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MMORPG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PC게임 시장이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경쟁자를 만나 성장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을 때 등장한 '배틀그라운드' 등 배틀로얄 게임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며, PC게임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주춤하던 PC게임 시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런 배틀로얄 시장에 기존 자사의 게임을 가지고 도전장을 던진 게임사가 있다. 바로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검은사막 온라인'을 개발중인 펄어비스다.
펄어비스는 올해 초 검은사막 온라인에 신규 모드인 '그림자 전장'을 추가했다. MMORPG에 배틀로얄 장르를 접목한 그림자 전장은 업데이트 초기부터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지금까지 순조로운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검은사막의 배틀로얄 게임 그림자 전장은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과 무엇이 달랐을까.
쏘는 것만 보다가 때리니 다르다. MMORPG의 장르의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한 '그림자 전장'
그림자 전장은 FPS가 중심이 되었던 배틀로얄 모드를 MMORPG로 옮겨 온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검은사막의 그림자 전장이 배틀로얄 게임의 탈 FPS를 시도한 첫번째 게임은 아니지만 모드를 통한 이용자의 선순환 구조를 꾀했다는 점, 신규 유저의 게임 내 정착을 실제 지표로 보여준 긍정적인 사례로 주목할만하다.
기본적으로 정해진 장소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 좁아지는 전쟁에서 최후의 한 사람을 가리는 배틀로얄 게임의 룰을 그대로 따르지만 검은사막 온라인의 그림자 전장은 룰을 제외한 게임내 모든 시스템을 온전히 검은사막 온라인에서 그대로 가져와 사용한다. 즉 기존 이용자가 새로운 게임 모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으며 그림자 전장만 즐겨본 신규유저가 게임에 적응하기 위해 컨트롤과 캐릭터의 특장점을 새롭게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기존의 배틀로얄 게임이 파밍 후 교전으로 이루어지는 전투 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림자전장은 성장과 클래스 선택라는 변수를 추가해 클래스 선택 ▷파밍 ▷성장 ▷교전의 다소 복잡한 교전 방식을 가진다. 여기에 그림자 전장에서 얻어지는 파밍아이템과 교전으로 인한 성장에 랜덤이라는 요소를 부여해 한 명의 유저가 압도적으로 강해지거나, 또 압도적으로 불리해지지 않도록 배려했다.
재미있는 점은 아이템 획득과 성장에 ‘운’이라는 요소가 적용됐지만 RPG의 요소가 어느정도 반영돼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지만 스킬이 없는 유저, 좋은 스킬을 가지고 있지만 아이템이 없는 유저 모두 전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일방적인 주도권을 갖지 못한다는 점이다. 결국 일반적인 배틀로얄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여포 메타나 간디 메타로는 그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 이 게임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수집한 장비의 수준에 따라 보상을 차등 지급하기 때문에 생존과 공격을 반드시 조화롭게 해야 된다.
색다른 시도 합격점, 문제점 개선은 필요
검은사막 온라인의 그림자 전장은 단순히 플레이해보는 것만으로도 신규 유저들에게는 검은사막 온라인의 컨트롤 체계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만큼 영리한 튜토리얼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플레이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신규 유저보다는 기존 검은사막 온라인에 익숙한 유저들이 유리해 진다는 점은 아쉽다. 물론 검은사막 온라인의 파생 콘텐츠이기 때문에 익숙한 유저들이 좀 더 빠르게 시스템에 적응해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요소가 돼 게임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하는 것.
검은사막 온라인의 PVP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아머, 잡기, 백어택, 다운, 스턴 등 판정의 우선 순위, 주의해야 될 부분 모두 검은사막 온라인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오는 만큼 여기서 나타나는 유저들의 플레이 수준 차이는 명확하다. 경험이 없지만 프로게이머 수준의 기량을 가진 유저라고 할 지라도 그림자 전장 안에선 경험 많은 일반 수준의 게이머를 이기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은사막 온라인을 전혀 즐겨보지 못한 유저들이라도 즐기는 시간이 길어지면 충분히 상위권을 노려볼 수는 있지만 우승을 하는 것은 운이 아니면 불가능에 가깝다. 클래스 간의 밸런스 문제를 논외로 하더라도 그림자 전장을 완벽한 개별 게임으로 생각하고 즐기려는 신규 유저들에게는 오히려 본게임에 대한 흥미도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마이너스 요소가 아닐까 싶다.
또한 게임에 우두머리가 왜 등장하는지, 캐릭터가 어떤 부분에서 강하고 약한지, 보조 아이템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과도하게 축약되어 있다. 초보들도 함께 놀 수 있는 놀이터라고해서 들어왔는데 정작 숙련자가 더 재미있게 즐기고 초보들은 즐기는 방법 조차도 모르는 상황이 되는 것. 실제로 그림자 전장을 통해 검은사막을 접한 초보 유저들이 보상을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도 모르고 혼란스러워 하다가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기존 유저들 입장에서도 아쉬운 점은 있다. 현재 그림자 전장은 거점전과 점령전 시간과 겹치는 문제가 있는데 패치를 통해 서로의 간섭이 없어지도록 수정됐지만 실상은 거점전과 점령전을 준비하면 그림자 전장을 제대로 즐기기 힘들며 그림자 전장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거점전과 점령전을 포기해야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
코어 유저들에게 있어서 순위권에 들지 않는다면 그림자 전장을 즐겨서 얻는 이득이 없기 때문에 기존 유저들 사이에서도 그림자 전장은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이다.
MMORPG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그림자 전장,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 두 마리 토끼를 다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시스템으로 더욱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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