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전세계에서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인구의 20% 이상이 게임을 즐기는 가장 폭넓은 게임시장이다.
특히, 온라인게임을 언제든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PC방이라는 것을 만들어냈고 PC방 산업을 기반으로 현재 전세계 게임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e스포츠를 탄생시킨 e스포츠의 종주국이며,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도 만들어냈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게임은 여전히 음악, 영화, 방송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제치고 여전히 우리나라 최고의 콘텐츠 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은 어려운 게임시장이다. 게임산업과 게임기업들을 옥죄는 각종 규제는 물론 정부와 사회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그리고 적은 인구수로 인한 시장 발전의 한계 등 여전히 한국에는 게임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들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한국 게임시장은 성장 가능성과 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시장이다.
게임포커스는 창간 6주년을 맞아 이처럼 어려운 한국 게임시장에 직접 진출, 애정을 갖고 게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기업을 만나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글로벌 게임기업들이 특별히 한국 시장에 진출,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직접 게임을 서비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번째 시간에는 글로벌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탱크'를 서비스하고 있는 워게이밍 코리아의 김주완 지사장을 만났다. 온라인, 모바일 그리고 콘솔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쟁 게임의 한국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김주완 지사장과 워게이밍 코리아가 바라보는 한국의 게임시장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
먼저 워게이밍과 워게이밍 코리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워게이밍은 1998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15개 이상의 게임 타이틀을 출시한 회사입니다. 본사는 니코시아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미, 유럽, 독립국가연합(CIS),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총 4,000여 명 이상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워게이밍은 자사의 주력 MMO 게임 ‘월드 오브 탱크’와 해상전을 다룬 ‘월드 오브 워쉽’ 등 20세기 중반에 벌어진 전쟁에 기반을 둔 MMO 전쟁 시리즈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월드 오브 탱크'를 기반으로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와 '월드 오브 탱크 Xbox 360 에디션'을 출시하며 PC 온라인에서 모바일과 콘솔로 서비스 플랫폼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지난 2014년 출시된 '월드 오브 탱크 Xbox 360 에디션’은 콘솔에 최적화된 박진감 넘치는 전차전을 Xbox Live 게이머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5년 워게이밍은 Xbox 최초로 Xbox 360과 Xbox One의 교차 플랫폼 멀티플레이 기능을 탑재한 ‘월드 오브 탱크 Xbox One’을 출시했습니다. 2016년에는 PlayStation4 버전도 선보이며 플랫폼을 확장, PlayStation4의 시스템에 최적화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는 ‘월드 오브 탱크’를 대표하는 특징인 팀 기반의 전략적 플레이를 제공하는 모바일 MMO 게임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Window 10과 Mac OS X 을 통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워게이밍 코리아는 2012년 8월 설립되었고, 2012년 12월 '월드 오브 탱크'의 런칭 이후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 Xbox와 PlayStation4를 통해 제공되는 '월드 오브 탱크 콘솔', '마스터 오브 오리온' 등 워게이밍의 다양한 타이틀의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워게이밍이 한국에 직접 지사를 설립하고 서비스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리고 한국 시장에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워게이밍은 설립 이후 다양한 PC 패키지 게임들을 개발해 왔습니다. 그러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에서 영감을 얻어 ‘월드 오브 탱크’를 개발, 글로벌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free to play 장르를 선도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은 자사에 많은 영향을 준 나라이자 동시에 아시아에 있는 수많은 국가 중 가장 앞선 인프라와 수준 높은 플레이어를 보유한 선도적인 시장입니다. 게임 회사라면 한국을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워게이밍의 모토는 ‘Happy players’, 곧 플레이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한국 시장은 테스트베드로서도 중요하나 우리의 사명은 한국의 플레이어들이 워게이밍의 게임들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한국 시장 진입 초기 가장 어려웠던 문제는 무엇이었나
워게이밍이 처음 한국에 방문한 것은 2011년 G-Star 였습니다. 이를 통해 워게이밍 CEO 빅터는 아직 한국에서 정식 런칭하기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의 서버에서 월드 오브 탱크를 즐기고 있던 한국 플레이어들의 열정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한국 진출을 결정했습니다.
사실 한국 시장은 비즈니스 환경이 매우 독특하기 때문에 시장 진출 준비를 충분히 갖추는 데에만 1년이 넘게 소요됐습니다.
