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로스트테일(中 원제 '미성물어', 迷城物语)’을 둘러싼 넥슨과 넥스트무브의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넥스트무브가 예정대로 1월 중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어 양쪽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넥스트무브가 국내 서비스를 준비 중인 로스트테일은 미려한 일러스트와 강력한 소셜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모바일 MMORPG로 '경쟁'보다는 '협동'을 추구하는 힐링형 모바일 MMORPG를 표방하고 있다. 경쟁 중심의 기존 게임들과는 다르게 감성을 자극하는 협력 콘텐츠와 소셜 콘텐츠, 채팅 이모티콘 등 공감하며 플레이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한국보다 앞서 출시된 아시아 지역에서 기록적인 매출을 올리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제2의 도탑전기로까지 불리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 게임은 출시 직후 넥슨이 PC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하고 있고 또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모바일게임 '트리오브세이비어'와의 유사성이 지적되며 곧장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해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가짜’, ‘짝퉁’이란 의미를 담은 'FAKE TREE OF SAVIOR'로 불리기도 하는 등 특정 캐릭터의 기술이나 오브젝트, 개발 코드 및 사운드까지 트리오브세이비어의 것을 그대로 차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매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일단 국내 서비스를 앞둔 로스트테일을 둘러싼 넥슨과 넥스트무브의 입장은 명확하다. 넥스트무브는 로스트테일은 '미성물어'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을 모두 수정했고 법적 확인 절차까지 마쳤기 때문에 출시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넥슨은 원작이 트리오브세이비어를 베낀 게임이 명확하기 때문에 강경한 법적 대응까지 진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게임포커스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로스트테일 문제에 대한 양사의 입장을 정리해봤다.

넥슨 "한국 게임의 권리 보호를 위한 당연한 행동,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일단 넥슨은 넥스트무브의 로스트테일 국내 서비스가 기정사실화되자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의 서비스야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국내에서까지 '표절게임'의 서비스를 가만히 놔둘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리오브세이비어 모바일의 게임출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해본다면 다소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빠른 대응이다.

넥스트무브가 아직 국내 서비스 버전을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서둘러서 대응에 나선것은 로스트테일이 국내 서비스를 최대한 지연시키고 가능하다면 국내 서비스를 막아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당연히 트리오브세이비어의 국내 서비스 시 로스트테일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다. 개발사인 IMC게임즈의 강력한 요청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법적 공방은 승소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진행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저작권 분쟁사례에서 알 수 있듯 추상적인 게임의 장르, 기본적인 게임의 배경, 게임의 전개방식, 규칙, 게임의 단계변화 등은 게임의 개념, 방식, 해법, 창작도구로서 아이디어에 불과하므로 아이디어 자체를 저작권으로 보호가 받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즉 유사성이 아닌 동일성 여부가 법적인 판단에 중요한 척도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넥슨의 법적 대응은 저작권 분쟁이 아닌 킹과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와의 법정 공방을 참고로 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행위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여진다. 

부정경쟁방지법에는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해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이 규정을 통해 그동안 게임 저작권 분쟁에서 보호받기 힘들었던 게임의 기획 아이디어를 보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을 통해 게임의 기획 아이디어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이동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넥슨의 법적 대응에 무게를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법안에서는 게임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외교부를 비롯한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법안은 올해 6월부터 적용된다.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는 트리오브세이비어 모바일의 서비스 시기와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기업과 정부가 국내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결국 넥슨의 법적인 대응은 기업 대 기업 간의 표절 법적 공방에서 벗어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외산게임들 특히 중국산 게임들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의 판단과 대응이 어떻게 될지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되는 셈이다.

법적 공방 자체가 상당한 시간을 소요하는 만큼 먼저 서비스 될 예정인 로스트테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어찌됐든 판결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앞으로 논란이 있는 해외 게임의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게임사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무브 "문제 안되게 하겠다. 현지화로 논란의 해답 내놓을 것"
사실 지난해 미성물어의 국내 서비스는 모든 퍼블리셔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중화권 지역에서의 괄목할만한 성과와 검증된 재미를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내놓으라하는 대형 퍼블리셔들이 모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지만 개발사가 과도한 계약 조건을 내걸어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증된 흥행성을 보여준 미성물어를 국내에 서비스 하려고 했던 회사들은 적지 않았다.

중국 게임의 국내 서비스와 관련한 인식이 바뀐 것은 지난해 이펀컴퍼니가 중국게임 '천명(현재서비스명 육룡어천)'을 국내 시장에서 크게 성공시키면서 부터다. 현재 미성물어는 홍콩과 대만에서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던 육룡어천을 뛰어넘는 매출액과 인기를 과시하며 국내 시장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작은 홍콩과 대만 지역에서 일 매출 합계 약 12억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는 전체 마켓이 아닌 일부 마켓만 계산한 것으로 만약 모든 지역별, 국가별 매출을 포함한다면 실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분기에 1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기도 하다. 

