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한국에 출시 돼 많은 이들의 시간을 앗아간 악마의 게임이자 현 세대 최고의 타임머신의 후속작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바로 '시드 마이어의 문명 VI(이하 문명6)'이다.
전 세계 700만 장 이상 판매하며 공전의 히트를 친 작품의 후속작인 만큼 문명6는 전작 '시드 마이어의 문명 V(문명5)'의 콘텐츠를 대부분 흡수하면서도 새롭게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은 물론 특별한 지구 시스템, 사회 정책 트리 등 처음으로 선보이는 콘텐츠로 매력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문명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2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2016년판 타임머신은 바로 이런 것"이라며 강력히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다.
과연 새로운 감각을 탑재한 문명 6는 전작을 넘어설 수 있을까?
전작과 같으면서도 다른 시스템
문명 6에는 전작을 플레이 했다면 익숙한 개념이 다수 등장한다. 도시를 짓고 다른 문명보다 군사력, 과학력 등을 강하게 만들어 승리조건을 채워 승리한다는 목표와 턴제 방식, 6각형 그리드 등의 게임의 기본 방식, 일반적인 과학 테크트리부터 종교 시스템, 상인 시스템 등 문명 5 오리지널은 물론 확장팩에서 등장했던 다수의 요소가 등장해 전작을 즐긴 유저라면 금방 게임에 익숙해질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 게임이 문명 5에서 그래픽만 달라진 완전 같은 게임인 것은 아니다. 먼저 유저들에게 익숙한 과학 테크트리의 경우 유레카 시스템을 추가해 유저가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기술을 발견하는 턴 수를 줄여주는 시스템을 추가했다. 특히 줄어드는 턴 수가 기존 요구 턴 수에서 반 정도로 이를 얼마나 만족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승리에 더욱 빠르게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명 5에도 있던 도서관, 대학교, 박물관 등의 건물은 물론 불가사의도 그대로 존재하지만 이전 작에서 시청 그리드에서 건물이 올라가던 것과는 달리 별도의 그리드를 가지고 건설이 되는 것도 크게 바뀐 점 중 하나다.
먼저 일반적인 건축물의 경우 이번 시즌에 등장한 지구들 '상업지구', '과학지구', '예술지구', '유흥지구'를 먼저 생성하고 인구 수에 따라 그 지구에서 건물을 건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학의 경우 먼저 과학지구를 시청 주변 그리드에 생성하면 인구 수에 따라 도서관, 학교, 대학교 등이 차례 차례 건설할 수 있다. 또한 지구 주변에 있는 타일에 따라 지구의 성능도 달라지는 점도 크게 흥미로웠다.
한편, 불가사의의 경우 전작에 비해 짓는 것이 다소 복잡해졌다. 전작 문명5에서는 '마추픽추'와 '험블 망원경' 등을 제외하면 불가사의가 지형을 가리지 않아 하나의 문명이 불가사의 독점이 가능했지만 문명 6에서는 그런 플레이가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각 불가사의마다 특정 지형에서 건설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 해당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건설 자체가 불가능해 지리 상 이점을 가진 다른 문명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문명 5에서 특정 사회 정책을 찍어야만 일부 불가사의를 지을 수 있던 시스템이 더 발전돼 이제는 과학 기술 테크트리처럼 사회 정책 테크트리에서 사회 정책 개발이 완료돼야 지을 수 있는 것으로 더 심화됐다.
기술의 발전과 불가사의 건축 등이 지형의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전작처럼 사치자원을 위주로 시청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고려할 부분이 많아 이 점은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종교 콘텐츠도 전작에 비해 크게 변화했다. 문명 5에서의 종교 콘텐츠는 승리보다는 부가적인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종교를 전파해도 크게 이득을 보지 못해 플레이어들은 종교를 올리기보다는 다른 요소를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문명 6에서는 전세계 모든 문명이 내 종교를 믿으면 승리하는 '종교 승리'가 등장한데다 종교의 부과 효과도 좋아져 전략만 잘 짜면 빠르고 쉽게 종교 승리를 달성할 수 있어 종교의 중요도가 매우 높아졌다.
