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이름값 충분히 해낸 엔씨소프트 야심작 '리니지 이터널'

등록일 2016년12월09일 18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신작 MMORPG ‘리니지 이터널’의 첫 비공개 테스트가 지난 4일 4일간의 테스트를 마치고 종료됐습니다.

리니지 이터널은 1998년 개발된 ‘리니지’의 세 번째 후속작으로 원작인 리니지의 70년 이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프롤로그 지역인 말하는 섬 지역에서 아덴성 입성 전까지의 40레벨 콘텐츠와 13종의 이터널(캐릭터)가 공개됐죠.

특히, 이번 테스트에서는 마우스로 그려 넣은 궤적에 따라 액션이 발동되는 특허 기술인 '드래그 스킬', 사물을 이용해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인터렉티브 오브젝트' 시스템, 필드 곳곳에서 수시로 발생되는 '퍼블릭 이벤트'와 '다이내믹 게이트' 등 리니지 이터널이 특징으로 내세운 세부 시스템 일부가 공개돼 앞으로 어떻게 발전돼 나갈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었죠.

게임포커스는 드디어 오랜 기다림속에 첫 대규모 비공개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공개된 리니지 이터널을 콘텐츠별로 되짚어봤습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전투 "생각 보다는 할만한데?"

기자는 게을러서 한개 캐릭터 제외 올 42레벨 까지 밖에 키우질 못했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테스터들은 게임 초반부부터 40레벨의 아덴성 진입 전까지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는 40레벨까지 제공했지만 레벨업 자체를 막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반복 퀘스트나 퍼블릭 이벤트, 필드 곳곳에 무작위로 생성되는 다이내믹 게이트를 통해 꾸준히 레벨업이 가능했습니다. 여담이지만 기자가 확인했던 최고 레벨 유저는 48레벨 유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한에 비해 레벨업이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지만 첫 날부터 꾸준히 게임을 즐겼다면 2일에서 3일 정도면 40레벨, 즉 아덴성 입장퀘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 10시간 정도의 플레이를 했다고 하면 아마도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을겁니다.

전투 자체는 익숙한 편입니다

리니지 이터널의 전투는 이른바 ‘디아블로’식 게임과 같은 보편적인 핵&슬래시 게임과 비슷합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가 특허를 가지고 있는 ‘드래그 스킬’로 전략적인 전투를 유도했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제한적이지만 일부 이터널을 통해 드래그 스킬을 사용해볼 수 있었습니다.

리니지 이터널의 전투는 게임이 공개된 직후 꾸준히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각종 영상을 통해 게임을 확인한 대다수의 유저들이 “이것은 리니지가 아니다”는 말과 함께 거센 혹평을 남긴 것이죠. 이러한 의견의 근간에는 꾸준히 물약을 사용하며 끊임없이 적을 상대하는 형님 ‘리니지’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테스트를 통해 살펴본 이터널의 전투는 형님 ‘리니지’를 의도했다면 ‘불합격’이고 원초적인 ‘디아블로’식 전투를 의도했다면 ‘일단 합격’이라고 평할 수 있습니다. 밸런스 문제를 제외하고서 온전히 전투 그 자체를 생각했을 때 생각보다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석으로 인해 스킬의 효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리니지 이터널의 전투는 캐릭터인 이터널의 레벨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스킬 기반의 전투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에 레벨업 구간마다 이전에 얻었던 새로운 스킬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보석 슬롯이 개방되는데요. 흡사 모바일게임과 같이 스킬에 보석을 장착하면 보석의 이름에 따라 고유한 추가 효과가 생기게 됩니다. 대미지를 늘리고, 스킬의 쿨타임을 줄이거나, 소모 자원을 줄이는 등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보석의 등급에 따라 부여되는 능력치가 다르며 최상급의 보석을 장착할 경우 기존 스킬에 완전히 다른 효과가 추가됩니다. 조건에 따라 대미지를 몇 배나 극대화 시키거나 스킬의 쿨타임을 즉시 없애고 추가 공격 등이 가능하게 하는 등과 같은 완전히 새로운 옵션이 부가되는 것이죠.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이쯤 되면 보석 마련만 하다가 게임이 끝나는 것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테스트라서 그런 것일까요?

