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그리프가 개발하고 요스타가 국내에 퍼블리싱 중인 모바일 게임 '명일방주'가 출시 초반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주류 장르인 디펜스 게임으로 국내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비결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6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명일방주'가 호평 속에 순항 중이다. '명일방주'는 출시 첫날 양대 앱 마켓에서 인기순위 상위권에 진입한 것은 물론, 21일 기준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에서도 10위권의 성적으로 차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중국 최고 흥행작의 명성을 입증했다.
특히 이 같은 성과는 국내에서 비주류 장르로 취급되는 디펜스 게임으로 이뤄낸 성과인 만큼, '명일방주'의 흥행 비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해 만들어낸 고 퀄리티의 일러스트나 감각적인 UI가 게임의 매력이지만, 그 못지 않게 타 게임과 차별화되는 '명일방주' 만의 독특한 시스템들이 게임의 진짜 흥행비결이다.
'박사'가 되어 로도스 아일랜드를 열심히 이끌고 있는 기자가 '명일방주' 만의 특별한 매력 두가지를 꼽아보았다.
무의미한 스테이지는 그만, 학습과 응용 유도하는 구성
PC나 콘솔 게임에 비해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 모바일 게임의 장점이지만,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긴 플레이 타임에 맞는 콘텐츠 분량을 준비하는 것이 고민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다수의 모바일 게임이 선택하는 것은 스테이지의 수를 늘려 의도적으로 콘텐츠 소모 속도를 조절하는 것. 하나의 챕터에 적게는 10개, 많게는 20개 정도의 스테이지를 늘어놓고 최종 스테이지까지 진입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의 모습이다.
문제는 스테이지의 수가 늘어날수록 유저들의 플레이 경험은 줄어든다는 것. 20개 분량의 스테이지마다 눈에 띄는 차별화 요소를 넣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에서는 보스 스테이지로 가기 위한 반복 작업으로 스테이지를 구성한다. 이에 스테이지의 수는 많지만 정작 유저들이 느끼는 경험은 단조롭고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명일방주' 역시 많은 모바일 게임처럼 하나의 챕터 안에 여러 개의 스테이지를 넣었지만 이 과정에서 학습과 응용을 통해 유저들의 플레이 경험을 극대화했다. 0~1 챕터까지는 단순한 조작 방식이나 기본적인 시스템을 알려주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되는 2 챕터부터는 생각보다 어려운 난이도가 플레이어를 맞이한다. 다만 무작정 어렵다기보다는 기본 개념에서 실전 응용, 그리고 심화 과정으로 이어지는 학습 구조를 충실히 따르기 때문에 집중해서 게임을 즐긴다면 큰 무리는 없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장벽이라 생각하는 '2-3' 스테이지의 구성이 대표적인 사례. '2-3' 스테이지는 장애물을 이용해 적의 공격로를 차단하고 적들을 분산시키거나 구석에 몰아넣어야 한다. 특히 장애물을 의도적으로 배치했다가 해제하는 전략을 통해 적의 이동 경로를 두배 가까이 늘리는 것이 핵심인데, 이는 앞서 1챕터의 튜토리얼 스테이지에서 단편적인 정보로 알려주는 사실. 또한 '2-3' 이전 스테이지에서도 장애물을 활용해 공격로를 차단하는 전략을 복습할 수 있도록 해 플레이어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하도록 했다.
이처럼 학습과 응용이 반복되기 때문에 어려운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의 플레이어가 느끼는 성취감이 상당하다는 것이 '명일방주'의 가장 큰 매력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에서 난이도는 전투력을 비롯해 캐릭터의 육성 정도와 직결되는 반면, 전략을 통해 스테이지를 극복해나가는 '명일방주' 만의 독특한 초반 플레이 과정이 게임의 흥행 비결로 분석할 수 있다.
쉬운 입수 및 육성 난이도, 낮은 등급의 캐릭터도 활약 가능
가혹하지 않은 BM 역시 유저들로 하여금 흔쾌히 게임에 돈을 투자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명일방주'는 다른 모바일 게임과 마찬가지로 확률에 따라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여기에 확률형 상품을 중심으로 한 '가챠' 게임에 게임 내 자원으로도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코레류' 게임의 성격이 결합된 것이 '명일방주' 만의 독특한 BM 체계.
