로세움(PVP) 등 준비된 콘텐츠의 양이 꽤 많은 편이었다. MMORPG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필수적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첫 평가는 합격점, 이후 행보에 더 주목해야
흔히 '로스트아크'를 국산 온라인 게임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말하곤 한다. '로스트아크'에 거는 유저들의 기대가 높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로스트아크'가 실패했을 경우 국내 게임업계에 위기가 올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CBT를 통해 경험한 '로스트아크'는 희망이라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로스트아크'가 아직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첫 CBT치고는 꽤 높은 완성도와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트아크'는 RPG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다른 게임들의 장점을 골고루 가져와 '로스트아크'식으로 재해석하는 데 성공했다. 직접 해본 '로스트아크'는 내실이 잘 다져져 있는, 차곡차곡 잘 쌓아 올려진 튼튼한 벽돌집 같은 느낌이었다.

1차 CBT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정식 서비스 이후의 운영과 유저 친화적인 과금 체계가 성공이냐 실패냐를 가르는 요소가 될 것이다.

첫 평가에는 합격점을 받은 '로스트아크'. 과연 '로스트아크'가 좋은 게임으로 인정받고, 더불어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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