팀 스킬은 이렇게 별도의 특성 트리를 통해 또 한 번 강화됩니다. 고민이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14개의 스킬 중 2가지를 선택해 효율적인 전투를 할 수 있는 팀 스킬로 인해 또 한 번 전투 시스템을 꼬았습니다. 딜러가 탱커가 되거나 탱커가 딜러가 되는 등 포지션을 넘나드는 플레이는 불가능했지만 내가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활동 범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분명 생각할 것이 많고 또 이 고민만으로도 전투 시스템이 가지는 매력을 어필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었던 것이죠. 여기에 테스트 버전임에도 상용게임 못지않은 찰진 타격감은 전투의 만족도를 높여주었습니다(일부 이터널 제외). 생각보다 전투 부분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찾을 수 없었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였습니다.

저레벨 구간의 재미는 신선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혹평을 받았던 부분은 이러한 전투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유저가 받아들이고 즐기기까지의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린다는 부분입니다. 마치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애피타이저만 먹고 가게를 나서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결국 모든 스킬이 개방되기 전까지의 전투 과정이 이미 기존에 등장한 다른 게임들과 다를 것이 없었기 때문에 리니지 이터널 만의 새로움을 기대했던 유저들에게 있어 일반적인 온라인게임 그 이상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에는 상당히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였습니다.

영화에서도 관객을 사로잡기 위해 초반 5분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이는 것과 같이 다음 진행될 테스트에서는 게임에 호기심을 갖고 계속해서 즐기게 해줄 장치가 필요해보였습니다.

초반엔 어설프고 후반 가니 뭔가 아쉽다 "블록버스터 느낌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저는 영웅이 아니라 관찰자입니다

앞서 설명했듯 이번 테스트에서 유저들은 말하는 섬 지역에서부터 아덴 성 입성 전인 주앙 성까지의 이야기를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리니지의 후속작이고 리니지 시대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리니지 이터널의 스토리는 쉽게 말해 ‘먹다가 만’ 느낌이었습니다. 기자처럼 리니지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유저들을 제외하고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유저들에게도 우리가 왜 저항군에 합류해서 싸워야 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게임 초반부 플레이 동안 각인시키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보여집니다.

좋았어! 어서 스킵하자고!!!

친절하게도 대략적인 세계관을 게임 시작부 동영상을 통해서 설명하고 이해시키고자 노력했지만 대다수의 유저들은 테스트 시간의 문제로 이것을 스킵 했다는 점과, 초반부 퀘스트가 NPC와 함께 한다는 느낌보다는 NPC가 주는 외주 퀘스트를 처리하는 용병의 느낌이 강해 시나리오에 몰입하기가 어려웠고 맵을 열며 지정한 몬스터를 잡으러 다니기 바빴습니다.

심지어 로딩 화면에서도 시나리오를 어필했지만 꼼꼼하게 읽어보는 유저는 얼마나 될까요?

게임 후반부에 들어서면 그제야 다양한 NPC들과 함께하며 진정으로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이것마저도 유저가 시나리오의 중심이 아니라 조연처럼 비춰지며 감정이입을 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집니다. 등장 NPC들의 역할이 매우 비중 있게 다뤄지는 반면에 주인공은 그들과 함께 하는 동료 그 이상의 가치를 부여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의도하지 않았던 부분이라면 이 부분에 대한 수정이 필요해보였으며 만약 의도했다면 좀 더 극적인 연출이 필요해보였습니다. 말 없는 허수아비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기자만이 아니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뚜렷한 개성이 있는 던전은 특정 이터널의 사용이 강제됩니다