월드 오브 탱크의 한국 출시가 결정된 이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했던 점은 법적 서비스 요건을 갖추는 것이었습니다. 월드 오브 탱크는 모든 국가에서 같은 버전을 서비스하기 때문에 생소한 경험이었습니다. 셧다운 제도를 비롯한 다양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리소스 투입이 필요했고 이에 서비스 시기도 예상보다 늦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 시장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혁신적인 시장 입니다. 소위 얼리어답터이면서 동시에 개발자보다도 게임에 대해 더 많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수많은 플레이어들은 놀라울 정도죠. 이에 한국의 게임 시장은 성숙함을 넘어 초성숙 단계라 보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소비자가 있는 나라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의 인프라와 적극적이고도 지적인 한국의 소비자들로 인해 최신 정보의 전달과 확산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한국 시장의 강점입니다. 아쉽지만 이는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의 요인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정보의 빠른 확산은 개인적 취향과 다양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하나의 큰 흐름, 대세감을 형성하고 무의식적으로 획일화된 선택을 강요 받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게임의 로컬라이징 작업시 워게이밍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또 서비스 하고 있는 게임의 로컬라이징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월드 오브 워쉽의 한글화 작업 후 비공개 및 공개 테스트에 대해 플레이어들의 불만과 깊이 있는 개선 의견이 빗발쳤습니다. 어떤 유저는 새로운 시각과 견고한 고증 지식을 바탕으로 본인만의 한글 텍스트 파일을 만들어 플레이어들에게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밀리터리 전문가 레벨의 플레이어와 캐주얼 플레이어를 모두 고려하여 한글화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해당 플레이어의 개선안을 모두 반영할 수는 없었지만, 한국 플레이어들의 전문성과 로컬라이징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고 이후 작업시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성향이나 패턴이 해외의 유저들에 비해 어떻게 다른가
월드 오브 탱크의 국내 출시 이전에 이미 북미 등 해외 서버를 통해 월드 오브 탱크를 즐기는 한국 플레이어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북미 서버에서 플레이할 경우 500ms에 이르는 끔찍한 핑 속도를 견뎌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플레이어들은 열악한 조건에서도 꽤 좋은 성적을 거두었죠.
한국 플레이어들은 전세계 어떤 국가의 플레이어들 보다 경쟁적이고 전략적이며 실리적입니다. 이들은 과정보다는 승리, 결과를 중시해 실제로 좋은 성적과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만일 월드 오브 탱크가 전세계 동시 출시되었더라면 러시아를 비롯한 CIS(독립국가연합)은 글로벌 챔피언 자리를 한국에 양보해야 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워게이밍 본사에서 바라보는 한국 시장은 어떠한가
워게이밍은 CIS 지역을 시작으로 유럽, 북미, 아시아의 순으로 진출해왔습니다. 아시아에는 가장 늦게 진출했지만 본사는 현재 아시아 시장이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 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일본, 대만과 함께 가장 주목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 중 하나입니다.
피규어 음반, 소설 등 게임 외 사업에 대해서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계획된 것이 있나
TGS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일본 애니메이션 ‘종말의 이제타’의 제작 지원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도 다양한 애니메이션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되었었지만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이라면 워게이밍은 게임 외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워게이밍의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문화 장르를 통해 게임을 신선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온라인게임 문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PC방 문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한국의 PC방 문화는 전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 입니다. PC방은 최고의 인프라가 구축된, 게임을 플레이하는 최적의 장소이자 함께 즐기는 문화를 통해 한국에서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어 온 주인공 입니다.
월드 오브 탱크는 다대다 전투를 즐기는 게임인 만큼 런칭 전부터 프리미엄 PC방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 본사에 지속적으로 피력했고 조금 늦었지만 월드 오브 탱크를 런칭한 그 어떤 지역에서도 유래가 없는 특별한 혜택들을 마련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VR/AR을 기반으로 한 체감형 게임이 시장에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게임이 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또 기존 서비스 게임과 연계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중이라면 어떤 계획으로 진행할 것인지 궁금하다
모바일 게임이 주류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게임 시장은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대응하는 시장입니. VR 또한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단 모바일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움직인 것이라면 VR은 기기의 발전과 대중화 정도에 그 성장 속도가 달려있다고 생각 합니다. 워게이밍 또한 이를 주시하고 있고 360도 영상 콘텐츠를 비롯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얻어진 다양한 시도들은 향후 e스포츠 리그에도 적용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워게이밍만의 기업적 특색이나 색다른 조직문화가 있을까
워게이밍은 올해로 창립 18주년을 맞은 회사입니다. 짧지 않은 개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월드 오브 탱크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급속도로 성장한 것은 근 5년에서 6년 정도 입니다. 짧은 기간 유럽, 북미, 아시아 각 지역에서 다수의 직원들이 워게이밍 가족으로 합류했으며 월드 오브 탱크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워게이밍 직원들이 직접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이는 해외에 진출한 다양한 국내 회사들과는 다른 가장 큰 차이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 워게이밍은 ‘Free to win’을 지양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결제 여부가 승리에 영향을 주는 모든 시스템을 제거했죠. 이전에는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골탄 등을 결제로만 구입할 수 있었으나 이를 크레딧으로도 가능하게 함으로써 게이머들은 오직 실력을 통해 정당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워게이밍의 직원들은 자사가 수익 극대화만을 지향하는 기업이 아닌 건전한 게임 문화를 지향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올해 워게이밍은 새로운 비전인 ‘Happy players’를 모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게이머의 행복이 우리의 어떠한 목표보다 우선한다는 것이죠. 게이머를 행복하게 하는 일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지표가 됩니다. 이러한 비전은 앞으로 워게이밍의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워게이밍 코리아가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어떻게 기억되었으면 하는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기업’이 되길 바랍니다. 이는 그 어떤 목표보다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월드오브탱크'를 사랑하고 워게이밍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월드 오브 탱크의 국내 서비스 4주년을 맞는 오는 12월 여러분들께 기쁜 소식들을 전해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4년간 큰 사랑을 주신 많은 플레이어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Happy players’를 위해 어떠한 것들이 진행될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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