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13년 만의 정식 한국어 현지화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시리즈 매력 그대로 담아냈다

등록일 2019년02월14일 16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24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JRPG라는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다. 게임 시장의 발전을 함께한 만큼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작품을 거듭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기도 했는데, 1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 이후의 작품들을 '후반기', 그 이전의 작품들을 '초창기' 작품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이중 지난 2008년 출시된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는 '초창기' 작품과 '후반기' 작품 사이의 변화기에 자리한 작품이다. 시리즈 최초의 플레이스테이션3 타이틀인 것은 물론, 기존의 3D 배틀 시스템을 한층 발전시킨 전투와 캐릭터의 매력, 방대한 콘텐츠 분량으로 발매 당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다소 부실한 현지화로 국내에서 아쉬움을 표하던 팬들도 많았다.

 

'테일즈 오브 레젠디아' 이후 오랜만에 한국어로 만나는 타이틀
 

그런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가 플레이스테이션4 리마스터 버전으로 돌아왔다. 특히 국내에서는 '테일즈 오브 레젠디아' 이후로 약 13년 만에 정식 한국어 번역이 진행된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과거 '초창기' 작품과 달리 최근 출시되는 '후반기' 작품 대부분이 유저들로부터 아쉬운 평가를 받는 가운데, 리마스터 버전으로 돌아온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는 과연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진짜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시리즈 최초의 HD 타이틀, 플레이스테이션4로 즐기자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의 가장 큰 의의는 시리즈 최초의 HD 타이틀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작품들이 플레이스테이션2와 NDS로 출시되어 기술적인 한계로 선명한 해상도로 게임을 즐길 수 없었던 것과 달리, 보다 선명한 화질로 캐릭터와 작중 배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만의 매력.

 

풍경 만으로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된 리마스터 버전에서도 보는 재미는 확실하다. 파스텔 톤의 색감을 살린 것은 물론, 캐릭터들이나 자연 경관의 표현들도 보다 애니메이션 스타일에 가까워 지난 2018년 출시된 '니노쿠니2'와 비슷한 비주얼을 느낄 수 있다. 플레이 타임이 긴 JRPG 특성 상 게임에 금세 단조로워질 수 있는 약점을 보는 재미로 완화시켜 오랜 시간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

 

2D와 3D 사이에 놓인 전투 시스템, 콤보의 재미가 살아있다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방대한 스토리 이외에도 독특한 전투 시스템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초창기' 타이틀에서는 흡사 격투 대전 게임을 연상시키는 횡스크롤 방식으로 전투가 진행되었지만, 이후 발매되는 타이틀에서는 3D와 2D 방식을 조합한 독특한 전투 시스템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역시 이 방식을 사용, 3D로 구현된 전장에서 전투가 진행되며 플레이어는 적을 중심으로 앞과 뒤로 움직일 수 있으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프리런'을 통해 보다 입체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초창기 타이틀을 주로 즐겼던 유저들이라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적의 기술을 피할 수 있는 수단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이전 타이틀과는 색다른 재미가 있어 익숙해진다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비오의'를 대신하는 다양한 보조 시스템들이 늘어났다
 

초창기 작품과 비교하면 콤보 시스템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기존에는 캐릭터의 성장에 따라 새로운 기술들이 추가되어 보다 많은 콤보를 사용할 수 있던 것과 달리,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에서는 무기에 별도의 스킬들이 부여되고 이런 스킬들을 통해 보다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작품의 핵심 시스템인 '비오의' 역시 사용 조건이 보다 까다롭게 변했지만, 이를 대신해 '버스트 아츠'라는 시스템이 추가되어 기존 작품과 비슷하지만 색다른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각 스킬에 3가지 속성을 부여, 속성에 따라 적을 한번에 해치울 수 있는 '페이탈 스트라이크'가 추가되었으며 콤보 횟수에 따라 전투 종료 이후 더 많은 'TP'를 회복할 수 있는 체인 시스템이 새롭게 등장해 기존 작품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콤보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임 초기에는 단조롭던 전투 방식이 플레이어의 성장에 따라 화려해지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

