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S게임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과거엔 속칭 '그들만의 게임'으로 불리던 AOS 장르의 게임이 최근 다양한 특징을 앞세우며 등장, 이젠 많은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AOS게임이 개발 중이거나 이미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으며 올 연말에는 대형 개발사들에서도 다양한 AOS게임의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MMORPG와 FPS로 양분되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출사표를 던진 AOS 장르의 게임은 어떻게 비주류에서 주류가 되었을까.
AoS의 시초는 스타크래프트
AoS게임은 본디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이었던 'Aeon Of Strife'의 줄임말이다. 지금에 와서는 크게 놀랍지 않은 방식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Trigger방식의 게임을 맵 내에 삽입시킬 수 있었다는 점은 '유즈맵'으로 불리는 또 다른 게임모드를 성행하게 만든 원동력이었고 일부 유저들은 이를 즐기기 위해 게임을 구입하기도 하였다.
게임은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정해진 유닛을 선택해 목표 건물을 먼저 부수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었다. 상대 유저를 상대로 전투에서 승리하거나 방어 건물을 부수어 빠르게 캐릭터를 강화시키는 과정을 먼저 수행하는 쪽이 이기는 단순한 룰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간의 상성과 호흡이 중요해 해외 유저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국내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블러드류의 게임에 가려 빛을 보진 못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AoS
국내에서 AoS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워크래프트3 오리지널 말기에 등장한 유즈맵 DOTA(Defens of the Anicient)였다. 스타크래프트의 맵에디터로는 한계가 있었던 영웅 시스템을 스탯에 영향을 받는 워크래프트3의 육성 시스템에 의해 기존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보다 더욱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이후의 얘기지만 DOTA가 처음 사용한 맵의 배경이 Aeon Of Strife였던 이유로 유저들은 이와 같은 방식의 게임을 AoS게임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는데 이는 게임명(맵 명칭)이 하나의 장르로 굳어지게 된 역사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초창기 DOTA의 개발자는 Eul의 닉네임을 가진 유저였다. DOTA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워크래프트3의 확장팩인 프로즌쓰론의 맵에디터로 락(Lock)이 걸려있는 오리지널 맵과 모드를 열어볼 수 있게 되자 DOTA의 원본 맵을 수정한 다양한 맵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게 된다.
이에 원 제작자인 Eul은 생업을 이유로 DOTA의 업데이트를 멈추게 되고 그동안 만들던 DOTA에 대해 "자유롭게 수정해도 좋다"는 말과 함께 사실상의 오픈소스를 선언하게 되며 이후 Guinsoo(스티브 픽)라는 닉네임의 유저가 기존의 DOTA와 다른 유저들이 디자인한 DOTA들의 장점을 모아 DOTA Allstars를 공개한다. 보통의 유저들이 알고 있는 지금의 DOTA는 DOTA Allstars를 기반으로 한다.
당시 채널을 통해 피드백을 받던 개발자를 돕기 위해 유명 도타 TDA클랜이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클랜원 중 한명인 PenDragon(스티브 메스콘)에 의해 공식적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갖춰 제작되기 시작한다. 이후 DOTA는 Guinsoo의 뒤를 이어 IceFrog라는 유저에 의해 관리되어 졌으며 핵심 인물이었던 Guinsoo와 PenDragon은 라이엇게임즈를 창립, 지금의 LOL(League Of Legends)을 개발했으며 IceFrog는 밸브에 영입, DOTA2개발에 참여하게 된다.
밸브의 상표권 등록과 스타크래프트 DOTA
밸브는 DOTA2의 발표와 더불어 작년 8월 미국 특허청에 DOTA의 상표권 등록을 신청하였다. 상표권 등록 소식이 알려지면서 “밸브가 기업이란 이름으로 상표권을 독점하려 한다”, “IceFrog를 앞세워 많은 유저들의 손에 의해 이만큼 발전한 DOTA의 IP를 이용하려고만 한다”등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논란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LOL의 개발사이자 DOTA 초기버전의 개발을 맡았던 개발자들이 있는 라이엇게임즈였다. 이들은 밸브의 행동을 정면에서 비난하며 밸브의 상표권 등록이 발표되고 나서 수일 후 DOTA의 풀네임인(Defens Of The Anicient)라는 이름으로 상표권 등록을 시도했다.
뿐만 아니라 DOTA 커뮤니티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블리자드 역시 밸브의 이런 상표권 등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며 '스타크래프트2'의 MOD로 블리자드가 직접 제작하고 있는 '블리자드 DOTA'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밸브의 DOTA상표권 신청 이후에도 DOTA라는 이름을 빼거나 수정하지 않은 것은 밸브의 상표권 등록을 은유적으로 비판하거나 혹은 상표권 등록에 맞설 다른 카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현재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고 있는 '블리자드 DOTA'는 올해 발매될 확장팩 '군단의 심장'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루머로 인해 많은 유저들로부터 관심 받고 있다.
AOS게임,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까?
아직까지는 장르적인 생소함과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플레이 방식에 AOS게임은 국내 유저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긴 하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AOS게임들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유저들의 열기와는 관계없이 국내 AOS게임은 인기의 대중화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발론 온라인과 로코 등 초기 유저들의 반응이 좋았던 게임들이 그 인기를 지속시키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매치 시스템의 문제와 밸런스 문제, 게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장르의 한계 때문이었다.
자신과 실력차이가 나는 유저와 매치되는 매치시스템, 실력으로 극복하기가 힘들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 캐시 아이템과 한 게임당 평균 30분 이상을 요구하는 플레이 타임은 유저들로 하여금 이겼을 때의 성취감보다 패배했을 때의 상실감이 더욱 크게 느끼게 했던 것이다.
DOTA를 느끼고자 게임을 시작했던 유저들은 DOTA의 향기를 만끽하지 못했고 DOTA를 따라잡겠다던 개발사는 패키지와 온라인게임이 가지는 각각의 장단점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
최근에 공개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사이퍼즈는 이러한 어려운 조작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AoS의 기본적인 룰 안에서 컨트롤을 통한 액션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액션을 강조한 만큼 정통 DOTA를 느끼고자 했던 유저들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AOS 마니아들의 우려 속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나타나는 사이퍼즈의 인기는 현재까지 공개된 국내 AOS게임 중 '최고'라고 할 만하다. 비록 정통성이라는 부분에선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적어도 '가벼운 AOS'게임으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AOS게임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렸다는 부분은 '수훈감'으로서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드래곤플라이의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 역시 국내 유저들의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특징을 내세우고 있다.
DOTA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게임플레이 시간을 시스템적으로 단축시켜 빠르고 지루하지 않은 게임을 유도했으며, 처음 게임을 접하는 유저들에게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킹덤언더파이어'라는 이름만으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유저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게임의 특징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앞서 거론된 DOTA2 역시 올 하반기 기대되는 AOS게임이다. 최근까지 DOTA 제작을 맡은 IceFrog의 첫 작품으로 정통 DOTA의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며, 워크래프트3 캐릭터 및 밸브의 팀포트리스2의 캐릭터 '파이로'가 추가될 것으로 알려져 DOTA 마니아들의 큰 기대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도 DOTA2는 IceFrog가 있는 밸브와 'LOL'을 만든 라이엇게임즈의 정면대결로 비춰지며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FPS와 MMORPG를 즐겨하지 않는 '잠재적인' 유저가 있다는 측면에서 AOS장르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보편화 되지 않은 장르를 보편화 시키는 것에는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단순히 패키지의 향수에 취해 온라인게임의 생리를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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