이미 중화권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는 '미성물어'(이미지 출처 : 통계 플랫폼 AS0100)

결과적으로는 넥스트무브가 '미생물어'의 국내 퍼블리셔로 확정됐지만 중요한 것은 많은 국내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들이 미성물어의 서비스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협상 테이블의 주요 실무자들은 당연히 넥슨이 서비스할 예정인 트리오브세이비어 모바일과의 표절 논란을 알고 있었을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서비스를 위한 협상을 했다는 것은 이미 서비스를 위한 법적인 문제는 해결이 됐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넥스트무브는 역시 이번 논란에 대해서 법률적인 확인을 마쳤기 때문에 서비스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게임의 퍼블리싱 계약 당시 이와 관련된 법적 문제에 대한 책임소재도 명확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넥스트무브가 이전에도 논란이 있었던 게임을 국내에 무리없이 서비스 했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보다 앞서 출시됐던 모바일게임 '구원자들'의 경우 현지에서는 블리자드와 라이엇게임즈의 특정 캐릭터들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지만 국내 출시를 앞두고 논란의 가능성이 있는 거의 모든 부분에 대한 수정/개발을 진행한 바 있다. 

넥스트무브는 이미 '구원자들'에서도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 삭제해 국내에 서비스 한 바 있다

넥스트무브는 로스트테일 역시 단순한 로컬라이징 작업이 아닌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현지화 작업을 통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로스트테일은 2016년 12월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현지화 및 내부 이슈로 인해 출시 예정일이 많이 늦어졌으며, 이는 최근 벌어진 표절 논란과 무관하지 않아보인다. 넥스트무브 관계자는 "트리오브세이비어 모바일과 분명히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서비스 버전의 동영상이나 자료가 공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넥스트무브의 "아무런 문제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100% 믿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무조건 문제"라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 

일단 양사의 법적 갈등은 로스트테일의 현지화 버전 공개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어떤 행동을 취하든지 간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넥슨 '트리오브세이비어 모바일' 中 서비스 예정, 치후 360 vs 창유 법적 공방 가능성도

로스트테일(미성물어)은 이미 한국 서비스에 앞서 중국, 대만, 홍콩 등 다양한 아시아권 국가에서 서비스가 진행 중인 게임이다. 중요한 점은 이미 출시된 지역 중 일부가 넥슨이 '트리오브세이비어 모바일'을 출시 할 예정인 서비스 권역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미성물어는 현재 중국의 3대 모바일게임 마켓 중 하나인 치후 360이 운영 중인 '360 모바일게임'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데 트리오브세이비어 모바일은 현재 중국에서 '창유'를 통해 서비스 될 예정이다.

출시는 미성물어가 한 발 일찍 시작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만약 미성물어가 트리오브세이비어의 기술, 오브젝트, 코드 등을 그대로 차용했다면 원제작사인 IMC게임즈의 저작권을 명백하게 침해하는 요소인 만큼 중국 퍼블리셔인 창유에서도 출시 시기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게임포커스가 취재한 결과 아직까지 창유는 치후360측이나 미성물어의 개발사인 핑신 스튜디오 측에 적극적인 대처(법적 소송 포함)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적극적인 대응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일단 트리오브세이비어가 아직 출시 전 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또한, 마켓이 아예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중국 시장의 특수성도 고려했을 수 있다. 그러나 게임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창유가 적극적인 대응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단순히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게임포커스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핑신 스튜디오는 현재 미성물어의 서비스와 관련해 제3자의 권한침해나 차용 사실이 없다는 중국 국내의 법적 검증을 마친 상태다. 유저들은 물론 외부에서 논란이 되는 것과 달리 IMC게임즈가 보유하고 있는 트리오브세이비어의 권한침해나 기술, 콘텐츠와 관련한 무단 차용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받은 셈이다.

물론 실제 법적 공방이 이루어진다면 중국 기업들간의 싸움인 만큼 결과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싸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어찌됐든 현재까지는 개발사 및 미성물어의 서비스사는 자신들의 서비스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트리오브세이비어를 서비스 하게 될 중국의 창유 관계자도 미성물어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는 반응이지만 구체적인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게임의 출시 시기가 다가오면 중국에서도 어떤식으로든 행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과연, '트리오브세이비어 모바일'과 '로스트테일(미성물어)'의 서비스 논란이 양국에서 어떻게 전개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