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는 네티모의 웹게임 '천기 온라인'이 올라왔다. 네티모의 웹게임 시장 진출 이슈도 홍보모델인 김태원도 기사의 주인공은 아니었다. 검색어 1위로 등극한 18일은 천기 온라인이 OBT를 시작한 날이었다.
지난 15일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헤바 클로니아'라는 단어가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이다. 홍보모델은 티아라였지만, 신곡 공개나 특별히 화제가 되는 것 없이도 1위로 등극한 현상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게임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TV, 영화, 예능프로그램에 언급된 연예인의 이름은 항상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고, 각종 사건 사고에 관한 궁금증이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어울리지 않는 키워드가 등장하여 혼란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네이버 지식 in 서비스에는 종종 "왜 천기 온라인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거죠?"나 "왜 헤바 클로니아가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된 거죠?"라는 질문과 답변을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진실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게임포커스는 실시간 검색어 1위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쳐보기로 했다.
실시간 검색어는 조작된다
시쳇말로 광클을 하더라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고객센터의 FAQ를 통해 '특정 기준 시간 내에 사용자가 검색 창에 집중적으로 입력하여, 과거 시점에 비해, 또한 다른 검색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순위가 급격하게 상승한 비율을 기준으로 선정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기준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또한 동일인 혹은 동일 IP가 특정 기준 시간동안 같은 검색어를 두 번 이상 입력할 경우 한 번 입력한 것으로 계산한다. 더욱 검색어 순위에 올라온 검색어를 클릭한 경우 검색 횟수로 집계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 일상적으로 많이 입력되는 검색어는 급상승 검색어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결국, 일방적으로 사용자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조작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나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인터넷 키워드 마케팅 업체들이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순위를 충분히 조작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이유는 실시간 검색어 산출 기준은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을 밝히지 않았기에 이를 이용한 허점을 파고들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연관 검색어도 공략한다
연관검색어의 경우 네이버는 사용자가 특정 단어를 검색한 후 연이어 많이 검색한 검색어를 추출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로, 해당 검색분야에 확장 검색어를 제공하여, 찾으려는 정보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앞서 언급한 허점은 바로 연관 검색어를 공략하는 것이다. 인터넷 마케팅 업체들이 손쉽게 사용하는 연관검색어 마케팅 방법을 게임포커스와 게임웹진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한다.
1. 원하는 키워드인 '게임포커스'를 입력한다. 검색 결과 창에는 '게임포커스'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결과물이 나타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검색창 바로 밑에는 연관검색어 모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게임포커스라는 키워드와 연관검색어를 만들려는 '게임웹진'을 입력할 차례다. 2. 1번 과정에서 '게임포커스' 대신에 '게임웹진'을 입력하고, 검색 아이콘을 클릭하거나 엔터키를 누른다. 3. 2번 과정에서 '게임웹진'이라는 키워드를 지우고, 다시 '게임포커스'로 검색 아이콘을 클릭하거나 엔터키를 누른다. 4. 한 IP에서는 하루 2번 정도가 적당하고, 지인이나 주변의 도움을 얻어 연관검색어를 늘려나가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온라인 게임이나 업데이트, 베타 게임 등 연관된 키워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5. 1~4번 과정을 반복하면서 티를 내지 않도록 인터넷 익스플로어 메뉴에서 도구-인터넷 옵션-삭제-쿠키 삭제를 한다. |
위에 설명한 과정이 가장 쉽게 연관검색어를 공략하는 방법이다. 개인이 아닌 특정 업체에서 이러한 시도를 한다면 바로 연관검색어 마케팅이 되고, 이를 통해 검색어 순위에 영향을 주는 연관검색어를 조작하는 셈이다. 물론 순수한 궁금증에서 비롯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연관검색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지 불순한 의도에 의해 조작된 키워드에 묻힐 뿐이다.
주목받아야 살아남는 게임업계
게임업계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부인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인터넷 키워드 마케팅도 준비한다. 광고단가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욱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노출만 되더라도 바로 주목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주 애용하지는 않는다. 티가 나지 않도록 대행사와 업자를 통해 비밀리에 진행해야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흔히 메일함의 스팸함에서 확인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인터넷 마케팅 방법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 이슈 마케팅의 시작이다. 저렴한 가격과 단시간에 주목받을 수 있는 폭발력,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든지 홍보 가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더욱 포털에 배너광고가 게시되면 티가 나지 않아 검색어 순위 조작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함께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적으로 연예계의 신인이나 게임업계의 신작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불특정 다수를 항해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 검색어 순위를 점령, 연관검색어까지 공략하는 것이다. 시쳇말로 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검색어에 낚인 인터넷 언론사는 기자의 실명 대신 인터넷 뉴스팀이라는 기이한 이름으로 기사를 재생산하고, 키워드 헌터 블로거들도 트래픽을 잡고자 포스팅을 진행한다. 이제는 실시간 SNS 검색까지 침투하여, 별의별 광고문구로 클릭유도를 한다. 이쯤 되면 네티즌이나 언론사의 궁금증이 아닌 몇몇 업체에 의해 조작되는 검색어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기사를 쓰고 있는 순간에도 인터넷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려는 이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빠듯한 예산에 이슈가 필요한 게임, 런칭을 앞둔 게임사의 마케팅 고민까지 네티즌이 헤아릴 필요는 없다. 다만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손쉽게 반짝 효과를 누리려고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이들의 행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이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집착하는 '덜 떨어진 장난'은 그만 둘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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