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세가 '칭송받는 자 ~흩어져 가는 이들을 위한 자장가~', 아쉬움 남는 고전 명작게임의 재해석

등록일 2018년12월24일 10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고전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게임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불과 1년 사이에도 그래픽 측면에서 큰 발전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연일 다양한 장르와 시스템을 접하는 유저들의 눈높이 또한 높아지기 때문에 조금만 오래 된 게임을 즐기더라도 그 당시의 재미를 고스란히 느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세가 퍼블리싱 코리아가 지난 11월 국내에 정식 출시한 '칭송받는 자 ~흩어져 가는 이들을 위한 자장가' 역시 과거 2002년 출시되어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고전 명작 중 하나다. 많은 사랑에 힘 입어 '칭송받는 자(일본명 우타와레루모노)'는 총 3편까지 출시되었으며 국내에서는 세가 퍼블리싱 코리아를 통해 드디어 정식 한국어 번역판으로 시리즈의 첫 작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원작의 전투 파트를 3D로 새롭게 구성하였으며 이벤트 CG나 캐릭터 일러스트를 고해상도로 변경하는 등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개선작업이 진행되었다. 과연 새롭게 돌아온 '칭송받는 자'는 고전의 화려한 귀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해당 시리즈를 처음 접한 기자에게 '칭송받는 자 ~흩어져 가는 이들을 위한 자장가~'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빛이 바랜 게임처럼 느껴졌다.

 

매력적인 세계관, 스토리의 완성도도 만족스러워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관과 완성도 높은 스토리다. 플레이어는 알 수 없는 가면을 쓴 채 기억을 잃고 깨어난 주인공 '하쿠오로'가 되어 마을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게임의 주 무대가 되는 세계는 일본풍의 가옥과 북극 문화권의 복장이 결합된 독특한 분위기를 구성하고 있는데, 여기에 게임에서 등장하는 단어들도 게임 만의 독자적인 체계를 이루고 있어 '알 수 없는 세계'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분위기와 더불어 세계관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하쿠오로'는 마을의 지도자로, 그리고 왕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주인공의 입지가 변하면서 점차 확장되는 세계관도 매력이 상당하다. 게임의 중심이 되는 세계관의 구성이 탄탄하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도 더욱 호기심이 들고 몰입할 수 있다.

 

복선의 회수 능력도 우수하다
 

여기에 스토리의 완성도 또한 만족스럽다. 게임은 복선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기 때문에 주인공이처한 상황에 대한 의문이나 캐릭터의 알 수 없는 행동들, 플레이어가 느끼는 어색한 감정들이 작품 후반부에 들어서는 전부 해소된다. 특히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전란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더불어 캐릭터들의 평온한 일상이나 소소한 웃음거리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칭송받는 자'의 스토리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퍼즐을 풀어나가는 듯한 전투 파트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비주얼 노벨 파트 이외에도 '칭송받는 자'의 또다른 축을 담당하는 것은 전투 파트이다. 전투 파트는 SRPG 형태로 진행되며 플레이어는 캐릭터들을 조작해 다양한 상황에서 적을 물리치거나 특정 상황을 이끌어내야 한다. '보통' 난이도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난이도가 높아지게 되면 적들이 주요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상당히 고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전략적인 재미를 높여주는 것이 결과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기능과 되돌리기 시스템이다. 행동의 결과를 미리 파악하는 것은 물론, 실수를 하더라도 언제나 자유롭게 게임의 특정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어 퍼즐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전투의 시작부터 끝까지 예측하는 재미가 있어 전략 게임에 도전하고자 하는 유저들 역시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저들의 높아진 기준을 만족시키기에는 심심한 게임

 



 

이처럼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매력적인 세계관을 갖춘 '칭송받는 자'는 분명 명작으로 칭송받을 자격이 있는 게임이다. 그러나 최신 기기로 리메이크된 작품을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는 그대로지만 이를 전달하는 방식이 크게 변하지 않아 기자처럼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는 게임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다.

 

가장 아쉬운 것은 단조로운 연출이다. 비주얼 노벨 형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만큼, 플레이어가 주로 보게 되는 것은 인물들의 대화다. 그러나 CG가 등장하는 경우가 적은 것은 물론, 단순히 텍스트 만으로 상황을 묘사하는 경우가 많아 플레이스테이션4로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3D로 변경된 전투 파트 역시 그래픽이 최근 게임과 비교했을 때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부족하다.

 



 

전투 파트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전투 파트의 분량이 많지 않아 SRPG를 기대했던 유저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기력을 소모하는 '연격' 시스템은 과거 작품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좀더 치밀한 밸런스나 전략적인 요소를 기대할 수 없어 아쉽다.

 

UI 역시 최근 게임과 비교하면 부족함이 많다. PS Vita와의 동시 출시를 고려해 게임의 UI는 상당히 간소화되어 있기 때문에 큰 TV 화면으로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전체적인 화면이 비어있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세월 앞에 무색해진 고전, 후속작에서는 아쉬움 달랠 수 있을까

 



 

'칭송받는 자 ~흩어져 가는 이들을 위한 자장가~'는 분명 매력적인 게임이지만 리메이크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를 평가하자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의 세계관이나 스토리는 이 게임이 왜 고전 명작으로 칭송받고 있는지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게임의 UI나 진행 방식은 지금의 유저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러나 전투 파트에서의 전략성을 강화한 두 번째 작품 '칭송받는 자 ~거짓의 가면~'의 리메이크 버전이 오는 2019년 1월 발매될 예정이기 때문에 '칭송받는 자 ~흩어져 가는 이들을 위한 자장가~'에서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작품에서는 리메이크의 완성도를 높여 원작의 팬들은 물론 시리즈를 접하지 않은 유저들까지도 만족시켜줄 수 있을지, '칭송받는 자' 시리즈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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