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선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모바일 게임 '에픽세븐'의 운영 팀이 유저 간담회 '에픽세븐 계승자 간담회'를 열고 향후 개선된 소통 방식과 운영을 약속했다. 게임의 유저들은 우선 운영 측이 약속을 이행하는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판교에서는 '에픽세븐'의 유저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일, 게임 내에서 메모리 에디터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운영 측이 나서 직접적인 해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간담회는 당초 11일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미디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논란이 단순한 에디터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스마일게이트 측의 전반적인 운영 미숙으로부터 비롯된 만큼 스마일게이트는 유저 초청 간담회로 일정을 변경한 바 있다.
현장에는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상훈 사업실장과 슈퍼크리에이티브 김형석, 강기현 공동대표, 김윤하 콘텐츠 디렉터가 참석한 가운데, 유저 100명과 크리에이터, 미디어 관계자가 '에픽세븐'의 보안 및 운영 전반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19시 30분 시작된 간담회는 다음날 새벽 4시 20분까지 총 4차에 걸쳐 진행될 정도로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메모리 에디터 프로그램에 빈틈 보인 것은 치명적인 실수, 재발 방지 약속하겠다
간담회의 시작을 연 첫 질문은 이번 간담회를 촉발시킨 보안에 대한 이슈였다. '에픽세븐'에서는 지난 2일, 신규 콘텐츠 '오토마톤 타워'에서 랭킹 1위를 차지한 유저가 에디터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던 바. 특히 해당 유저가 사용한 에디터 프로그램이 20년전 개발된 것임은 물론, 3개월 가량 부정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운영 측이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고 밝혀 유저들의 실망감이 커지기도 했다.
슈퍼크리에이티브 강기현 공동대표는 에디터 프로그램에 빈틈을 보인 것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강 대표는 "기술 분야 책임자로서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겠다. 특정 유저가 에디터를 사용해 3개월 동안 특혜를 누렸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내가 유저라도 납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단, 강기현 대표는 논란이 된 해당 유저가 사용한 것이 에디터 프로그램이 아닌 변조 apk임을 밝혔다. 문제가 된 유저는 3개월 전부터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클라이언트를 확인한 결과 6월 3일 계정이 만들어졌다는 것. 특히 에디터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단순 수치를 변경할 수 있지만 아군 피격시 무적 판정 등 지속 효과를 부여할 수는 없다는 점도 해당 유저가 변조 apk를 사용했다는 증거다.
운영 측은 2018년 8월 게임의 론칭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변조 사항에 대해 적발해 왔지만, 원천적인 차단 방법을 세우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강기현 대표는 "선로깅 후제재는 게임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다 효율적인 방어 전략임은 분명하다"라며 "그러나 우리의 입장에서만 효율성을 생각하다 보니 유저들에게 이런 문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논란의 '월광 소환' 개선 방안 검토 중, '유저 적대적' 운영 개선하겠다
현장에서는 보안 이슈 이외에도 게임의 운영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특히 유저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부분은 '에픽세븐'의 뽑기 콘텐츠인 '월광 소환'으로, 일반 뽑기 20회당 주어지는 '금빛전승석'을 6개 모아 도전할 수 있다. 1회 소환에 33만원 정도가 필요하지만 '월광 소환'에도 별도의 확률이 존재하기 때문에 원하는 영웅을 얻기가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필요한 자원에 비해 기대값이 터무니 없이 낮다는 것. 이에 유저들 사이의 박탈감이 심해진다는 것이 '에픽세븐' 이용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슈퍼크리에이티브 김형석 공동대표는 내부에서도 '월광 소환'의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유저들과의 소통을 통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김형석 대표는 간담회 현장에서 '월광 소환'을 40회에 '천장(반드시 특정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제시했다. 다만, '월광 소환' 40회에 필요한 비용이 상당하다는 유저들의 비판이 제기되면서 김 대표는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7월 31일 이전까지 '월광 소환'의 구체적인 개편안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운영 측은 유저들로부터 '유저 적대적' 운영이라는 평가를 받는 소통과정도 개선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에픽세븐'에서는 최근 메모리 에디터 프로그램 관련 논란을 다룬 공지사항에서 '일부 악의적인 유저들'이라는 호칭을 사용해 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상훈 사업실장은 "공지에서 사용해서는 안될 말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라며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인원 및 GM을 다시 교육해 재발을 방지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형석 대표는 "그동안 유저들과 대화하는 톤이나 문법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전문가를 채용해 투명한 운영 방향을 공유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장에서는 캐릭터의 스킬 레벨을 높이는데 필요한 재료 '머라고라'의 수급량이 너무 적다는 문제와 최근 핵심 콘텐츠의 보스 몬스터가 각종 상태이상에 저항을 갖고 있는 소위 '무지개 면역' 등 게임의 밸런스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운영 측은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단계적인 개선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아직은 확답 아닌 약속 뿐, 유저들 "지켜볼 것"
약 9시간에 걸쳐 진행된 간담회를 지켜본 유저들은 아직 게임에 대한 신뢰도를 완전히 회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나온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답이 '확답'이 아닌 '약속'이었기 때문. '에픽세븐'에서는 그동안 패치 노트를 통해 개선을 약속한 부분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거나 사전 공지 없이 갑작스러운 밸런스 조정이 발생하는 등 운영 측면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였기에 모든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유저들의 입장이다.
김형석 대표는 "7월 31일 이전까지 유저 분들의 의견을 취합한 개선책으로 답변하겠다. 늦어도 8월 중 진행되는 간담회 전까지는 말씀드리겠다"라며 "너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에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참여한, 어쩌면 저보다 더 힘들 수 있는 유저 분들이 오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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