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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듀랑고'의 서비스 종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은 계속 되어야 한다

등록일 2020년01월13일 10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얼마 전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가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다. 온라인으로 서비스되던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스토리까지 선보이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듀랑고'가 업계관계자는 물론 유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를 꼽는다면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색다른 게임 플레이 방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서바이벌이라는 장르는 흔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이례적인 시도였고, '햄버거국'이나 '회찜찜' 같은 말도 안되는 음식이나 부족과 함께하는 서바이벌 라이프도 화제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모바일 플랫폼에서 즐기기에는 지나치게 무거운 게임성과 서비스 초반 접속 이슈 등이 발목을 잡았다. 사소한 것 하나에도 유저의 손이 직접 닿아야 했고, 반강제적인 부족 플레이는 부담과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서비스 도중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된 부분도 있었지만, 이미 떠난 유저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무리였던 것 같다.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한계 때문에 타협했던 것들은 부메랑이 되어 '듀랑고'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나 또한 PC 플랫폼으로 나왔어야 한다는 의견에 100% 동의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재미'가 없었던 것이라기 보다는, 모바일로 즐기기에는 지나치게 피곤한 게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과거 '돌직구' 기사에서도 밝혔듯이, 비단 '듀랑고'가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서 비판을 받을 필요는 없다. 충분히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실험적이고 색다른 시도였고, 초기 BM은 '대체 무엇으로 돈을 버는 걸까?'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심심했음에도 매출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MMORPG 일변도인 국내 시장에서 이 정도면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허스키 익스프레스'나 '앨리샤'처럼 유저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게임이라고 자신한다.

 



 

'듀랑고' 이후에도 국내 게임 업계의 '새로운 시도'는 이어질 수 있는가
넥슨이 '듀랑고'의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든 걱정은,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가 단순히 넥슨이 서비스하던 하나의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했다는 것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어쩌면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는 국내 게임사들의 '새로운 시도'의 종말, 그리고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없는 척박한 환경이 계속되는 것 아닐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언제나 도전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은 화두였지만, 정작 새로움으로 무장한 게임이 시장에서 통하지 않고 잊혀지는 분위기가 개인적으로는 정말 안타깝다. 이러한 시도들이 모이고 모여 결과적으로 미래 국내 게임업계 성장의 양분이 될 것임이 분명한 사실인데도 말이다.

 

물론 마냥 도전을 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앞을 가로막는다. 모험적이고,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결과물을 보여줘도 극소수의 게임을 제외하면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일정 수준의 수익이라고 해도 몇몇 매출 순위가 높은 모바일게임에 비하면 개발비나 들인 시간에 비해 훨씬 적은 상황이다. 반면 게임성은 거의 그대로이지만 경쟁심을 자극하는 게임이나 수려한 일러스트로 무장한 수집형 게임들은 어떤 BM을 보여주더라도 살아남아 승승장구 하고있다.

 

새로움으로 무장한 게임들 중에서도 선택 받는 게임은 극소수이기에, 결국 이러한 시도는 인디 게임사나 중소 게임사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중소, 인디 게임사들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이 때문에 기존의 성공 공식 만을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들이 수집형 RPG, 캐주얼 3매치 퍼즐게임, 방치형 게임에 목메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심지어 잘나간다는 장르를 따라해 게임을 출시하더라도 살아남기 어려운 안타까운 현실이다.

 

경쟁심을 자극하는 게임에 지갑을 여는 유저들의 잘못이라고 그들을 탓할 수 없고, 과도한 BM으로 무장하고 수익을 쫓는 게임사들의 잘못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단지 지금 국내 게임시장이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성적'과 '결과'만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됐다는 것이다.

 



 

업계를 선도하는 큰 기업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때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앞서도 언급했듯 현실적으로 중소 게임사, 인디 게임사들이 나서기 어려운 만큼, 이러한 시도들은 현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큰 기업들이 보여줘야 한다. '듀랑고'처럼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과 모바일 MMORPG 장르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한 PC와 콘솔 플랫폼, 새로운 장르의 발굴을 위한 도전도 계속 해야 한다. 기획력을 갖추고, 기술 관련 R&D를 이어가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배틀그라운드'라는 좋은 예도 있지 않은가.

 

어쩌면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는 과거 '허스키 익스프레스'나 '앨리샤', '요구르팅' 등을 비롯해 '이블 팩토리'나 '탱고 파이브: 더 라스트 댄스' 등이 그랬듯이 이미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공통적으로 수익성은 낮고 독특한 게임성으로 무장했던 게임들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 이후 다른 큰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전략과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 같다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특히나 야심 차게 준비하고 도전해도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왜 굳이 돈을 잘 버는 장르나 플랫폼을 마다하고 도전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이상적인 면만을 강조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익을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기업일지라도 단기적인 성과만을 쫓아 업계 전체의 발전을 등한시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른 것이 아닌, 미래의 건강한 게임 업계와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대외 경쟁력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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