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을 필두로 PC 게임들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출하기 시작한지도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검은사막'이나 '블레이드 & 소울' 등 이름만 대도 알 법한 대부분의 PC MMORPG가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식되었지만, 유독 액션 게임 장르에서는 모바일로의 이동이 더딘 상황. 플레이어의 개입이 적더라도 성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MMORPG와 달리 조작 과정에서 재미를 얻는 액션 게임이 모바일 플랫폼과 잘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렇기에 에이프로젠게임즈가 최근 국내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인 '소울워커 제로'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소울워커 제로'는 스마일게이트가 국내 서비스를 진행 중인 PC 액션 게임 '소울워커'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액션 게임으로, 원작의 스토리를 모바일 플랫폼에 그대로 담는 것은 물론 액션의 재미까지 그대로 구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베타테스트 버전 임에도 불구하고 원스토어 무료 게임 인기 순위 4위에 오르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
에이프로젠게임즈는 4월 18일까지 '소울워커 제로'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완성도를 점검한 뒤 5월 중 게임의 정식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소울워커 제로'는 과연 성공적인 PC 액션 게임 이식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지, '소울워커 제로'의 베타테스트 버전을 플레이해봤다.
※본 체험기는 베타테스트 버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소개된 시스템 중 일부는 정식 출시 버전에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원작 100% 이식, 성우와 그래픽도 그대로
원작이 존재하는 만큼, '소울워커 제로'와 '소울워커' 사이의 비교는 불가피하다. 그런 의미에서 '소울워커 제로'는 조작을 제외한 원작의 거의 모든 부분들을 모바일 디바이스에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가장 기본적인 스토리 구조도 원작과 동일하며, 원작에 참여했던 성우들이 '소울워커 제로'에 그대로 참여하면서 양질의 더빙 음성을 감상할 수 있다.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담은 만큼, 서사적인 구조는 원작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래픽에도 원작의 느낌이 그대로 들어가있다. 원작 특유의 일러스트 화풍을 그대로 게임 내 그래픽에 녹여냈으며, 퀄리티 역시 다른 3D 게임과 비교해도 부족한 부분은 없다. 연출 역시 시원시원해서 액션 게임의 주된 재미 중 하나인 '타격감'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지연 현상도 거의 없어, 많은 플레이어들이 밀집해 있는 마을 지역에서도 끊김 현상은 느끼지 못했다. 원작을 즐겼거나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3D 그래픽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조작은 단순하지만 액션의 재미는 그대로다
모바일 게임에서 액션 장르가 비주류로 밀려나게 된 것은 조작의 편의성 때문이다. 물리적인 버튼 없이 가상 키패드 만으로 게임을 조작하는 만큼, 소위 말하는 '손맛'을 살리기에 부족한 것. '소울워커 제로'에서는 이러한 모바일 디바이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을 엿볼 수 있다.
먼저 부족한 '손맛'은 사운드로 극복하고자 했다. 기자가 베타테스트 버전에서 플레이한 '스텔라 유니벨'의 경우 기타를 무기로 사용하는데, 시원한 일렉 기타의 사운드를 통해 타격감이 배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캐릭터들 역시 타격음이 인상적이기 때문에 다소 빈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액션에 풍성함을 더해준다.
여기에 단순화된 조작도 액션의 재미를 높여준다. PC 게임처럼 복잡한 커맨드를 조작해 스킬을 사용할 수 없는 대신, 대부분의 스킬들을 버튼 하나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끔 배려한 것. 특히 조작 방식도 단순히 버튼을 누르는 것 이외에도 오랜 시간 누르고 있거나 타이밍에 맞춰 터치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추가되어 단순하면서도 몰입도가 높은 액션 시스템을 구현했다.
특히 플레이어의 피로도를 줄여주기 위해 '자동 전투' 기능을 넣은 점도 모바일 디바이스를 고려한 좋은 대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한번 클리어한 스테이지의 경우 자동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으며, 같은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기능도 넣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게임을 플레이하고 성장 단계에 접어들어도 지루함 없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몬스터나 스테이지의 다양성은 아쉽다
그러나 베타테스트 버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소울워커 제로'에서 등장하는 적이나 스테이지가 단조롭다는 점은 아쉽다. 첫 챕터의 스테이지부터 한번 등장한 적이 계속해서 등장하며, 보스 스테이지가 아니면 마지막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종류도 전부 동일하다. 매번 같은 적이 등장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도전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배경은 매 스테이지마다 다르지만, 결국 이동 동선이 동일하다는 점도 '소울워커 제로'의 아쉬운 점이다. Z축 이동이 없이 일직선으로 구성된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플레이하게 되는데, 게임 플레이 내내 큰 변화가 없다 보니 단순히 적을 해치우고 다음 방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계속되어 지루함이 느껴졌다. 다양한 이벤트나 이동 과정 등 유저들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도 높은 원작 재현은 인상적, 보다 다양한 재미가 필요하다
5월 중 출시를 앞둔 '소울워커 제로'는 원작을 즐긴 팬들이라면 기대할 만한 작품이다. 원작의 성우가 그대로 참여해 풀 더빙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그래픽 측면에서도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처음 '소울워커'를 접할 때의 추억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작 초반부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만큼, 아직 '소울워커'를 접하지 않은 신규 유저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소울워커 제로'의 매력이다.
액션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맞게 간단하게 변했지만 재미는 확실하다. 사운드를 중심으로 매력적인 타격감을 구현했으며, 조작은 단순하지만 콤보를 이어 나가거나 다양한 형태의 조작을 즐길 수 있어 액션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도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식 서비스 이후 보다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된다면, 액션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게임이 오랜 기간 사랑받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재미 요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게임 내에 등장하는 적의 수나 스테이지가 적다 보니, 게임을 즐기면서 금세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퀘스트 역시 결국에는 특정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진행하며 레벨을 올리고 상위 등급의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플레이어들이 느끼는 단조로움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5월 중 출시를 앞둔 '소울워커 제로'가 원작 못지 않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게임의 정식 서비스를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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