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리코(대표 우석형)가 서울 성수동 본사 내 '신도문화공간'에서 김실비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신도리코는 지난 2011년부터 국내 미술계의 신진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3명의 작가를 선정해 작품 활동비를 후원하고 전시 기회 등을 제공하는 '신도 작가지원 프로그램(Sindoh Artist Support Program, 이하 SINAP)'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를 여는 김실비 작가는 '제 7회 SINAP'에 선정된 작가로 개최하게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도리코의 3D프린터로 출력된 작품 '금지옥엽', '똬리 운동 연구' 등을 포함해 다수의 작품이 선보인다.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정치, 문화, 과학기술과 연관된 주요 이슈들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에 걸쳐 표현한다. 한국과 독일, 그리고 여타의 세계를 잇는 가상의 연결점들을 선보이면서, 현대성과 이미지, 그리고 언어에 대한 작가 특유의 상상적 시점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이로써 지금의 전지구화 시대에 정치와 과학기술은 우리를 자본주의의 폐해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를 질문하며 우리 욕망의 세계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동시대의 문화 산업과 여흥을 둘러싼 정치, 사회적 현상들을 재구성하여 사회비판의 새로운 시점과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회한의 동산 Garden of Regrets'에서 작가는 고도화된 기술발전과 급속하게 변하는 시대에도 유일하게 확정된 미래인 죽음을 바라본다. 우리는 삶을 위협하는 위험이라 제시되는 것을 피하거나 유예하려 하면서도, 동시에 금지된 것들을 욕망하거나 하지 못한 일을 후회한다. 일례로 성경 속 뱀의 이야기에 따르면 금지되었던 선악과를 따먹고 만 인간은 실패한 동산에서 태어난 회한의 인류이다.
'회한의 동산'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매 순간 과거가 될 시간을, 또한 미래에서 무엇을 향해 회한을 가질 것인지를 그리고 있다. 모든 요소가 색을 잃고 원래 있던 곳에서 떨어져 나왔고, 거울에 비친 우리는 온갖 곳을 향한다. 과거의,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회한 가득한 모습들을 기리듯, 탑을 돌 듯 바라볼 만하다. 미술은 특수한 것을 특수하다고 말하기 보다는, 특수성을 잠식하는 일반성을 뒤흔들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작가의 인간 삶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 잘 드러나는 전시이다.
작가는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미디어 아트를 전공했으며 현재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프라하 네반 콘템포, 서울 인사미술공간, 스페이스 오뉴월,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세마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시립미술관, 신 베를린 쿤스트페어라인, 리얼 DMZ 등지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제7회 신도 작가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김실비 개인전은 오는 4월 27일까지 서울 성수동 신도리코 본사 문화공간에서 진행되며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평일에 한해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