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8]'왜?'라는 질문이 창의적인 주인의식을 만든다... 앤드류 막시모프 전 너티독 소속 강연

등록일 2018년04월25일 17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과거 너티독에서 근무했던 앤드류 막시모프가 '2018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여, '창의적인 오너십의 공유 문화에 대해'라는 강연을 통해 어떻게 하면 게임 개발 팀 내에서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먼저 어항 속의 금붕어의 이야기를 들어 조직의 업무환경이 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어항 속의 금붕어는 물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업무 환경에 익숙한 조직원들의 경우 변화에 필요성에 대해 느끼지 못한다는 것. 그는 "기존의 관료주의적 방식으로는 점차 구성원이 늘어나고 조직 내 관계가 복잡해지는 게임 회사의 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라며 조직원들이 스스로 일을 하게끔 만드는 창의적인 오너십에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너티독은 '언차티드', '라스트 오브 어스' 등의 명작들을 개발한 회사로, 전담 매니지먼트가 없는 등 기존의 경영 관리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도 33년 동안 회사를 운영해 오고 있다. 앤드류는 너티독의 경영 비결로 조직원들의 창의적인 주인 의식을 꼽았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 이끌어 낸다


그는 먼저 관리자가 없다면 조직 전체의 운영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들을 반박했다. 과거에는 주로 단순한 작업들이 이루어졌지만 창의성이 중요해지는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히 업무를 지시하거나 보상을 통한 유인책을 활용하는 것으로는 조직원들의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

앤드류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조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스튜디오 내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자신의 작업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나 자신이 앞으로 해야할 업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원들에게 "왜 우리는 이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는 것.


그는 이어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 조직원들이 자신이 왜 그 업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며 이로 인해 주인의식을 가지지 못한다고 밝혔다. 앤드류에 따르면, 주인의식이란 전체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있으며, 작업물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전체 프로젝트의 결과를 위해 어느정도 조절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그는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개발 중인 게임의 스토리가 변경될 경우 필연적으로 캐릭터의 설정이 바뀌게 된다. 이 경우 관리자가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캐릭터의 설정을 바꾸라고 지시하는 경우와 캐릭터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 캐릭터의 설정을 변경시키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앤드류는 밝혔다.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업무를 수정하는 경우에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조직 구성원간의 원활한 의사 소통을 촉진


이어 그는 조직원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도 "왜?"라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앤드류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은 각자의 이해 관계를 가지고 있다"라며 "프로그래머가 아티스트에게 조언을 구하는 일이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때 객관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 자신의 작업 결과물이 다른 사람의 작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파악하는 한편, "왜 이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흐름을 파악하여 팀원 간의 열린 소통은 물론 전문 분야를 넘어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어 그는 모든 조직원들은 자신의 결과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원 사이의 원활환 소통을 위해서는 조직원들끼리 피드백을 주고 받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결과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완성된 결과물만을 보여주려는 보호 본능을 가지게 되고 이는 결국 전체 프로젝트의 지연으로 이어진다는 것. 그는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을 문화로 만들면 창의적인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기 회의는 No, 비정기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그는 또한 정기적인 회의 대신 조직원들끼리 자주 소통할 것은 권장했다. 그는 정기적인 회의 대신 적극적인 소통을 주로 진행하게 되면 조직원들이 서로 책임을 이전할 수 없기 때문에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의 대신 적극적인 소통을 위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주의가 분산되는 등 비용이 증가한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라며 "그러나 회의를 통해 얻은 성공적인 아이디어 하나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서 나온 결과물 10개 중에 건진 2개의 아이디어가 더욱 성공적인 결과이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오히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며 조직원들의 참여의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더 많은 권한, 투명성, 포용성


그는 또한 조직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채택되고 이를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운영될 경우 조직원의 주인의식이 더욱 높아져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앤드류는 이 과정에서 업무 내용의 투명성 역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작업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 이상으로 시스템을 통해 프로젝트와 관련된 파일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작업물을 조직원 모두가 공유함으로 인해 모두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그는 이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람도 소외되어서는 안된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그는 "단 한사람이라도 프로젝트에서 소외된다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없다"라며 "너티독에서는 모든 솔루션에 모든 직원이 참여할 수 있다. 구성원 모두에게 동일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 조직원의 90%가 동일한 결정을 내리는 결과가 나오는 등 구성원 모두를 참여시켰을 경우 의사 결정이 더욱 신속해진다"라고 말했다.

감독과 지시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라


앤드류는 또한 조직 구성원의 자율성이 보장된 상황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젝트와 조직을 구조화시키고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처럼 구조화된 조직 내에서는 조직원의 자발적 참여도를 높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가 너티독에서 일할 당시 정형화된 회의를 진행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프로젝트를 운영한 결과, 구성원들은 이런 방식에 곧장 적응하고 스스로 할 일을 찾아나섰다는 것. 그는 스스로 의견을 결정하고 이를 공유할 경우 더 좋은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어지기 때문에 전체적인 프로젝트 결과물의 품질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수에 대해 허용하는 문화를 만드는 한편, 실수에 대해서는 빠른 수정이 가능한 구조를 제공하라고 말했다. 각자 맡은 분야에 대해 피드백을 서로 제공하고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상호보완적인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는 "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더 시킬 필요는 없다"라며 "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직이 그들을 믿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주인의식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절대적인 권위는 필요하지 않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업무에 참여하는 조직 구조에서의 리더십의 구현 방안에 대해 그는 "모두의 의견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 리더십의 역할은 지원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너티독에서는 전담 프로듀서나 매니저가 없이 모두가 프로덕션 업무를 진행한다.

특히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2개의 역할을 겸임하는 구조를 통해 조직 내에서는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사람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문제에 대해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면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따로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열정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라


창의적인 주인의식을 가진 인재에 대한 채용 방안에 대해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주인의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열정과 관심이 필요한데 이는 직무 교육을 통해 가르칠 수 없다는 것.

그는 "너티독의 사람들은 80시간을 배정한 프로젝트가 10시간 만에 끝나더라도 남은 70시간을 같은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일을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앤드류는 열정과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회사에 오래 남는다고 강조하며, 단순히 일자리를 찾는 사람과 자신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왜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지"에 대한 해답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물론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게 만드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주인의식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비롯된다


마지막으로 앤드류는 창의적인 주인의식을 조직원들이 가지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열정을 수용하는 자유로운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발적으로 의욕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조직 내에서는 품질에 대한 타협이 어렵다고 이야기하며 '언차티드' 개발 당시 주인공 '드레이크'의 가슴털의 조정에 많은 시간을 사용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사람들이 열의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결과물에 대해 최대한 열린 태도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라며 "조직이 원하는 대로 작업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잘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조직원들이 이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처럼 자유로운 업무 환경으로부터 비롯되는 시간이나 인력의 낭비가 발생하더라도 다시 이전의 관료주의 조직문화로 회귀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실패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는 결과를 극대화할 수 없다"라며 자유로운 환경 구축을 위해 어느정도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직원들이 프로젝트를 위해 시간을 원하는 대로 쓰게 하는 것도 좋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로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또한 직원들의 열정을 악용할 경우 결과물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게 된다. 조직원들의 열정을 잘 관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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