문명 6의 색깔을 드러낸 콘텐츠
전작과 문명6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그래픽의 변화일 것이다. 실사체에 가까웠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에서는 지도자의 외형이 애니메이션 풍으로 바뀌었으며 맵에서 가려진 부분도 그저 구름으로 가려진 느낌이 아닌 커다란 맵의 형태로 바뀌어 적응하는데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다.
또한 문명 6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콘텐츠도 일부 존재한다.
가장 큰 시스템은 바로 사회 정책 테크 트리다. 문명 5에서 8개의 큰 카테고리 내에서 사회 정책을 선택할 수 있던 것과 달리 이제는 과학 테크처럼 사회 정책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물론 과학 기술과 마찬가지로 유레카의 영향을 받게 된다.
사회 정책 트리의 등장으로 인해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사회 정책이 시대 변화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전까지는 과학 기술로만 시대를 넘기고 시대에 맞는 사회 정책을 찍는 수동적인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과학 기술이 르네상스에 머무르고 있어도 산업 사회 정책 개발이 완료되면 바로 산업시대로 넘어갈 수 있는 등 시대 변화에 주도적인 입장이 된 만큼 게임의 변수가 다양하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사회 정책 트리는 문명의 정부 구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회 정책 기술을 발전하면 유저는 사회 정책에 배당된 정책 카드를 받게 되고 정해진 정부마다 가진 정책 카드 칸에 현재 자신의 문명에 가장 적합한 카드를 배치(일반적인 RPG 개념으로 본다면 장비라고 생각하면 된다)해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어 사회 정책의 중요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또한 외교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사절단의 존재도 문명 6에 추가됐다. 다른 문명에 보내는 사절단은 다른 문명과 만나면 보낼 수 있으며 상대가 중립적이거나 우호적일 때 보낼 수 있다. 사절단을 보내면 해당 문명의 사회 정책이나 중요한 정보에 대한 내용이 “소문에 의하면~” 등의 표현으로 화면에 나타나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도시국가에 보내는 사절단은 도시국가와의 우호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콘텐츠이다. 전작에서는 퀘스트와 돈으로 도시국가의 우호도를 살 수 있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최소 3명 이상의 사절단을 보낸 상태에서 다른 문명보다 더 많은 사절단이 해당 도시국가에 머무를 때 종주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특히 전작에서 최대한 돈을 모았다 세계 대표 선발 전 턴에 모은 돈을 도시국가에 뿌려 동맹국으로 바꿔 세계 대표 선발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외교 승리를 할 수 있어 외교 승리가 상대적으로 다른 승리에 비해 쉽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에 사절단 개념이 생겨 방심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종주국 위치를 뺏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사절단의 수와 종주국이냐 아니냐에 따라 도시국가에서 받는 혜택도 달라지므로 각각의 승리를 고려한 사절단 배표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전편보다 어려워졌다
게임을 즐겨 본 기자 입장에서는 문명 6의 난이도가 전편에 비해 다소 오른 듯한 느낌이었다.
특히 게임을 즐기면서 사회 정책 테크 트리가 의외의 복병으로 느껴졌다.
과학을 집중적으로 올리느라 상대적으로 사회 정책에 신경을 덜 썼더니 과학 기술 순위는 1위였으나 사회 정책에서 밀려 다른 국가가 먼저 르네상스에 들어가기도 했으며 외교력이 강한 문명이 스파이로 나의 유레카 정보를 훔쳐가는 일도 빈번히 발생해 전처럼 과학 기술 만으로 승부하기에는 문제가 조금 있었던 것이다.
이 외에도 기껏 게임을 조금 진행하고 불가사의 과학 기술을 발견하고나니 지형이 맞지 않아 올리지 못하는 등의 시행착오를 겪는 등 문명 5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초반 게임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점점 턴이 지나고 게임에 적응될수록 점차 시리즈 특징인 시간을 잡아먹는 기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시대를 넘어가기 위해 과학 기술과 사회 정책 발전을 위한 고민과 활용도가 높아진 종교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중요해져 매 순간 순간 게임 진행에 대한 고민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이 한 시간, 두 시간 지나갔던 것이다.
물론 게임의 개념이 복잡해지고 콘텐츠가 많아져 초보가 적응하기에는 조금 더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초반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한 턴 한 턴 진행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이 게임의 마지막에 나오는 “한 턴만 더!”를 외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