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는 높아졌으나 TRPG의 재미는 그대로 간직한 '핸드 오브 페이트 2'

등록일 2017년11월25일 17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임 진행자(GM)의 말과 나의 상상으로 펜과 종이만 있는 테이블 위에 무서운 용이 살고 있는 던전이 펼쳐지기도 했고 희귀한 보상을 얻을 수 있었던 TRPG. 국내에서 보드게임이 활성화되기 전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 게임장르는 게임의 주요 요소들을 게임 진행자가 정하는 만큼 게임 진행자의 역량에 따라 난이도와 재미가 천차만별이었지만 그런 랜덤한 진행마저도 게임의 재미 중 하나였다.

그러나 게임 시스템이 점차 발전하면서 던전 및 몬스터의 난이도가 유저의 레벨에 맞게 조정돼 GM의 즉흥적인 결정 때문에 생긴 약간 허술하고 갑작스러운 이벤트나 예상치도 못한 레벨의 던전이 등장하는 경우도 크게 줄어들었다. 그런데 지난 해 우연히 '핸드 오브 페이트'라는 게임을 만난 후 TRPG를 생각나게 하는 그 게임성에 반해, 그 후속작에 대한 정보를 놓치지 않으며 게임이 출시될 날만 기다려 왔다.

약 1년을 기다린 결과 지난 7일 드디어 후속작 '핸드 오브 페이트 2'가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를 통해 출시 됐다.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게임 구성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핸드 오브 페이트의 정식 후속작 핸드 오브 페이트2는 어떤 게임성을 보여줬는지 직접 플레이해보고 게임을 비교해봤다.

후속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카드


핸드 오브 페이트2는 전작의 주인공이 최종 보스였던 딜러를 쓰러트린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전작의 주인공에게 모든 것을 뺏겨 복수를 다짐하는 딜러와 그 때문에 주인공이 겪는 시련을 다루고 있다.

이번 작에서도 유저들이 준비한 게임의 중심 콘텐츠(던전, 장비) 카드와 딜러가 준비한 카드를 합쳐 전체 스테이지가 만들어진다.

물론 전작에서처럼 카드 구성이 어려운 초보자들을 위한 카드 자동 구성도 지원한다. 다만 이 경우 이번 작에서 추가된 각 스테이지마다 요구하는 미션을 실패하는 경우도 많아 게임에 익숙해진 후에는 미션에 맞게 카드를 구성을 해야 업적을 완료하거나 이후 진행에 도움이 되는 토큰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스테이지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성공, 실패 카드 뽑기는 여전한 가운데 이번 편에서는 새로운 운 요소인 주사위가 추가됐다. 미니게임의 승패를 결정 짓는 이 주사위 굴리기는 주사위를 굴려 딜러가 제시한 숫자 이상으로 결과물이 나오면 승리한다.

전편에서도 카드 결과물로 일희일비했는데 이번에 운 요소가 더 추가돼 유저 입장으로서는 절망적인 요소가 추가 됐지만 주사위 게임의 성공 확률이 높아 큰 부담이 되는 편은 아니었다.


높아진 난이도
핸드 오브 페이트 2는 전작보다 전투 모션이 다양해졌다. 일반적인 평타, 막기, 구르기, 특별한 무기에 부여된 특수 버프 및 디버프 외에도 무기의 종류마다 등 뒤에서 찌르기, 던지기와 정해진 콤보를 모으면 발동되는 강 공격 등이 추가됐다. 이 때문에 전편보다 전투의 재미가 더 높아졌으며 여기에 전편에는 방패를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했던 막기 – 반격 콤보가 양손 무기에서도 가능해져 전편보다 양손 무기의 효용성이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전편보다 유저의 대미지가 강해졌기 때문인지 이번 편은 몬스터의 AI가 향상됐고 공격 쿨타임도 전편보다 짧아졌으며 전편보다 막기의 타이밍이 다소 까다로워져 유저들의 노련한 컨트롤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편에서는 스테이지에 상관없이 원하는 때에 난이도를 바꿀 수 있던 것과는 달리 이번 편에서는 게임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옵션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물론 무한 모드가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것을 예고한 만큼 난이도 조절도 추가될 가능성은 있지만 초반부터 추가됐으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외에도 달라진 점
핸드 오브 페이트 2는 전편에 이어 많은 요소들이 추가됐다. 먼저 전편에서 주인공은 캐릭터의 성별과 외형이 고정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성별 및 얼굴형, 머리 스타일 및 의상 색상 등의 캐릭터의 외형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유저에게 버프를 주거나 함께 전투하는 동료가 추가되거나 농부 등을 지키면서 적을 처치하는 미션이 있는 전투가 공개돼 각 전투마다 사용해야하는 전략이 늘어나 전투의 재미가 증가했다.

한편,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전작에서 주인공에게 모든 카드를 이용해 총 공격을 했지만 패배했던 딜러는 이번 편에서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복수를 노리며 2편의 주인공을 자신의 아군으로 포섭하려 한다. 전편 주인공에게 모든 것을 잃은 만큼 의상도 초라해졌고 전투의 후유증으로 그 흉터가 온 몸에 남아 징그러웠다.

여기에 게임을 진행하며 나오는 카드 속 인물들과의 대화는 전편의 스토리 종료 후 지금 게임 속 세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어 전편을 플레이 한 유저들이라면 스토리를 꼼꼼히 읽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편은 게임 스트리머들을 위해 트위치와 연계해 지문 및 카드 선택 때 투표 기능을 추가해 투표를 통해 스트리머가 유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등 적극적으로 방송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핸드 오브 페이트 2는 개발사 Defiant Development의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그래픽이 획기적으로 좋아졌다거나 이전 작에서 가장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전투의 시점이 변화하는 등 시스템 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작에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마치 TRPG와 같은 게임성은 유지하면서도 전투 재미를 높이기 위한 노력과 스테이지마다 추가된 퀘스트 등은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어떤 점에 만족했는지 파악하고 그 점을 최대한 살려내고자 했던 개발사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비록 난이도가 높아져 전편보다 개인적으로 플레이타임은 많이 늘어났으나 1편을 즐겨 본 유저라면 2편도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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