캐릭터 강제되는 던전 플레이, 적지 않은 스트레스 
이야기를 진행하며 다뤄지는 던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초반부는 너무나 특징이 없고 후반부는 특정 캐릭터가 강제되거나 무조건 적인 딜량이 최우선이 되는 등 뚜렷한 개성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인터렉티브 오브젝트 시스템이 진정으로 가치를 보여주는 던전은 아쉽게도 이번 테스트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 예로 불 속성 공격이 중심인 타오라의 산실과 같은 던전에선 얼음 속성 중심의 능력을 사용하는 프레야의 사용이 강제됐는데요. 물론 사용하지 않고도 클리어가 아예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대미지를 자랑하는 디버프로 인해 무차별 부활을 감수해야했죠. 결국 특정 캐릭터가 공략에 도움을 주는 개념이 아니라 쓰지 않으면 클리어가 쉽지 않은 방식으로 던전이 디자인되다보니 캐릭터가 강제된다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드래그 스킬 사용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몬스터의 공격이 즉각적인 것에 반해 드래그 스킬은 유저가 맵을 클릭하고 드래그를 시작해 드래그를 끝낸 시점에서 스킬이 발동되는 만큼 변화에 대처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부분은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여 집니다. 또 보스가 등장하는 구간에서 단순히 보스가 시나리오에 개입되어 있다기보다는 마치 죽기 직전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는데요. 시나리오상 중요한 보스라면 좀 더 화려한 연출과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던전 클리어 과정에서 드러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리니지 이터널은 무슨 게임이지?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

RPG에서 아이템은 중요합니다. 리니지 이터널 역시 마찬가지

FGT를 통해 조심스럽게 게임을 다듬어온 엔씨소프트가 진행한 리니지 이터널의 첫 대규모 테스트는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리니지 이터널이 대중에 공개된 것이 2011년 무렵이니 벌써 개발에만 5년 이상이 걸린 게임이면서도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웹젠의 ‘뮤 레전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크아크’와 여러모로 비슷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죠.

이번 테스트에서 아쉬웠던 점은 리니지라는 게임이 갖는 핵심 콘텐츠인 혈맹 시스템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혈맹 자체를 만들 수 있긴 했지만 단순히 길드 이상의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습니다. PK시스템이 목마른 유저들을 위한 돌파구가 되는 것 같아 보였지만 이터널 시스템의 특징으로 인해 압도적인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좀처럼 유저 대 유저간의 대결에서 승부를 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혈맹 콘텐츠가 없다보니 애꿏은 몬스터들이 유저들의 분노를 받아내고 있습니다

결국 리니지 시리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혈맹 콘텐츠의 기능을 온전히 체험할 수 없다보니 전투와 제작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활동에서부터 유저들 간 PK 등 크고 작은 모든 것들이 붕 떠버린 느낌마저 듭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기능은 구현되어 있지만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캐릭터가 각성을 하면 능력치와 외모가 멋지게 변합니다. 각성까지는 어느정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뮤 레전드가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 즉 캐릭터 성장에 중점을 뒀고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는 테스트에서 캐릭터 자체의 강렬한 액션과 다양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에서 리니지 이터널은 핵심 콘텐츠라고 내세운 대다수의 콘텐츠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테스트가 끝나고 기자에게 “리니지 이터널은 무슨 게임이냐”는 질문을 던진 사람은 많았지만 제가 아니라 다른 어떤 기자들도 정확하게 리니지 이터널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보여준 것이 제한적이고, 보여준 것은 이미 보았던 것이었기 때문이죠.

그나마 오만의 탑이 체면을 세워줬습니다

리니지 이터널의 출시는 2017년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 게임들이 이미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다져놓고 서비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테스트 기간 도중 대표적인 게임 특징인 이터널 시스템을 어떻게 다듬어야될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테스트 내 설문조사에서도 이터널 시스템의 만족도를 물어보는 질문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죠. 이쯤 되면 정체성 확립에 꽤나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모양새입니다.

물론, 아쉬움들에도 불구하고 리니지 이터널은 확실히 재미있는 게임이었고 '리니지' 이름값에 걸맞는 게임이었습니다. 부디 이번 테스트에서 얻은 피드백들을 잘 살펴봐서  다음 테스트에선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리니지'를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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