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중숨'에서 벗어날 한 방이 필요하다... 미호요 대작 '원신' 체험기

등록일 2020년04월13일 10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2020년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미호요의 오픈월드 액션 RPG ‘원신’의 비공개테스트가 마무리됐다.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 이번 테스트에서 유저들은 ‘여행자’가 되어 잃어버린 가족을 찾고 티바트 대륙의 비밀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즐길 수 있으며 ‘몬드’, ‘리월’이 공개되며 게임의 초/중반부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게임포커스는 원신의 비공개테스트를 즐기며 느낀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분석해보았다. 

 

크로스 플레이의 진화된 모습 보여줄까. 인상적인 초반부
자신이 게임을 좀 열심히 즐겼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라면 원신의 첫 인상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임이 있을 것이다. 바로 닌텐도 최고의 RPG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 –야생의 숨결-(이하 야숨)’. 게임이 가지는 분위기, 게임의 조작 방식들이 상당히 유사하고 실제로 게임을 즐기면서 야숨이 가지는 문법을 상당부분 가져온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의 첫 인상만을 보고 일각에서는 짝퉁의 의미를 담은 ‘중국의 숨결’ 소위 ‘중숨’이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서 원신이 가지는 콘텐츠의 장점은 절대로 평가 절하될 정도는 아니다. 테스트 단계라 완벽하진 않지만 분명 야숨에서 느끼지 못한 콘텐츠의 재미를 원신에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앞서 말했듯 야숨의 장점을 상당부분 가져온 원신의 게임성은 분명 야숨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벗겨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야숨을 해봤으니 이 게임은 거기서 거기겠지”라는 평가를 내려서는 안되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만악의 근원을 낚으면서 모든 여행이 시작된다

 

게임의 시작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으로부터 전투를 펼치는 쌍둥이 중 한명을 선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면 다른 한쪽이 적에게 납치되며 잃어버린 쌍둥이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중 ‘페이몬(만악의 근원이다)’을 우연히 낚시로 낚게 되면서 펼쳐지는 여행기를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페이몬과 함께 마을과 마을, 대륙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메인 퀘스트, 육성에 필요한 다양한 재료를 모으거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서브퀘스트, 캐릭터의 호감도를 바탕으로 더 강력하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캐릭터 퀘스트, 맵에 존재하는 다양한 비밀을 풀어서 보상을 얻는 모험 퀘스트와 모바일게임에서 볼 수 있는 반복 퀘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을 진행시키기 위해 반드시 진행해야 되는 메인 퀘스트를 제외한다면 그 외의 퀘스트는 전부 유저가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도전 유/무를 결정할 수 있다. 

 

전투 방식의 다양성도 존재한다

 

게임에서 유저들의 행동에 강제적으로 간섭하지 않는 만큼 상당한 자유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등한시한 채 모험을 즐겨볼 수 있으며 전투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만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오버레벨 몬스터 역시 충분히 사냥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어느 정도 한계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기자 역시 시나리오 대신 모험을 선택했고 10레벨 당시 20레벨의 필드 정예 몬스터를 잡고 20레벨 구간에서 30레벨 정예 몬스터를 사냥하는 등 조금만 노력한다면 성취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젝트들은 내가 ‘모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수수께기를 풀며 등반하다 보면 게임 내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도 갈 수 있다

 