 

매력적인 캐릭터들, 도전 욕구 자극하는 콘텐츠도 다수

 



 

매력적인 캐릭터 역시 JRPG의 필수 요소 중 하나다.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는 기존의 작품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성을 지닌 등장인물들을 배치, 플레이어가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고 작품의 줄거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RPG에서 등장하는 주인공과 여주인공 사이의 러브라인 요소도 과감하게 배제한 것은 물론, 작중 이야기 대부분이 주인공의 정신적인 성장을 다루기보다는 다른 조연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기존의 게임들과 다른 매력 중 하나.

 



 

캐릭터의 매력을 살펴볼 수 있는 '스킷' 콘텐츠도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대표적인 매력 중 하나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되는 메인 시나리오와 달리 '스킷'에서는 캐릭터들이 잡담을 나누는 등 '꽁냥'대는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 캐릭터성이 잘 드러나는 만큼 이런 콘텐츠를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환영할만한 부분이다. 여기에 메인 시나리오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다루는 서브 퀘스트 역시 본편의 무거운 분위기를 보조하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다회차 플레이를 권장하는 도전 요소들도 게임의 재미 중 하나다. 기존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에서 주로 선보였던 '투기장'이나 '남코도' 등의 도전 콘텐츠는 물론, 강력한 적을 상대하는 '기간트 몬스터'나 플레이어의 업적 점수에 따라 다음 회차에서 다양한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그레이드' 시스템도 건재하기 때문에 게임을 끝까지 파고들면서 다양한 도전과제들을 달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점도 JRPG로서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들쭉날쭉한 난이도 곡선, 갑작스러운 후반부 전개는 아쉬워

 

전혀 쉽지 않다
 

한편,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의 난이도 조정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정 구간에서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일부 보스 몬스터나 진행 구간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다.

 

3D 전장이라는 점은 1대 다수에서 단점으로 작용한다
 

결국 특정 구간을 마주하게 되면 반복적인 전투를 통해 레벨을 올려야만 하는데, 빠른 진행을 원하는 유저들이라면 실망할 수 있는 부분. 난이도 역시 '쉬움'은 너무 쉽고 '어려움'은 너무 어려워 적정 수준의 밸런스를 원하는 유저들에 대한 배려도 아쉽게 느껴진다. 이 밖에도 다수의 적을 혼자 상대할 경우 대응 수단이 부족한 점도 당시 과도기 시절의 전투 시스템의 한계로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

 



 

시리즈 전체의 문제인 후반부의 갑작스러운 전개 역시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가 안고 있는 문제다. 시리즈의 모든 작품들이 작중 마지막에서는 세계의 존망을 놓고 최종 결전을 벌이게 되는데,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는 세계관이 확장되는 과정이 너무 갑작스러워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주인공 '유리'가 안고 있는 '정의'와 관련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아무튼 세계를 구하자'는 전개는 다소 무리한 전개가 아닐까 싶다.

 

13년 만의 정식 한국어 번역판, '테일즈 오브'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후반부의 무리한 전개나 난이도 밸런스에 대해 아쉬움이 남지만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는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캐릭터의 매력이 살아있는 것은 물론, 후반부를 제외한 나머지 메인 스토리의 구조 역시 흡입력이 있기 때문에 취향이 맞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시리즈 전통의 완성도 높은 콤보 시스템 역시 '테일즈 오브' 시리즈에 처음 입문하는 유저들이라면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를 통해 근 13년 만에 '테일즈 오브' 시리즈가 정식 한국어 현지화가 되면서, 향후 출시되는 시리즈 최신작들 역시 한국어 현지화가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이다. 이전까지는 유저들의 한국어 현지화 만으로 시리즈들을 즐길 수 있었지만, 활발한 한국어 현지화의 흐름을 타고 다시 시리즈 최신작들을 한국어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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