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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빌리빌리 '미니어스', '피규어'와 게임의 이색적인 만남

등록일 2021년09월15일 17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상상이 있다. 바로 자신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 살아 움직이는 것. 장난감이 실제로 움직인다는 간단한 소재에서 출발한 미디어는 세상에 많이 등장했다. 이 소재를 활용한 대표적인 작품이 픽사의 '토이 스토리'일 것이다. 주인공 '앤디'와 장난감 '우디'를 비롯한 친구들의 우정 그리고 장난감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이 작품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명작으로 손꼽힌다.

 



 

빌리빌리가 14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미니어스' 또한 이러한 꿈과 상상에서 출발한 게임이다. 그 어느때보다 '키덜트'가 보편화되고 그들의 장난감, 피규어 사랑이 뜨거운 지금, '실제로 피규어가 움직이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구현한 게임인 것이다.

 

직접 플레이 해보니, 나 또한 피규어를 수집하고 있는 입장에서 소재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게임을 플레이 하던 도중 괜히 나의 진열장을 한 번쯤 보게되는, '피규어'라는 소재에 대한 고민이 느껴지는 독특한 매력의 게임이었다.

 





 

이 게임을 플레이 하며 가장 중요하게 눈여겨 본 점은 '피규어'라는 소재를 어떻게 게임과 접목시켰는지 였다. 일반적인 '캐릭터'와 '피규어'는 분명 다르다. 물론 게임 내에서는 전투를 펼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캐릭터'임은 맞지만, '캐릭터'와 '피규어'의 영역이 완전히 교집합은 아니다. '피규어' 쪽이 조금 더 수집욕구를 자극하고 아끼게 된다고 해야 할까.

 

게임 내에서는 피규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또 어떻게 행동하는지 피규어 입장에서 디테일하게 구현되어 있었고 실제로도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엿보였다. 작게는 피규어가 등장하는 게임 속 원작 콘텐츠와 피규어의 이름, 재질, 높이 등의 속성부터 벽면을 꾸미는 일종의 숙소 시스템인 '장식장', 실제 피규어 특유의 재질에서 느껴지는 표현을 그래픽으로 구현한 점 등이 그것이다.

 



 

이중에서도 그래픽의 경우 칭찬을 아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캐릭터 또한 획득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만족감을 주지만, '피규어'라는 설정과 시각적인 요소가 더해져 이러한 수집 자체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편이었다.

 

다소 유치하고 납득 안되는 대화도 종종 보이지만, 피규어들의 입장에서 본 인간 세상과 그들 나름대로의 고민이 녹아든 스토리는 인상적이다. 흔하디 흔한 판타지, 중세, 이세계가 아닌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피규어'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토이 스토리'가 떠오른다.

 








 

또한 캐릭터를 획득했을 때 살짝 튀어오르거나 주인공이 피규어의 베이스를 잡고 대화하는 연출 등 소소하지만 중요한 디테일들을 게임 내에서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동시에 '피규어'이기에 갖게 되는 특징들을 잘 녹여냈고, 실제 피규어를 수집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디테일한 요소들이 인상적이다.

 



 

게임은 부담 없는 방치형 시스템과 스테이지 클리어 및 레이드 등의 기본적인 수집형 RPG의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홈 화면에서는 피규어들이 바깥 세상을 모험하며 각종 자원을 모으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독특하다는 느낌을 준다.

 

성장 시스템 또한 크게 모나지 않고 비슷한 시스템을 채용했는데, 이중에 눈에 띄는 것은 피규어들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소모된 자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초기화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헬렌' 등 일부 뛰어난 피규어들이 파티의 중심이 되므로 이 기능을 쓸 일은 거의 없겠지만, 이용자 배려 측면에서 인상적이었다.

 



 

전투 시스템은 얼핏 보기에는 단순하면서도 머리를 써야하는 구석이 있다. 타일 기반으로 전투가 벌어지는데, 상성(이 게임에서는 피규어 제조사다)과 조합을 고려해 5개의 피규어를 배치하게 된다. 여타 게임들이 그렇듯이 각 피규어들이 보유한 스킬들은 저마다 특징이 다양해 조합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나 자신의 '뇌지컬'과 피규어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일종의 도전 콘텐츠인 '성지순례'에서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3D 기반의 컷씬을 활용하면서 종종 보이는 팝인 현상이나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는 UI 구성 등이 그것이다. 더불어 앞서 이야기한 스토리 또한 천편일률적인 '천족과 마족이...'라는 뻔한 전개가 아니기 때문에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흥미로운 소재에 비해 대화 지문이나 연출 그리고 전개 과정에서의 약한 힘 등이 상당히 아쉽게 느껴진다.

 



 

의외의 한국어 더빙은 흥미를 끌기는 하지만 스토리 풀 더빙은 아니다. 한국어 더빙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면 일본어 더빙도 준비되어 있다. 김하루, 윤아영, 강시현, 이다은 등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성우진이 기용되었고, 일본어 더빙에도 호리에 유이, 타카하시 리에, 카야노 아이 등 성우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들어봤을 법한 인기 성우들이 목소리를 연기해 한국어, 일본어 성우진 모두 상당히 화려한 편이다.

 








 

메인 화면에 비치한 피규어들의 댄스 실력을 감상하거나, 탑재된 AR 기능으로 현실 속에 있는 것처럼 연출하거나, 터치 상호작용으로 피규어들을 괴롭히는(?) 등 기존 서브컬쳐 수집형 RPG에 흔히 존재하고 있는 시스템들도 준수하게 구현되어 있다. AR의 경우 기존 게임들에서도 볼 수 있었고 또 자주 이용할 기능은 아니지만 캐릭터들이 '피규어'임을 감안하고 본다면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전체적으로 게임의 면면은 서브컬쳐 게임을 즐겨하는 유저들, 그중에서도 특히나 실제 피규어를 수집해 본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구석이 많다. 그동안 서비스됐던 중국발 수집형 RPG와 크게 게임성 측면에서 독특하다 할만한 점은 없지만, '피규어'라는 소재를 게임에 녹여내기 위한 고민과 흔적들 그리고 그 해답이 인상적인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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