게임의 핵심 전투 시스템을 보여준 중반부, 조금 더 많은 다양성이 필요하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 시스템은 최근에 등장한 다양한 RPG중 원소 속성을 활용한 전투 시스템의 정석을 따른다. 불을 붙이면 타고, 전기를 쓰면 감전되는 가장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을 이용한 전투는 야숨에서 보여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서로 다른 원소를 조합해 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부분이나 4개의 캐릭터를 이용한 조합 플레이는 원신의 플레이가 단순히 야숨의 시스템을 차용한 선에서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낮은 레벨로 높은 레벨 몬스터에 도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화속성 마법으로 불을 붙인 후 전기 속성 마법을 사용하면 과부화가 걸리며 불이 붙은 대상이 폭발 대미지를 입게 되며 물속성 마법으로 젖음 효과를 유발한 뒤 빙속성 마법을 사용하면 동결, 전기 속성 마법을 사용하면 감전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조합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필드 보스의 전투는 상당히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플레이는 맵에 있는 오브젝트 역시 그대로 반영되며 적을 물가로 유인하거나 불이 붙는 곳으로 유인해 몹을 한결 쉽게 사냥할 수 있다. 초/중반렙이라고 할 수 있는 30레벨 후반까지는 이러한 플레이가 크게 강제되지 않지만 이 구간을 넘어서는 레벨에서부터는 이러한 플레이가 필수가 되며 원소 시너지를 이용한 추가타 공격으로 던전이나 몬스터 사냥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원거리 캐릭터는 기본적인 위력은 약하지만 다수를 상대로 하기에 좋으며 근거리 캐릭터는 다수를 상대로 효과적이지 않지만 소수를 상대로 폭발적인 대미지를 줄 수 있도록 설계돼 몬스터의 개체수나 속성에 따라 전략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속성 플레이가 반드시 필요로 한 던전도 있다

 

이처럼 전략적인 플레이를 강조했지만 모바일 플랫폼을 고려해 전투 액션의 자체가 다양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 특히 원거리 캐릭터의 경우 조준사격을 가지고 있는 일부 캐릭터는 모바일에서 즐기기에 굉장히 불편하기도 했는데 모바일 뿐만 아니라 콘솔, 닌텐도 스위치까지의 다양성을 고려하기 위해 전투의 액션을 줄인 것은 십분 이해가 가지만 캐릭터마다 가지는 액션이 대동소이 하다는 부분은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40레벨이 넘어가면 게임 플레이는 다양성 보다 효율성을 중시하게 된다

 

전투 시스템 외에도 콘텐츠의 다양성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초반에 보여주는 원신의 콘텐츠의 다양성은 분명 장점이고 이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가장 큰 동기부여를 한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지만 40레벨을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기존의 콘텐츠를 답습한 반복 콘텐츠로만 성장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조금은 답답하고 지루하다는 인상을 줬다. 일종의 공식을 대입해 콘텐츠를 부풀린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다음 테스트에서는 이러한 느낌을 지울 수 있는 보다 다채로운 콘텐츠 개선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캐릭터 뽑기 창을 봐야 이 게임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끝으로 이번 테스트에서는 네트워크 플레이의 방향성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가 없었는데 서로 간의 콘텐츠를 간섭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필드 몬스터를 협력해 잡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방향성이 필요로 해 보였다. 

 

'중숨'에서 보여진 가능성, 세간의 평가를 뒤집을 큰 한 방이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 했듯 원신은 야숨을 했던 유저들에게는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원신을 처음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기대작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 게임이다. 

 

맵의 오브젝트들이 다양하게 배치되어 있지만 상호작용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평가 속에서도 제법 광활한 오픈 필드 내에서 보여준 탐험, 수집, 모험의 요소의 3박자는 게임을 즐기는 모든 유저들이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정도로 뼈대는 잡힌 모습을 보여줬다. 지나가면서 우연히 클릭하게 된 NPC나 아이템으로부터 시작되는 퀘스트나 마치 개발자들이 의도적으로 설계한 것 같은 지형지물의 모습, 또 아무런 도움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그것을 클리어 했을 때의 성취감은 소소하면서도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물론 지금 테스트 버전으로만 원신의 성공 가능성을 이야기 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지금까지의 모습은 아무리 포장해도 기존에 잘 만들어진 타사 RPG의 시스템을 베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모바일과 PC를 중심으로 하지만 PS4, NS 등 가장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원신’, 500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이 게임의 다음 테스트에서는 이 게임의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보다 분명하게 드러낼 힘 있는 콘텐츠 한 방이 필요로 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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