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크리드' 시리즈는 플레이스테이션3, 4 및 PS Vita 게임 1500개 가량을 플레이하고 플래티넘 트로피 867개를 획득한 기자가 신작이 나오면 나오자마자 플레이해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서 끝을 보는 시리즈다.
대개 3~40시간, 길면 70시간 정도 걸리지만 크게 어려움없이 적당히 재미있게 즐기다 끝나는 시리즈로, 최신작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 역시 이 정도 예상과 기대로 시작했다.
그런데... 게임이 너무 재미있고 방대하다. 60시간 넘게 플레이했지만 여전히 맵의 절반 정도 밖에는 가 보지 못했다. 매일 새벽까지 게임을 하고 지각하지 않고 출근하는 스스로가 대견하면서도 너무 힘들어 이대론 못버틸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10분 정도 자투리 시간에도 퀘스트 하나 더 하고, 지역 이벤트 하나 더 해결하려고 플레이스테이션4 PRO를 켜고, 퀘스트 라인 하나 끝까지 보기 전에는 잘 수 없다며 꾸벅꾸벅 졸면서 패드를 쥐고 버티는 스스로를 보니 이대로는 삶이 위협받을 것 같아 이제 좀 여유를 갖고 플레이하려 한다.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플레이한 후 감상을 정리하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11월이 되어야할 것 같아 중간 지점에서 정리해 두려 한다.
출시 전 게럿 글로버 디렉터를 만났을 때 게럿 디렉터가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에서 게이머는 롤플레이를 할 수 있고, 원하는 대로 놀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그 말을 그저 게임에 대한 통상적인 수식어 정도로 이해했는데 직접 해 보니 아쉬운 구석도 있고 조금 의아한 구석도 있지만 종합적으로는 너무나도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맵과 퀘스트가 짜여져 있었다.
메인 퀘스트보다도 각 지역마다 나오는 서브퀘스트 라인이 정말 너무 훌륭하다. 분기와 결말을 다양하게 제공해 다른 분기와 결말이 궁금해 반복플레이를 하게 만들 정도이다. 특히 은빛 섬의 반란군 지원 퀘스트라인과 그 전에 노예 동생과 폭력조직 두목 형의 이야기를 다룬 형제 퀘스트는 선택을 참 고민하게 만들었다. 급하게 지역 보스부터 처리해 버리면 퀘스트 라인이 그냥 사라져 버려 차근차근 하나하나 확인하고 결말을 바꾸기 위해 로드해 다시 플레이하는 이런 경험은 참 오랜만이다.
알렉시우스를 고른 1회차 플레이에서는 '그리스 정의와 질서의 수호자' 콘셉트로 플레이중인데, 악당은 징벌하고 선한 이들을 도우며 도둑질도 하지 않고 있다. 완전히 피할 순 없지만 병사들을 무의미하게 처치하는 것도 최대한 피해 플레이중이다. 이렇게 롤플레이를 하는 것도 오랜만의 감각이다.
친구의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가 어떤 게임이냐'는 질문에 머리 한켠에 신성한 존재로 자리잡고 있는 '폴아웃2'나 '발더스게이트2'를 언급하고 스스로 깜짝 놀랐을 정도로 기자의 취향에 딱 맞는 게임을 너무 오랜만에 만났다.
세계구 트로피 헌터인 기자가 하나의 게임에 투자하는 시간은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까지의 시간이며, 대개 트로피와 관계없는 콘텐츠는 패스하는 경우가 많다. '데스티니'와 '더 디비전' 같이 100시간 넘게 플레이한 게임도 플래티넘 트로피 및 DLC 트로피를 모두 획득한 뒤에는 손을 놓게 되었는데...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는 트로피 목록도 안 보고 트로피와 관계없는 시간제한 퀘스트나 지역 이벤트도 다 하게 만들고 있다. 이것 역시 트로피 헌터 8년 만에 처음 하는 경험 같다. 알렉시우스로 게임을 끝낸 후 카산드라로 2회차 플레이를 하자는 생각까지 드는데,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는 1회차에 트로피를 다 획득할 수 있는 게임이라 실제 한다면 트로피 헌터로서의 아이덴티티가 흔들릴 것 같다.
기자의 최근 생활패턴은 퇴근하면 플레이스테이션4 PRO 전원을 켜고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를 하다 잠이 들고 일어나면 역시 게임을 하다 출근하는 식으로 잠, 오디세이, 근무. 딱 세가지만 하는 생활이 1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슬슬 삶을 되찾아야 할 것 같다.
AAA급 타이틀을 만드는 공식으로 사용되는 게 현재로선 직원들을 쥐어짜서 개발 완료까지 무제한 크런치 모드를 가져가는 것과 유비스타일의 세계 각지의 스튜디오에서 나눠 개발한 조각을 합쳐 하나로 만드는 두가지라 할 수 있을 텐데...
유비에서 만든 다른 IP의 게임들이 갈수록 비슷한 느낌을 주기에 이건 답이 아닌가 싶었지만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 수준의 게임을 자주 보여줄 수 있다면 이거야말로 답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럿 글로버 디렉터는 한국영화 팬으로 알려져 있고, 한국에 와서 서울 도심을 걸어서 누비고 갔다고 한다. 유비 관계자의 귀띔에 의하면 3일 동안 180킬로미터 이상을 걸었다는데... 게럿 디렉터와 오디세이 개발진이 만드는 거라면 한국을 배경으로 한 어쌔신도 한번 보고싶은 생각도 든다.
주변을 보면 전작에 실망했던 게이머나 기존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게이머들도 모두 오디세이를 재미있게 하고 있다. 고민중이거나 긴가민가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어서 구입해 플레이하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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