'명일방주'에서는 '헤드헌팅'이라 부르는 확률형 상품을 통해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처럼 높은 등급의 캐릭터 혼자서 활약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다. 등급이 높을수록 능력도 강력해지지만 이에 따라 게임 내에서 해당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는 소위 '코스트' 역시 높아지기 때문. 특히 여러 공격로를 동시에 막는 디펜스 게임 특성상 강한 캐릭터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특히 캐릭터의 능력을 대폭 향상할 수 있는 '정예화'에 필요한 비용이 등급이 높아질수록 커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낮은 등급의 캐릭터들을 애용하게 된다. 3성 등급의 캐릭터 '멜란사'는 획득 및 육성의 난이도가 쉽지만 성능 역시 높은 등급의 캐릭터에 밀리지 않아 초반 플레이 단계에서 무과금 또는 소과금 유저들의 좋은 친구가 된다. 이 밖에도 등급은 낮지만 능력이 독특해 반드시 사용되는 4성 등급의 '쇼' 등 등급이 낮다고 버려지는 캐릭터가 없어 확률형 상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여기에 한국 서버를 기준으로 한정 상품이 없다는 점도 큰 매력. 중국 서버에서는 최근 첫 한정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게임 내의 모든 캐릭터들은 언제라도 입수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특히 신규 캐릭터의 성능이 과도하게 책정되거나 기존의 캐릭터의 상위 호환 격으로 등장하는 일이 없어 공을 들여 얻은 캐릭터의 성능이 장기간 보장된다는 점도 무과금 혹은 소과금 유저들에게는 반가운 소식.
획득한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 역시 크게 어렵지 않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필수적인 요소처럼 여겨지는 '장비'는 없으며, 스테이지를 통해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정예화' 재료들만 있다면 한번 캐릭터를 획득하는 것만으로도 최대치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 동일한 캐릭터를 획득할 경우 주어지는 재료를 통해 '잠재능력'을 발현할 수 있지만 게임 내에서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에 과금 액수에 따라 유저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이는 최근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확률형 상품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캐릭터의 입수 및 육성 난이도가 낮은 '명일방주'가 각광을 받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많은 금액을 투자해 높은 등급의 캐릭터들로 조합을 갖추더라도 스테이지에 맞는 전략이 없다면 고전할 수 있으며, 반대로 게임 이해도가 높다면 낮은 등급의 캐릭터로도 무리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 '명일방주'가 많은 이용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다.
긴 업데이트 주기, 콘텐츠 부족 문제 극복해야 장기 흥행 가능
이처럼 잘 만들어진 스테이지들을 통해 플레이어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확률형 상품에 대한 플레이어의 부담을 낮춘 것이 '명일방주'의 매력이지만, 장기 흥행에 접어들기위해서는 극복해야할 문제들도 있다.
특히 콘텐츠 부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학습과 응용의 과정을 거치는 초반 플레이 경험은 타 모바일 게임과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지만 어느정도 게임에 익숙해지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게임 내에 즐길 거리가 부족해진다. 더군다나 스테이지에 입장하는데 필요한 행동력에 비해 자연회복되는 속도가 느려 하루에 30분 정도만 게임을 즐길 수밖에 없을 정도.
더욱이 국내에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 버전에서는 길게는 3개월 정도까지도 신규 콘텐츠가 업데이트되지 않아 콘텐츠 부족에 대한 아쉬운 평가가 많았다. 다만 국내에서는 중국 서버에서 비축한 업데이트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보다 빠른 업데이트 속도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타 국가에 비해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빠른 편인 국내에서 '명일방주'가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는 업데이트 일정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소녀전선'을 필두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애니메이션 풍 그래픽을 사용하는 소위 '2차원 게임'의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최근에는 주목할 만한 2차원 신작이 나오지 않아 게이머들의 갈증도 크던 상황. 이 가운데, 후발주자로서 2차원 게임 경쟁에 뛰어든 '명일방주'가 출시 초반의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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